퇴사가 적성에 맞습니다만, (1)

왓츠 더 프라블럼.

by 단발머리 반가르마

목이 간질간질하고 몸이 뜨끈뜨끈 한 것 같은 밤

'감기 같은데?
내일 병원 갔다가 출근한다고 해야 하나?
출근해서 병원 갔다가 온다고 해야 하나..?'

침대에 누워 회사 주변 후기 좋은 병원도 찾아두었다가도


(다음날)
'음... 괜찮은가? 좀 나은 것 같기도?'

신기하게도 막상 오늘이 되면,
말 꺼내기도 불편하고 안 가도 될 것 같은데 싶은, 이런 익숙한 패턴.


퇴사도 그렇지 않을까.

"와~ 진짜!! 이건 아니지 않아?"
만나는 사람마다 욕을 뿌리고 다니다가도,

다 좋아서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직장생활에 이 정도 스트레스는 다들 있으니까.

"그만두겠습니다." 말하는 나를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거나
그 말의 무게와 불편한 공기 때문인지 어제의 마음은 가벼운 응석이 되어버리고 만다.


나의 퇴사 결정은 덤덤했다.

내가 무너져 내릴 만큼 압박해 오던
철저히 증오스러운 상사에 대한 분노도,
매번 허락을 받고 쓴 연차에도 일정 안 밀리게 신경 쓰라는 덧붙임 말의 더러운 기분도,
그림판 같은 디스크립트 하나 없는 기획서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