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사대주의

니글니글

by 단발머리 반가르마

내가 좋아하는 빵들을 한두 장씩 팔아서

참 좋았다.

좋은데

매일 장을 봐야 한다.


여행으로 왔을 때에는

마트나 편의점에 조리 코너가

유난히 크다고 생각했는데,

빈도가 잦으니 잘 팔리는구나 싶다.

한국에선 냄새에 이끌려 산 마트 치킨이

냄새만 맛있는 경험이 많아

잘 사 먹지 않았는데,

여기선 원래 맛을 잘 모르니

먹을 만하면.


일본도 가을엔

감이 제철인가 보다.

나는 과일을 좋아하는데,

우리나라 감보단 깊은 맛은 없지만

달달하니 맛있다.


이번엔 사과를 사봤다.

방 입구 소쿠리에 풀어두었는데

은은한 사과향이

왔다 갔다 할 때마다

먹을까 말까

고민하게 만든다.


오늘 아침엔

공용 주방에서

몇 호인지 모를 아저씨가 오븐을 쓰는 걸

뒤에서 힐끔힐끔 보다

내 빵도 데워먹었다.


오븐 사용법을

파파고로 찾아볼 수도 있지만

모든 생활을 번역해야 한다니,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버튼 위치 비슷할 거고

사용법 비슷할 테니

그냥 해봤다.

열 없이 넣었다 뺀 빵을

그냥 먹었다.


어제는 칼디에서

순두부찌개 소스와 멸치 다시다를 샀다.

일본 음식이 다 느끼해졌다.

피자가 이렇게 개운한 맛이었나.

일본 요리는

한 가지 맛에

집요하게 집중하는 맛들이 많은데

아마 일본사람들은

태어났을 때의 '애기 혀'를

성인까지 그대로 가져온 것만 같다.


나중에

집으로 돌아갈 때는

일본 음식에 길들여져 버려서

현지 맛이 아니다, 못 먹겠다 싶은 혀가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요리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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