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사
한 번은 배를 타고 후쿠오카를 갔다.
일을 마치고 부리나케 택시를 타고
선착장에 둥둥 떠서
갓 포장한
봉지에 습기 가득한 옛날 통닭과 캔맥주에
창 밖을 바라보며
내려서 뭐 할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기름냄새 퐁퐁 풍기며 여행이 시작되는
그 나름의
낭만이.
가서
우동이라도 한 그릇 더 먹으려
2층 침대가 있는 다인실을 예약했다.
같은 구역의
친구 세 분이서 여행 온 듯 보이는,
찍찍이 샌들을 신은 아저씨가
말을 걸더라고.
"배 타고는 처음이에요?
후쿠오카 가봤어요?"
옆에 있던 일행은
자랑스러운 듯
"도선사 알아요?"
"(아저씨를 가리키며 속삭이듯) 도선사! 도선사!"
"아니요, 그게 뭐예요?"
뱃멀미 약을 먹고 누워서 찾아보니
대단한 분이시네.
변호사, 의사, 세무사...
내가 아는 것들은 나를
주눅 들게 만들 텐데
전혀 모르니까
모르는 단어 물어봐서 창피한 정도?
알아야 부럽지.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그렇게 해?
몰랐으면 더
행복했을지도.
등허리로 파도가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