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질 조각가

베트남 여행

by 단발머리 반가르마

주방을 나오다가

맨발로 슬리퍼를 신고 들어오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았다.


슬리퍼의 뒷굽은

앞쪽보다 다소 낮았고,

슬리퍼를 넘어선 뒤꿈치는


흡사 가족끼리 간 베트남 여행을

떠올리게 했다.


베트남이

손관리를 싸게 잘한다고 해서

샵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앞 전 손님이


여자친구는 가고 싶지만

남자친구는 그동안 뭐 하나 싶어

망설이던


이를 알아챈

착한 남자친구는

난 괜찮아.

난 발관리받으면 되지.

하고 따라나선

,


문을 열었을 때

톱에 갈려 흩날리는 각질 가루들이


아주 조용히.

그리고 소복이.

공간을 채웠던.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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