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검도장에서 만나.

체력과 마음, 정신이 건강한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by 어쩌다현모양처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검도 대회에 다녀왔다. 큰아이, 작은아이, 그리고 나. 아이들은 이미 몇 차례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지만, 나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첫 검도 대회라니. 도전 앞에서 설레면서도 긴장되고,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검도를 배우고 있다. 아이들이 오래도록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 있었으면 했다. 엄마와 함께한다면 공통의 이야깃거리가 생기고, 중간에 힘든 순간이 와도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내 체력도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자주 느꼈기에, 나에게도 운동은 꼭 필요했다.

오전마다 하던 필라테스를 그만두고, 아이들과 함께 검도를 시작했다. 검도는 배우면 배울수록 매력적인 운동이다. 명상, 호흡, 평정심, 기본기, 체력,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까지 모두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규칙 속에서 마음껏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마음속 울분이나 속상함이 쌓였을 때, 검도장은 나에게 또 하나의 해방구가 되어주었다.

우리는 왜 화가 나면 방문을 쾅 닫고, 소리를 지르고 싶어 질까. 물건을 던지거나 발로 차는 이유는 결국 감정의 배출구가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에 나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사랑하니까.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라니까.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건 결국, 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엔 아이들을 태권도장에 보냈지만 잘 맞지 않았다. 가기 싫다는 아이를 억지로 보낼 수는 없었다. 그렇게 찾은 것이 검도였다. 반복되는 기본 동작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점이 좋았다. 인생도 결국은 기본기가 탄탄한 사람이 잘 해내는 것이었으니까. 나는 알고 있지만, 아이들이 아직 모르는 것들. 그걸 아이들에게 하나씩 알려주는 것이 내 몫이라 생각했다. 어릴 적 할아버지께서 내게 반복해서 강조하시던 것들처럼, 나는 검도를 통해 아이들에게 삶의 기본기를 전하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엄마는 1점만 따는 게 목표야. 실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볼 거야."
아이들은 응원해 줬다.

"엄마 파이팅!"

"유준이도, 서준이도 파이팅! 기합 크게 넣고, 우리가 배운 대로, 긴장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보자. 죽도를 휘두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그때 작은아이가 조용히 말했다.

"근데 엄마, 나 대회 나가기 싫어."
"왜 그런 생각이 들었어?"

"너무 긴장돼서 싫어."

나는 말했다.

"서준아, 우리는 그 긴장감을 연습하고 있는 거야.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긴장되는 순간은 많아. 지금 그걸 이겨내는 법, 다루는 법을 배우는 거야. 이기겠다는 마음보다, 배운 걸 시도해 본다는 마음으로 해보자."

그리고 우리는 서로에게 "파이팅!"을 외쳤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 긴장돼서 대회에 나가기 싫다던 작은아이는 우승을 했고, 연장전을 거듭한 큰아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나는… 놀랍게도 3등 메달을 받았다. 그동안 열심히 운동한 나 자신이 대견했고, 또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절대 오지 않았을 오늘. 이 순간을 기억하며, 나는 또 한 편의 이야기를 남긴다.

혹시 주저하는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움직이길, 넘어진 누군가가 다시 일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를 바라며.





오늘의 참견


세상에는 나에게 맞는 운동이 하나쯤은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 무엇이든 시도해 보면 좋겠다.


내가 검도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남편은 코웃음을 쳤다. 그래도 나는 꿋꿋하게 운동했고, 대회에 나간다고 하자 남편은 되물었다.

"네가? 엄청 맞고 오겠네."

대회가 끝난 뒤, 그는 나에게 물었다.

"얼마나 맞았어?, 많이 맞았지?"

나는 대답했다.

"3등 했어. 20대가 많았는데, 내가 3등 했어."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체력은 떨어졌을지 몰라도, 나는 그들보다 평정심을 더 잘 유지했고, 주저하지 않았다. 나이가 든다는 건 아쉬움도 있지만, 그만큼 새로운 능력도 분명히 주어진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나이 드는 것이 두렵지 않다. 나는 매일 괜찮은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를 더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