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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희 Jul 05. 2018

10-1. 폐목재로 집 만들기

목공소에서

오 년전이었나 보다. 목공소에서 목공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 오단 짜리 작은 서랍장을 하나 만들게 되었는데, 목공일을 하다가 문득문득 목공소 한쪽 구석지에 쌓여있는 폐목제에 자꾸 눈이 가는 것이었다.


"저 자투리 나무들은 다 버리는 거겠지? 저것들을 가져다가 뭐 할 게 없을까? 저 나무토막들로 뭐 좀 만들어보면 참 재미있을 텐데."

 

평소에도 이것저것 주어다가 쌓아놓는 성격이지만 저 폐목재마저 갖다가 집안에 쌓아 놓을 용기는 차마 없었던 것 같다. 게다가 목공소 사장님이 폐목재를 재활용하시는지, 폐기물로 버리시는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잘 모르는 데다 저거 좀 달라는 소리를 할 만큼 붙임성 있는 성격도 아닌지라 혼자 생각만 하고 말았다.


프라하에서 만난 카프카의 집

체코 프라하 성에 가면, 성 뒤쪽으로 '황금 소로'라는 작은 거리가 있다. 중세 때 연금술사들이 실제로 살았던 거리라고 하는데, 프란츠 카프카가 그중 한 채의 집에서 살면서 작품을 썼다고 해서 더 유명해진 곳이다. 현재 카프카의 작업실은 기념품 가게인데, 그곳에서 아주 작은 미니어처로 된 황금 소로 기념품을 만다.

플라스틱으로 된 아주 작은 자석. 8-9cm 정도의 작은 크기이다. 

이 기념품들은 황금 소로의 집 모양을 그대로 본뜬 작은 건물들인데, 마음에 드는 집을 골라 새롭게 세팅할 수 있다. 나는 황금 소로 건물 중 네 개를 세팅해 놓은 것을 골랐다. 이 자석을 보면서, 목공소의 폐목재로 이런 미니어처(라기에는 다소 크기는 하지만) 건축물들을 만들어보면 참 재미있겠다 생각하게 되었다.


폐목재로 집 만들기

올해 양말목 직조 틀을 주문하면서 목공소에서 봤던 폐목재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일반학교 같으면 한 학년 10여 학급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꽤 많은 양의 목재가 필요하겠지만 우리 학교처럼 학급이 적은 경우에는 나무의 양이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으니 목공소에 폐목재를 부탁드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목공소 사장님께서 마대자루로 한 가득 폐목재를 담아주셔서 드디어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준비물과 제작과정
요술 톱, 샌드페이퍼(사포), 목공용 본드, 장갑, 아크릴 물감, 붓, 접시(아크릴 물감을 닦을 때 팔레트보다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가 더 편리하다.), 기타 필기도구

직소기(나무 모양이나 크기를 변형할 때 사용하기 위해 요술 톱을 준비했으나 사이즈가 너무 큰 나무를 자르거나 단단한 나무를 자를 때는 직소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단, 직소기는 위험하므로 학생들에게 맡겨두면 절대 안 되고, 교사가 직접 잘라주어야 한다.)

* 제작과정

1. 나무 고르기(나무토막을 보면서 완성된 모양을 미리 상상해본다. 나무를 자르는 등 모양을 많이 변형하는 것보다 현재의 형태에서 상상하도록 지도한다. 이 수업은 업사이클링 수업이다.)

2.  디자인하기(필요한 경우 일부를 자르거나 나무토막을 붙인다. 모양이 결정되면 연필로 창문, 출입구, 지붕 등 구체적으로 스케치한다.)

3. 색칠하기(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채색한다. 아크릴 물감은 일단 마르면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옷에 묻지 않게 주의한다. 수채화 물감처럼 물을 섞어서 사용한다.)

4. 만든 건축물을 모아 작은 거리를 만든다.   

요술 톱은 작은 나무를 자르거나 원하는 모양의 목재가 없을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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