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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희 Dec 19. 2020

이 영화, 이 그림 1 에놀라 홈즈(넷플릭스)

19세기의 눈부신 햇살, 모네의 <파라솔의 여인>과 <에놀라 홈즈>

모든 영화가 그렇지는 않으나 문득 그림 한 점이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그런 영화와 그런 그림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그림은 지극히 주관적으로 선택했음을 밝힙니다.  왜 하필 그 영화에 그 그림이냐고 물어보셔도 대답하기 힘드네요. 어쩌면 나의 무의식 깊숙한 곳에서 끌어올려진 자극이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조심하기는 했지만 글 중간에 스포 있을 수 있습니다. 걱정되시는 분들은 패스해주세요.

지난밤, 넷플릭스를 켰더니 <에놀라 홈즈>가 튀어나왔다. 심심했던지라 무심코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넷플렉스 가입할 때 좋아하는 장르에 미스터리, 추리물을 체크해뒀더니 아마도 인공지능이  던져줬겠지. 120분의 러닝 타임. 영화를 다 보고서야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독점 개봉한 영화란 것을 알았다. 그리고, '독점 개봉'이란 표현이 무색하게 네티즌들로부터 형편없는 7점대의 평점을 받았다는 것도. 음.... 7점....     

다음 영화는 <에놀라 홈즈>를 범죄, 미스터리, 드라마로 분류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이 영화는 에놀라 홈즈라는 소녀의 모험기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에놀라 홈즈의 엄마인 유도리아의 실종, 튜크스베리 자작과 관련된 의문의 추적자 등 미스터리의 요소가 있기는 하나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경쾌하고 발랄하다. 또, 화면은 마치 19세기 인상파 그림에서 빠져나온 듯 밝고 아름다우며, 보통의 범죄, 미스터리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심각함이나 잔인함은 찾기 어렵다. 오히려 주인공은 절대 다치지 않고 살아서 승리할 것이라는 소년 소녀 성장 영화의 문법 안에서(혹은 디즈니 영화의 문법 안에서) 안전하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다.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와 <에놀라 홈즈>

이 영화는 2006년 낸시 스프링거의 탐정 소설 시리즈 The Enola Holmes Mysteries (사라진 후작)이 원작이다. 낸시 스프링거는 셜록 홈즈에게 여동생이 있다는 가정 하에, 그녀가 오빠인 홈즈처럼 탐정이 되어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의 소설 시리즈 6편을 썼고, 사라진 후작은 그 첫 번째 소설이다. (낸시 스프링거의 시리즈는 총 6편. 집시여 안녕, 비밀의 크리놀린, 별난 분홍색 부채, 기묘한 꽃다발, 왼손잡이 숙녀, 사라진 후작. )


이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성격을 그대로 옮겨왔다. 셜록 홈즈(에놀라의 둘째 오빠)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냉철함을 지니고 있고, 작은 단서로 범인을 추리하는 명석함을 가졌다. 셜록의 형인 마이크로프트(에놀라의 큰 오빠)는 지극히 평범한 런던의 소시민으로 묘사된다. (그는 평범한 소시민이 자신의 가치관을 타인에게 고집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레드스트레이트 경감은 경찰인데도 불구하고 다소 감각이 떨어지는 편으로, 늘 셜록보다 한 발 늦게 사건 현장에 도착하여 셜록의 추리 결과를 마무리(뒷수습)하는 설정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는 늘 셜록이 사건을 설명해주고 나서야 사건을 이해한다. (영화에서는 현상금에 눈이 멀어 마이크로프트의 의도대로 움직이니, 도덕성은 원작보다 더 떨어지는 듯.)


코난 도일이 1900년대에 활동했으니 홈즈 일가도 당연히 이 시간대의 사람이다. 영화의 중요한 시대 배경으로 설정된 영국의 여성 참정권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도 이 시기에 실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다. 영화에서 에놀라가 1884년에 태어나 만 16세가 되었으니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00년이다.

두 개의 미스터리

영화의 주인공 에놀라 홈즈는 엄마 유도리아와 단 둘이 살고 있다. 그녀의 두 오빠 셜록과 마이크로프트는 아주 오래전 도시로 떠나 만난 지 오래다.(영화에서는 홈즈가 '그녀를 이미 한 번 버렸다'는 묘사가 나온다.)


에놀라 홈즈의 엄마인 유도리아는 당시 영국 여성으로서는 매우 진보적인 여성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녀는 코르셋을 거부했다. 그녀는 에놀라에게 바이올린, 수예를 가르치거나 가정교사를 들이는 대신 많은 양의 독서나 과학을 공부하고,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암호를 푼다. 또 펜싱, 권투, 테니스 등 스포츠를 가르켰으며 스스로 몸을 지킬 수 있게 호신술(주짓수)도 가르킨다. 특히 그녀는 에놀라에게 당시 영국의 보통의 여성이 걷는 길, 남성에게 의지하여 신부수업과 결혼으로 이어지는 길을 걸을 것인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자신의 길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인물이다. 에놀라의 이름을 거꾸로 하면 ALONE. 홀로란 뜻이다. 즉, 타인에게 의존하기 않고 홀로 서라는 의미의 이름이다.


영원히 에놀라와 함께 할 것 같던 엄마 유도리아는 에놀라 홈즈가 16세가 되는 해 홀연히 사라진다. 왜?

<에놀라 홈즈>의 한 장면. 출처 공식 홈페이지

연락을 받고 오랜만에 고향으로 온 두 오빠 중 셜록은 에놀라의 삶에 개입하지 않고 비교적 냉정한 태도로 지켜본다. 그리고, 그녀가 가지고 있는 독립심, 결단력, 영민함을 발견한다. 큰오빠인 마이크로프트는 평범한 영국의 중산층 신사이다. 그는 19세기 평범한 영국의 중산층 남성이 그렇듯 여성의 행복은 결혼을 통해 얻어진다고 믿고 그녀를 신부수업을 위한 기숙학교로 보내려고 한다. 기숙학교 입학의 위기에 몰린 에놀라는 엄마가 남긴 단서를 풀고, 유도리아의 가르침대로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엄마를 찾아 런던으로 떠난다. 그녀의 가출 자금은 아이러니하게도 유도리아가 갖은 이유로 얻어낸 마이크로프트의 후원금.


에놀라는 런던으로 가는 길에 한 소년을 만난다. 그는 튜크스베리 자작으로, 에놀라 또래의 어린 나이지만 여성의 참정권을 결정지을 권한을 가진 중요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는 자신을 해외 전쟁터로 보내려는 가족을 떠나 막 가출한 참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그의 생명을 위협하며 추격해온다. 에놀라는 가출한 엄마를 찾으면서 다소 현실감이 부족한 귀족인 튜크스베리 자작의 가출을 돕게 된다. 그러니까, 영화는 유도리아의 가출 미스터리와 튜크스베리 자작과 관련된 미스터리의 두 축으로 되어있고, 이 두 개의 미스터리는 여성의 참정권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맞물려 전개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보면서 확인하시라.)


이런 부분 재있었어요

영화는 에놀라의 생각과 감정, 그녀가 겪은 사건 중심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오빠인 셜록 홈즈의 활약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정말 실망할지도 모른다. 영화 제목이 '셜록 홈즈'가 아니라 '에놀라 홈즈'임을 명심하자.


먼저 에놀라의 내레이션이다. 보통의 영화에서 내레이션은 소리로만 처리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에놀라는 영화 안에서 영화 밖의 관객인 우리에게 직접 이야기를 건넨다. 혼자 있을 때만이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과 함께 있을 때도 필요하면 시도 때도 없이 이야기를 건넨다. 게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끝나면 장면 전환 없이 바로 영화 속으로 돌아간다. 이런 내레이션 기법은 보통 영화보다는 연극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관객들이 가상의 현실인 영화나 연극의 장면으로부터 벗어나 냉정한 제3자의 관점으로 극을 바라보게 하려는 의도에서 많이 설정한다. 이 영화에서는 에놀라 홈즈의 상황판단이나 심리적 변화를 빠르게 보여주기 위해 한 것으로 보인다. (소설을 안 읽어서 자신할 수는 없지만, 소설이 에놀라 홈즈의 일인칭 시점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있다.) 다음으로, 오래된 사진을 사용한 애니메이션 연출이 흥미롭다. 에놀라의 나레이션과 함께 사용된 애니메이션은 영화 장면에 변화를 주고 전체적으로 경쾌한 흐름을 갖게 한다. 또 이런 사진을 통해 1900년대의 런던 풍경에 대해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만, 이런 장면 연출은 영화 후반으로 가면 사라진다. 극적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무리 흥미로운 애니메니션이라 해도 자제하는것이 옳다.  

또 1900년대 런던의 풍경이나 기숙 여학교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검은 원피스에 새하얗고 커다란 칼라를 끼우고, 다 같이 식사를 하는 장면은 당시 기숙 여학교가 얼마나 억압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상상하게 한다. 그밖에 런던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장면이나 사람들, 거리의 모습은 산업혁명 당시 런던 풍경을 상상하게 하는 재미가 있다.  

영화 에놀라 홈즈 중(출처:공식홈페이지 동영상 캡쳐)

반면, 미스테리로 쟝르가 설정되어있기는 하지만, 이 부분은 다소 평이하다. 일단, 유도리아의 가출과 관련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지 않고 펼쳐져 있을 뿐이며, 극적인 반전 역시 예상 범위 안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의 여러 장치들은 관객의 입장에서 매우 안전하게 설치되어 있다. 범죄, 미스터리로 분류되어있는 영화임에도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없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다.    

혹시, 페미니즘 영화?

영화에 대한 후기를 보니 영화 전반에 흐르는 페미니즘의 기조에 대해 불편해하는 댓글들이 많았다. 그러면, 이 영화는 페미니즘 영화일까? 사라진 유도리아가 페미니즘 책을 읽고, 두 아들이 집을 떠나간 배경도 유도리아의 자유분방함이나 정치적 성향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또, 그녀는 딸아이에게 조차 비밀인 여성들만의 비밀회합을 주도했으며 폭탄 제조에도 관심이 있다. 이에 대한 의문을 풀려면, 유도리아가 집을 떠난 이유이자 튜크스베리 자작의 투표권과 관련된 여성 참정권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지금은 거의 모든 나라가 남녀노소 성별을 가리지 않고 일정 나이가 되면 평등하게 참정권을 갖지만, 이 영화의 배경인 1900년대 영국에서 참정권은 남자들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 남자들도 처음에는 제한적으로 참정권을 주었으며, 1867년이 되어서야 최초로 도시 근로자와 소시민의 참정권이 보장되었다. 하지만 이때도 여성은 제외였다.


최초의 여성 선거권 운동단체가 만들어진 것이 1865년이었다고 하니, 1917년과 1918년 상원과 하원에서 국민투표법이 통과되기까지 오랜 시간 여성의 선거권을 주장하는 힘든 싸움이 있었다. 법안의 상정과 폐기의 과정이 반복되었고, 당시 빅토리아 여왕은 여성 운동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여 여성 참정권을 요구하는 운동은 점점 투쟁적이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튜크스베리 자작의 할머니가 여성임에도 남성들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세력으로 나오는데, 아마도 이는 빅토리아 여왕을 염두에 둔 캐릭터 설정이었을 것이다.


이후 여성 운동가들은 과격한 운동으로 인해 투옥되거나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단식을 하기도 하는데, 유도리아의 행방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들이 폭탄, 격투기와 같은 과격한 투쟁 수단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영화에서 유도리아는 튜크스베리 자작 덕분에 이 무기들을 사용하지 않았다.) 여성 선거권 운동가들의 투쟁은 1917년 하원, 1918년 상원에서 각각 국민대표법이 통과되고 1928년 여성 투표권을 21세로 낮춤으로써 비로소 남성 선거권자와 동등한 자격을 갖는 것으로 열매를 맺게 된다.


영국의 정치제도는 상원과 하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원은 보통 서민원이라고 부르는 반면 상원은 주교, 세습 작위를 가진 귀족 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귀족원이라고 부른다. 영화에서 튜크스베리 자작은 법안을 바꿀 수 있는 의회에 데뷔를 앞두고 있다. 즉 상원의원 신분이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만일 튜크스베리 자작의 선거 참여가 여성 참정권의 상원 통과를 의미한다면 이 영화의 실제 사건은 1918년의 일이어야 할 것 같은데, 영화에서 제시한 에놀라 홈즈의 나이와 맞지 않다. 아마 1900년에 여성 참정권과 관련된 어떤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사건이 있었을 것이나 위키백과에서도 1900년대의 선거법에 대한 내용은 찾지 못했다.)


내 의견으로는 이 영화를 페미니즘 영화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랜 시간 여성의 참정권을 위해 싸웠다고 묘사된 유도리아는 이 영화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하는 것처럼 설정되었을 뿐이다. 의회에서 선거법이 통과된 것은 덜 떨어진(?) 귀족 튜크스베리 자작 덕분이다. 이 영화는 여성 운동을 연상시키는 많은 장치들을 이곳저곳에 늘어놓았을 뿐, 실제 그것이 영화의 세계관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니 댓글에서 투덜대던 분들, 굳이 불편해하지 마시라고 말하고 싶다.   


회수되지 않은 무수한 떡밥

영화는 철저하게 에놀라 홈즈의 생각과 행동, 의식의 흐름을 따라간다. 그녀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쳤던 어머니 유도리아의 행적 역시 에놀라 홈즈의 눈과 입을 빌어 묘사되는데, 그녀가 열심히 준비했던 무술 훈련, 폭탄들, 서명지와 같은 무수히 많은 떡밥들은 하나도 회수되지 않고 펼쳐놓은 채 영화는 끝난다. 아마도 이 영화가 7.2의 낮은 평점을 받은 것은 이런 회수되지 않은 떡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유도리아는 왜 딸을 떠났을까? 그녀는 비밀 모임을 통해 무엇을 하려 했을까? 그녀는 준비한 폭탄으로 무엇을 하려 했을까? 그녀는 왜 육체적 단련(주짓수라는 황당한 무술 훈련. 이 장면에서는 심지어 일본의 욱일승천기가 등장한다.)을 필요로 했을까? 폭탄은 실제로 쓰였는가?(물론 영화에서 말이다.) 에놀라의 폭탄과 관련된 실수는 엄마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셜록 홈즈의 이 영화에서의 역할은 무엇인가? 에놀라의 능력을 알아보는 존재? 이 영화에서 그는 심지어 멍청한 형 마이크로프트보다 존재감이 낮아보인다.


이런 무수한 떡밥 투척에도 불구하고 법안은 '튜크스베리 자작이 나타나 투표를 함으로써' 싱겁게 끝난다. 유도리아는 셜록과 마이크로프트란 장성한 두 아들이 있는 성인 여성이고 여성 선거법과 관련해 오랜 시간 투쟁하고 심지어 가출까지 한 여성이다. 하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기껏해야 약관의 나이의 어린 귀족인 튜크스베리 자작이다. 아니, 유도리아는 왜 가출을 한 거지? 그녀의 노력은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어, 그런건가? 그녀가 가출을 했기 때문에 에놀라가 가출을 했고, 그래서 튜크스베리 자작을 만났고, 그 덕에 살아난 튜크스베리 자작이 의회에서 투표를 했으니, 선거권의 의회 통과는 유도리아의 가출 덕분인가?


대체 이 많은 떡밥은 왜 깔아둔 것일까? 시즌2를 위한 떡밥이었을까, 단순히 에놀라 홈즈의 활약상을 보여주기 위해 늘어놓은 소품이었을까.


어쨌든 해피엔딩

에놀라는 런던에서 탐정으로서 홀로 독립을 하게 된다.

에놀라를 찾아온 유도니아는 그녀에게 말한다. (물론 영어로.)

"너의 미래에 지금 같은 세상을 물려주기 싫어서 너를 떠난 거야. 투쟁해야 했어.

너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으면 목소리를 높여야 해. "

뭐, 떡밥 따위 회수되건 말건 세익스피어 식으로 말하자면, 결과가 좋으면 좋은 거다. 영화는 물흐르듯 흐르고, 주인공 밀리와 루이스 파트리지는  아름다웠으며 영국의 풍경은 눈부셨다. 어쨌거나 결론은 해피엔딩.


이 그림:19세기의 눈부신 햇살, 모네의 <파라솔의 여인>과 <에놀라 홈즈>

영화의 첫 장면은 에놀라 홈즈가 두 오빠를 만나러 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넓은 평원과 밝은 햇살. 문득 모네의 파라솔의 여인이 떠올랐다. 다들 알다시피, 모네는 빛에 따라 변하는 색의 인상을 표현하는 인상파 화가이고, 영화의 배경인 19세기는 인상파 화가들의 눈부신 성과가 있었던 시기다. 프랑스 사람인 모네는 1870년, 프로이센과 프랑스와의 전쟁이 발발하자 영국 런던으로 잠시 피신을 떠났다. 거기에서 영국 낭만주의 화가 터너 등의 그림을 연구했다고 하니, 모네와 영국은 아주 인연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네의 <파라솔의 여인>은 마담 모네와 그의 아들을 그린 작품이다. 에놀라 홈즈와 유도리아처럼 모녀지간은 아니지만, 영화 첫 장면에 묘사된 에놀라와 유도리아가 살던 시골의 넓은 평원, 눈부신 햇살, 바람에 나부끼는 들판.... 어떤가, 모네의 <파라솔의 여인>이 서 있는 풍경과 비슷하지 않은가.

모네의 <파라솔을 든 여인> / 영화 <에놀라 홈즈> 중(출처:공식 홈페이지)

영화 : 에놀라 홈즈(영국, 122분. 12세 이상 관람 가)

장르 : 범죄, 미스터리, 드라마

감독 : 해리 브래드비어

출연 : 에놀라 홈즈(밀리 바비브라운), 셜록 홈즈(헨리 카빌), 마이크로프트 홈즈(샘 클래플린), 유도리아 홈즈(헬레나 본햄 카터), 튜크스베리 자작이자 베질웨더의 후작(루이스 파트리지), 린톤 (고먼), 레스트레이트(아딜 악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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