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돌 시리즈] 양육 책 로드맵 버전

주관적으로 만들어 본 시기별, 주제별 양육 책 가이드라인

by 이진희

* 세 돌까지의 전체 양육 책 추천리스트는

https://brunch.co.kr/@ioi/158

위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여기 포함된 23권의 책 중에 구분과 양육 시점을 반영해서 정리한 로드맵입니다.



아이들 태어나고 삼 년,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그간 제가 본 양육책은 총 86권 이더라고요. 새벽에 재워놓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거야' 종종거리며 읽었던 책도 있고, '무슨 내용이었지?'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책도 있었어요.


정리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예습불가! 어떤 문제가 벌어지거나 아이들의 발달시기가 맞닥뜨려야 책이 눈에 들어온다.

복습불가! 애들은 매일 자란다. 어제의 고민이 오늘은 고민이 아니게 되니 지나간 것에 연연할 겨를이 없다.

현안은 인터넷으로! 수면교육, 배변교육, 이유식 등 그때그때의 지혜가 필요한 경우는 이론 책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동료 양육자들에게 묻고 정보를 구하는 게 낫다

부모로서의 마음돌봄은 늘! 내 내면의 상처가 육아에 악영향을 주지 않게 유의하고 부모로서의 주관을 다잡는데는 시기가 없다.


다들 찾아볼 것도 많고 바쁘실 것 같아서 시기별로 딱 세 권 씩만 추렸어요.


출산 준비

부모의 마음가짐과 인지발달에 대한 책을 집중적으로 보세요. 다른 구체적인 주제들은 아마 봐도 잘 와닿지 않으실 거여요. 출산준비물에 대한 정보에 치이지 마시고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면서 내 마음을 잘 다져놓는데 공을 들이세요. 그래야 아이도 편안하고, 태어난 후에 양육자들의 맘도 편해요.


깨어있는 부모 / 셰팔리 차바리 (★★★★★ 이 책은 무조건 보세요. 이 책 하나면 어느 정도 올커버)

전 이 책을 읽고 너무 훌륭해서 다섯 권을 동료양육자들에게 선물했어요. 생애 전반에 걸쳐 어떤 부모가 될지를 결정하고 그렇게 되는 구체적인 과정을 알려주는 최고의 책입니다.


엄마의 첫 공부 / 홍순범 (★★★★)

의사인 작가가 진료실에서 반복해서 말했던, 그래서 모든 부모들에게 한 번쯤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애착-훈육-자립'이라는 굵직한 양육의 핵심을 뽑아서 알려줍니다. 출산 준비하며 우선 한번 읽고, 실전육아하다보면 방향을 잃고 매일이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때 다시 들여다보면 유용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에필로그가 무척 공감되었습니다.


마법의 시간 첫 6년 / 셀마 H.프레이버그 (★★★)

엄마의 첫 공부가 개괄서라면 이건 약간 더 디테일한 인지발달 책입니다. 번역서의 한계가 군데군데 느껴지지만 사람이 태어내서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한번도 배운 적 없는 미지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알기엔 적당한 책이라 추천합니다.



생후 6개월 이내

하아... 이 시기는 일부러 비워뒀어요. 아마도 하루하루의 문제(먹고 놀고 싸고 자고)를 해결하기 위해 수면교육이나 이유식에 대한 정보를 만방으로 찾아보고 있으실 겁니다. 가장 육체적으로 피곤한 시기라서 독서까지 얹어드리진 않을게요. 어쩌나 틈이 나면 서로 얼굴 한 번 보시고, 평소 보고 싶던 드라마나 영화 조금씩 보며(스토리가 짤려서 이어보기 쉽지 않겠지만) 성인의 말로 대화를 나누며 자연인으로서의 시간을 가지시길. 그래야 버팁니다.


돌 전후

이제 아이들이 몸집도 조금씩 커지고 빠른 아이들은 제 발로 걷기 시작합니다. 슬슬 아이의 기질도 드러나고요. 어떻게 말하고 같이 놀지 틈틈이 예습합니다.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 최치현 (★★★★)

저는 한 아이가 예민해서 이 책을 읽었지만 아이들은 계속 변하더군요. 무던하다고 느꼈던 녀석이 어느 샌가 무척 예민해져서 의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리 아이는 순하다고 자부하는 양육자 분들도 만약(?)을 대비해서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제게는 최치현 교수님이 워낙 매력적이고 믿을만한 작가라 신간이 나오면 꾸준히 챙겨보고 있어요.


잘 노는 아이의 잠재력 / 유은희 (★★★)

이 시기 놀이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원리를 설명하는 책과 실전 놀이팁을 전하는 책, 이렇게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요. 원리를 설명하는 책 중에는 가장 일목요연하게 놀이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책이라 추천합니다.


엄마의 어휘력 / 표유진 (★★★)

양육자들의 대화가 아이들을 인성과 발달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는 말할 것도 없지요. 그래서 이 시기에 대화에 대해 많은 책을 살펴봤는데요, 감성적으로 중요성을 강조하는 에세이 형태의 책들에 비해 이 책은 연령대 별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어서 유용했어요.

하지만 대화는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렵고, 양육자의 상처와 과거까지 잘 다루어야한다는 점에서 '깨어있는 부모 / 셰팔리 차바리' 같은 책이 근본적으로 도움이 된다 생각합니다.



두 돌 전후

호기심과 말과 활동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육아책에 손이 마구 가는 시기여요.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주고 책은 어떻게 읽어주어야 할지 가이드가 필요하실 거예요.


푸름 아빠 거울 육아 / 최희수 (★★★★)

반복적으로 추천하는 '깨어있는 부모'가 번역서라 약간 거리감이 느껴지신다면 이 책으로 바로 오셔요. 한국 실정에 맞는 다양한 사례와 탄탄한 원리가 무척 와닿으실 겁니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양육자들이 푸름 아빠 거울 육아를 배우고 실천해 왔나 봐요. 그 원리에 대해 알려주는 책인데요. 이걸 실천한 다른 선배 양육자들의 경험이 궁금하시다면 '나의 상처를 아이에게 대물림하지 않으려면 : 푸름 아빠 거울 육아 실천 편 / 김유라 외 공저'을 보셔도 좋겠어요.


(아이의 떼 거부 고집을) 다루다 / 정유진 (★★★)

인스타로 익숙한 찹쌀떡가루의 육아 이야기인데요. 쉽고 재밌지만 탄탄한 내용이 있는 훈육 가이드입니다. 훈육에 대한 여러 일화를 떠돌며 보는 것보다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줄일 수 있어요. 아이들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요.


엄마 이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 이선형 (★★★)

대화에 대한 여러 책 중에 참 위로가 되는 책이였어요. 실용서보단 육아 성장 에세이에 가까운데요, 아이를 똑똑하고 키우기 편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진정한 인격체이자 존재로 보는 마음이 느껴져서 기억에 남아요.


세돌 즈음

세돌까지만 키우면 수월하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죠? (40개월을 목전에 둔 요즘, 기시감이 드는 문장이 하나 떠오르네요. '대학가면 살 다 빠진다' 전혀 수월하지 않습니다 ㅎㅎㅎ) 뭔가 한고비 넘긴 것 같은데 새로운 고민들로 여전히 하루하루 어려운 날들. 호흡 고르고 조금은 멀리 내다보는 구체적인 육아책을 보며 기운 내 봅니다.


세 살, 이제 막 시작하는 육아 : 삶의 기초를 만드는 부모의 말과 행동 / 서천석 (★★★★★)

사실 이 책 덕분에 이 포스팅이 탄생했다해도 과언이 아니어요. 저는 세돌까지만 키우면 뭔가 털어내는 기분이 들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보며 다시 마음을 다졌습니다. 흔히 '만 세 살까지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 '애착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다'라고 말하며 세 살까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그 이후는 공부를 게을리하는 경향이 있다고해요. 실제로 3살 이전의 육아서가 압도적으로 많고요.

저자는 이런 현상을 염려하며 이 책을 썼는데, 양육자 실정에 맞게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습니다. 집중해서 읽으면 3시간 이내 완독이 가능한 볼륨입니다. 놓치기 쉬운 세 살 이후의 육아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세 돌 즈음에 읽게 되어 너무 큰 도움이 되고 감사했어요.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 / 이임숙 (★★★)

솔직히 이 책 제목을 보고 좀 허탈했어요. 세 살 이전이 그렇게 중요하다더니 이젠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다고? 희망고문을 당하는 기분이랄까. 책을 읽어보니, 3살 이전이 애착과 생물학적인 발달을 이루는 시기라면 4세부터 본격적으로 정서와 인지발달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맞는 말이더라고요. (네, 지치긴 합니다 ㅎㅎㅎ) 세 돌 판타지를 얼른 벗고, 앞으로의 3년 청사진을 그리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감각 통합 놀이 : 3-7세 우리 아이 발달을 자극하는 감각놀이 172 / 석경아 등 공저 (★★★)

놀이가 본격적으로 배움과 성장발달의 매개체가 되는 시기죠. 양육자이자 다년 간 현장에서 여러 아이들을 만난 전문가라 신뢰가 가는 책이었어요. 여러 책 중에 놀이 관한 한 바이블로 삼고 있습니다.



이 로드맵을 그리다보니 제가 육아책을 고르는 나름의 기준이 보이네요.


누군가의 일화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이론을 담고 있는가?

작가는 전문가이자 양육자인가? (학자나 업계 경험자이기만 하면 너무 탁상공론, 양육자이기만하면 너무 개인적)

육아와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나와 부합하는가? (세상은 전쟁이고 삶은 경쟁이고 아이를 내 목표에 맞게 키워야한다는 생각으로 쓴 책은 굿바이)


어려운 육아를 위로하고 도와주는 좋은 육아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지요. 이 리스트를 뽑은 후에도 양질의 육아책을 골라 읽으며 큰 도움을 받고 있어요. 인상적인 책은 틈틈이 단권 리뷰를 올리려고 해요.


이 로드맵 위에 여러분이 읽고 도움되었던 책들을 각자 잘 겹쳐서 나름의 길을 찾아나가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세 돌 이후의 육아고민, 또 그 고민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을 아신다면 댓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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