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피곤한 월요일의 회고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55세. 22억. 11억. 오늘부터 55살까지 매년 1억의 급여를 받아서 만들 수 있는 최대 소득과 저축액. 매일 우리는 회사에서 희로애락애오욕의 108 번뇌를 겪지만 정작 회사로부터 보장받을 수 있는 돈(!)은 직장인 꿈의 연봉이라는 연 1억의 연봉을 받더라도, 100세 시대의 자유를 보장하긴 어려운 돈을 손에 쥔다.
나는 포괄적으로는 마케터(실제로는 복합적인 것 같긴하다)라는 느낌 상 자극적이고 센스있어야 할 것 같은 직군이기에 내 생애직장가치(?)를 생각해보면 더 어린 센스쟁이들이 늘어날 것이기에 22억보다 낮을 것이다. 작년에 느낀 이 위기감은 코로나와 맞물려 돈과 금융을 공부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해줬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했다.
사실 작년은 금융 뿐만 아니라, 이제는 많이들 알고 있는 3대 소득 (근로소득, 투자소득, 사업소득)에 모두 관심을 가진 시기였다. 돈을 더 잘 벌고, 잘 불리고,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드는 세가지 모두를 생각하며 지금 정리한 결론은
1) 돈은 항상 공부해야 하고
2) 일은 어떤 식으로든 희소해져야 하며
3) 자영업은 진짜 쉽지 않다는 것 (확신없이 시작하기 그리고 좋아하는 걸 일로 하기)
1) ~ 3), 특히 2) ~ 3)을 해내기 위해서는 독립적 사고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만약 남들보다 조금 더 나아지고자 한다면 나의 에너지는 유한하기에 언젠가는 따라잡힐 수 밖에 없다. 나는 정년보장 공무원도 아니고 든든한 뒷배를 띄워둔 것은 더더욱 아니기에 어떻게 생존할지를 늘 고민할 수 밖에 없고(적어도 나는 내가 하는 일의 성과와 결과가 책임지지 않는 위임에서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앞으로는 책임지지 않은 위임이 좋은 결과를 만들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독립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타트업 종사자로서 내 최고의 경험은, 내가 하는 일과 고객 사이의 벽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내가 제시하는 것 =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물론 그래서 쫄린다) 나와 고객 사이의 벽이 없을수록 고객에게 진짜를 제공하지 않으면 귀신같이 알아채기 때문에 오래 함께가기 위해서는 진짜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더 많이 생각해야하고, 이런 고민과 경험에서 비롯된 인터렉션이 나를 더 희소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홀로서기를 한다면 어떨까? 회사는 전쟁터 밖은 지옥이라는 말처럼 더 생생한 지옥이 펼쳐지지 않을까? 커피를 너무 사랑하는 내가 카페를 열더라도, 마시는 고객이 좋아하지 않으면 결국 문을 닫을 수 밖에. 어떠한 구조적 지원없이 스스로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면 (깊이 파고들 수록)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내 것'을 해보려 생각했지만, 결국 시작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나의 일을 다시 생각해보면, 하루의 절반 내외를 사용하는 일이기에. 만족할만한 결과를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미래의 나를 위해 진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이를 잘 사용해 결과를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지금 나의 가장 큰 동기부여는 진짜 사람들이 원하는 것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 그래야 내가 어떤 간섭이 없는 환경에서,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에 몰입하더라도,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그 일이 어떤 일이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그런 일이 내게 있을지 고민해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속박에서 벗어난다면, 이렇게 글을 쓰고, 가끔씩 음악을 만들며, 맛있는 걸 만들어 먹고 싶은데 그런 날은 언제 오고 그러면 소는 누가 키우나? 에라이. 야 그래서 언제까지 일해야 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