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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 다르고 속 다른 제주도

제주도의 리모트워크

by 최길효
"와칸다 포에버"


오늘 제주 날씨는 맑음, 전국이 비라고 하더니 제주는 열외인가 보다. 한 달 남짓한 짧은 제주생활이었지만 제주의 날씨는 육지의 날씨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영화나 볼까 싶어 마블 영화를 몰아보고 있다. 어벤저스 3 : 인피니티 워, 닥터 스트레인지, 토르 : 라그나로크 그리고 블랙팬서까지. 덕심을 충분히 쌓지 못했는지 순서를 지키진 못했지만, 블랙팬서를 보며 제주도를 떠올리고 있다.


maxresdefault (2).jpg 와칸다가 진짜 있는 곳인줄 알았음...

영화 속 와칸다는 제 3 세계, 가난한 국가다. 양치기, 섬유산업 그리고 전통의상. 내세울 만한 변변한 산업도 없이 교류도, 지원도 받지 않는 외교단절국이며 하나 있던 보물인 비브라늄 마저 악당 클로에 의해 강탈된 국가. 하지만 실상은 지구의 최고의 기술과 자원을 보유한 국가다. 블랙팬서는 MCU 속 부유함의 상징인 토니 스타크의 재산(124억 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90조 7천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영앤리치다. MCU 세계관 속 최고의 금수저 사실 와칸다를 보며 제주가 떠오른 것은 외부에서 봤을 땐 농업, 관광업 그리고 조랑말 정도 떠오르던 제주도 사실은 블록체인, 청년창업, 리모트워크과 같은 최신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수행하는 근무방식인 리모트워크는 미래의 업무방식으로 불린다. 기술적으로는 노트북과 인터넷만 있다면 충분히 차고 넘치게 실현할 수 있어 리모트워크를 경험하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만의 장점을 살려 대한민국에서 가장 리모트워크 하기 좋은 곳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 제주의 카페에서 일하다 보면 많은 리모트워커들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사용하는 장비도 노트북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태블릿, 태블릿 펜 등 다양하게 사용하며 일을 한다. 불편함이 니즈를 만든 것인지,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며 리모트워크를 하고 있는 모습이 새로웠다. 물론 슈리가 보여줬던 수준만큼은 아니지만


remote_img_02.png 출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도 리모트워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리모트워크 기업이 많아지고 제주에 자리를 잡게 되면 도내의 새로운 창업 및 경제 생태계가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해외 유며 글로벌 IT 기업의 리모트워커를 초청해 교류의 장을 여는 해외 커뮤니티 교류 프로그램, 효율적인 리모트워크를 위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디지털노마드 밋업 in JEJU, 해외 리모트웤와 국내 참여자의 매칭을 지원하는 디지털노마드 브릿지, 리모트워크 기업 간 업무 방식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더 나은 솔루션을 도출하는 워크샵 프로그램인 리모트워커스 캠프 제주 등 다양한 행사 개최와 리모트워크 인 제주라는 E-Book을 발행해 리모트워크와 제주에서의 리모트워킹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리모트워커스 맵 제주라는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제주의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리모트워커들에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하고 특색과 위치를 알려줌으로서 더 많은 리모트워커의 유입과 네트워킹을 일으키고자 하는 콘텐츠다.


지난 23일, 태풍 솔릭이 제주시에 몰아치던 오후. 숙소 로비에서 리모트워커스 맵 제주의 콘텐츠 파트너를 맡고 계신 노마드 시티의 콘텐츠 디자이너, 인경 님과 리모트워커스 맵 제주와 제주에서의 일에 대해 짧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새로운 버전의 리모트워커스 맵 제주를 만들기 위한 인터뷰였다. 자리에서 리모트워크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변화한 라이프스타일, 서울과 제주에서의 리모트워크, 제주의 리모트워크 공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간에 대한 시각이 변화한 점, 아직 자유롭게 일하는 환경에서 완벽하게 열린 마인드를 갖지 못한 점 등 여러 이야기를 한 시간 정도 나눴다.

Capture2222.PNG 출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화는 제주시를 제외하고는 아직 제주도에 리모트워크의 허브가 될 만한 공간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곳에 특색있는 카페가 많은 제주지만 리모트워크를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리모트워커는 단순히 놀기 위해 리모트워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삶 속에서 일하기 위해 리모트워크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을 잘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고,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나는 그게 밋업이나 세미나 같은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했다. 아쉽게도 제주에는 이러한 네트워킹의 허브라고 불릴만한 공간이 많지 않고, 세미나도 IT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모든 리모트워커를 포괄하고 있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네트워킹에 대해서는 제주에서의 경험이 길지 않아 인경 님으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제주의 네트워킹은 로컬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요. 입소문의 힘이 강한 편이죠. 한번 작업을 진행하면 알음알음 소문이 나 다른 협업 건으로 연락이 오곤 해요. 그래서 초기 네트워킹을 형성하기 전까지는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제주에서의 첫 시작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사실 '제주다움'을 준비하면서 온라인 네트워킹이 이뤄지는 공간을 찾아봤지만 '제주 IT 프리랜서'라는 페이스북 그룹 외에는 활성화된 커뮤니티를 찾지 못했다. 제주에서의 리모트워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킹 부분 또한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소규모 조직일수록 다양한 기회를 찾기 위한 네트워킹에 더 목말라있다. 다양한 개성들을 하나로 뭉쳐내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 속에서 시너지가 나는 것이 네트워킹의 장점이기에 리모트워커 간의 네트워킹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제주로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에서 직접 본 제주의 리모트워크는, 서울에서 하던 리모트워크와는 달랐다. 아직 물리적인 인프라는 구축이 더 필요하겠지만 제주에서의 삶을 원해 리모트워크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이는 제주의 리모트워크를 활성화시키는데 큰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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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를 위한 온라인 비즈니스 스타터 킷, 페이지콜을 만드는 플링크의 마케터입니다.

팔자에도 없는 노마딩 중입니다. 8월 현재, 제주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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