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처음부터 정해진 그림을 그려가는 과정이 아니라, 모양도 그림도 알 수 없는 퍼즐조각들이 맞춰지면서 탄생하는 하나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알게 모르게 나는 강박증을 설명하거나 효과 좋은 이론들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끌리고 호의를 품었었다. 대학교에서 전공 공부를 할 때 심리학 이론 중 '알버트 앨리스(Albert Ellis)'가 창시한 인지행동 'ABC 모델'을 접하고 매력을 느끼게 되었는데, 인지행동치료 기법의 토대가 되는 이 이론의 핵심은
개인이 느끼는 부정적 정서는 사건이 아닌 '사건을 해석하는 개인의 신념'으로부터 발생된다는 것이다.
· A(Adversity) : 선행 사건, 경험
· B(Belief) : 개인적인 신념
· C(consequences) : 신념에 따른 결과
· D(Disputes) : 개인적인 신념(B)에 대한 논박
· E(Effective) : 논박(D)을 통한 새로운 신념 획득
예를 들어 회사 면접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는 상황을 가정하면,
- A : 회사 면접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음
- B : 불합격 통보를 받았으니까 나는 이제 취업을 못할 것이다
- C : 취업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우울해진다
'면접 불합격 통보'가 바로 '취업 의욕의 저하와 우울'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개인의 신념(나는 이제 취업을 못할 것이다)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 앨리스는 비합리적인 신념에 대해 논박(D)을 하고 새로이 합리적 신념(E)을 획득하도록 돕는다.
(생각해 보면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이 이와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싶다)
불안은 말 그대로 감정이기 때문에 가끔은 인지적이고 객관적인 해석이,
논리적인 판단이 감정의 파고를 낮추기에 좋은 것 같다.
때론 감정보다 이성으로, 이성보다 행동으로.
나를 불안하게 하는 감정들에 적대하기보다는 관망하는 태도로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결국 나였으니까
나를 안전하게 하는 것도 결국 나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