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굳건히 서다:계발 강요와의 결전", '
다른 사람이 모두 앞으로 갈 때 자신의 자리에 그대로 머무는 사람은 최악의 범죄자로 취급받는다. 가속화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집중해야 하고, 덜 자고, 덜 누리며, 빠르게 따라가야 한다. 이론상으로 기술의 진보는 시간의 제약으로부터 인간을 해방해야 한다. 인간관계 또한 변했다. 감정적이고 정서가 지배하는 순수한 관계는 다른 사람을 개인이 성장 발전하기 위한 도구로 본다. 지금은 뿌리를 내리고 안정적인 삶을 살기가 어려운 시대다.
존재하지 않는 자신의 참된 자아와 참된 욕망을 부지런히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소비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세상에, 시대가 우리의 뇌 속에 각인시킨 문화의 구성물이자 부산물인 자아와 욕망이 어떻게 자신의 의지인가? 이 책은 스토아 철학이 주는 자기통제, 마음의 평화, 존엄, 의무, 삶의 유한한 본성에 대한 성찰을 통해 우리에게 혜안을 준다. 거대한 폭포처럼 머리 위에 쏟아지는 변화와 발전, 자기계발의 위협을 온몸으로 막아 내는 언어를 주고, 적절한 대처방법을 알려준다.
과거는 이미 지났지만 있었던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으니 없는 것이며, 현재 또한 금방 사라진다. 그렇기에 우리는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단단히 서서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한 방법을 알려주는 '절대 믿지 말아야 할 7단계'를 소개한다.
1. 멈추다. 자아를 찾고 계발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거부하고 떳떳하게 사는 길을 찾는다. 자기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바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내면의 느낌을 무시하고 서로 연결된 사람들에게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2. 바라보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네가 죽으리란 걸 기억하라. 삶의 부정적인 면에 집중하여 가능한 한 투덜대면서 살아라. 삶을 늘 긍정적으로 보는 긍정 파시즘이나 강요된 긍정을 벗어나 투덜댈 수 있는 권리를 지켜야 한다.
3. 거절하다. 하루에 적어도 다섯 번은 '아니오'라고 말하라. 창조성, 용기, 도전 같은 단어들로 대답을 강요하고, 부정과 비판을 막는 상황에서 마지못해 항상 '예'라고 말하는 것은 다소 노예 같은 일이다. 자신이 어수룩하게 보이거나 진취적이지 못하게 보이더라도 항상 의심하고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잃지 않도록 해준다. 의심을 토대로 단단히 서서 망설이고 다시 생각할 권리를 주장하라.
4. 참다. 화를 참고, 부정적인 감정을 절제하고 통제하는 연습을 해라. 자아를 무시하고, 투덜대고, 의심하고, 아니오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모든 것을 드러내라고 말하고, 더 많이 원하는 사람이 이기는 가속화 문화에서 감정을 조절하고 참아야 하고 전환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감정은 우리가 단단히 딛고 설 토대가 되지 못한다.
5. 홀로 서다. 능력개발과 자아실현을 종교처럼 숭배하는 모든 코치와 멘토, 강사들과 결별하고 차라리 친구처럼 지내는 편이 좋다. 자기계발을 위해, 시장가치가 높은 자아를 만들기 위해 많은 라이프 코칭 프로그램들은 삶에서 개인이 느끼는 것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중요한 일들을 무시한다. 우정, 부모, 예의, 부끄러움, 죄책감들과 함께하고, 문화활동과 자연 활동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6. 읽다. 자기계발과 전기에 대한 책은 우리가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그리고 낙담하게 만든다. 소설을 읽으면 삶이 복잡하고 통제하기 힘들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소설을 읽어라. 자기계발을 도와 최고의 나로 만들어 준다는 많은 계발서들이 나오는 이유는 그것들이 모두 허구이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엄하게 살려고 애쓰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고속화 문화에서 삶의 여러 모습을 진실하게 묘사하는 소설은 자아 밖에 있는 모든 것들의 중요성을 알도록 도와준다.
7. 돌아보다. 지금 상황이 나쁜가? 아마 더 나빠질 것이다. 발전이라는 생각은 파괴적인 생각이다. 그대로 머무를 권리를 강력히 주장하라. 기술과 과학의 발전에 따른 모든 주장은 우리가 미래를 준비한 대로 미래가 만들어지는 모순이다. 아름답게 보고,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 아픔답고, 좋은 제품이 되는 것처럼. 시간을 관통하는 양심과 의무에 충실하고, 몸의 흉터처럼 일관성 있는 자기 동일성으로 신뢰를 유지하고, 살아 있는 전통을 실현하려고 애쓸 때 우리는 굳건히 설 수 있다.
고속화 문화는 개별적이며, 다른 사람에 대한 의무와 약속을 비교적 소홀히 여기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기 위해서 우리는 내면과 자기 탐색에 절박하게 매달리는 대신 삶에 이미 존재하는 관계들과 더 적절하고 의미 있게 연결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見河 강물을 바라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