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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아 Apr 05. 2023

별똥별이 떨어졌거든요?

마음에 빈틈이 생겨

비가 오면 빗방울에 고스란히 축축해졌고,

어둠이 찾아오면 불안함이 스몄다.


그 빈틈으로 얼마나 많은 예쁘지 않은 것들이

새어 나왔는지 모른다.



공황장애 얘기다.


우연히 어느 새벽 숨을 쉴 수 없는

죽을 것 같았던 공포를 겪은 후


나는 줄곧 몇 달을 그 빈틈에만 집중했다.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불청객을 난 그렇게 바보처럼 기다린 셈이다.





당신을 본 후,

난생처음 첫눈에 반했고,

거짓말처럼

그 빈틈사이로,



별똥별이 떨어졌다.





내 빈틈에는 그런게

떨어져 본 적이 없다.




이상하게도 눈부신 햇살이 비춘날이 있었고,

봄바람도 시원하게 불었고,

그렇게 그 사이로

꽃잎처럼 예쁜 것들이 마구 흩날렸다.



난 그 빈틈을 더 이상 지키지 않았다.




열심히 일을 하며 하루를 보냈고,

친구들과 즐거운 저녁 식사를 했고,

동료들과 재밌는 대화를 나눴고,

마음 편히 어두운 방 안에서 곤히 잠이 들었다.






당신이 오지 않아도 좋다,

별똥별이 쏟아지게 해줬으니.



우연히

당신을 알게 된 것처럼,



앞으로 살며 마주하는 별똥별 같은 일들이

나를 숨 쉬게 할 거란 기대에

오늘도 편히 잠에 든다.




참 행복한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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