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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주 Apr 23. 2024

착한 이는 먼저 가는 것 같다.

부모노릇이 끝나면 미련 없이 떠나고 싶다.

작은 아버지가 세상을 뜨셨다.

우리도 퇴근하고 가니 늦었는데 아빠는 더 늦게 왔다.

아빠가 온다는데 자식들이 없는 게 이상할 거라 남다 보니 한시였다

이런저런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든 게 세시였다.

아빠는 뒤늦게 와서도 엄한 말을 늘어놓는 게 사람이 저렇게 눈치가 없나 싶었다.

평생 노력한 분인데 여기저기에 잘한 게 없는 거 같아 안쓰러우면서도 불편했다.

우리 부모님은 내게도 좋은 분이 아니었는데 주변 평도 좋지 않아 보였다.

착한 사람은 일찍 가는 것 같다.

나도 그들과 같이 마무리하고 싶다.

드라마에서 악착같이 살려는 사람들을 보면 힘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제 사는 게 힘들다.

깨달은 날 부디 떠나길 바란다.

인생의 변수가 죽음보다 두렵다.

오늘은 깨달은 자인데 내일은 멍청하거나 죄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깨달은 날 미련 없이 가고 싶다.

다만 부모노릇은 마쳐야 한다.

그런 면에서 가족들 생각은 다른지 몰라도 작은 아버지는 복이 있는 편 같았다.

아픔도 짧았고 자식들도 자립시켰으니까.

나도 그날이 되면 진짜 추하게 여러 사람 고생시키지 않고 깔끔하게 가고 싶다.

지금은 짧게 사는 게 덕이고 복 같다.

착했던 작은아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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