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by girok

되돌아보면 어린 시절 나는 감정을 표현하거나 표출함에 있어서 자유로웠던 것 같다.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은데 현시점에서의 나는 사실상 그렇게 솔직하게 감정을 표출하거나 표현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내 성격이 감정 표출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하기도 하고, 잘 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나는 종종 이렇게 글을 쓰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쓰는 글들이 내 생각이고 내 마음이라 솔직하게 보이는 것 같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언제나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그대로 되지 않기도 하고 참 어려운 것 같다. 뭘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만 하다가 놓치고 표출되지 못한 감정들이 쌓여서 마음에 응어리가 지고 병이 생기는 것 같다.

감정 표현함에 거창한 것은 필요 없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꼭 거창한 것만이 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대단치 못한 것들이라도 아주 작은 것이라도 괜찮다. 그렇게 사소하고 작은 것들이 겹겹이 쌓여지면, 어느샌가 막힘없이 자유로이 표현하고 있는 내 모습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감정에 솔직했던 내 모습에서 슬픔과 우울함이 많이 발견되었다. 어느 날은 가끔 감정에 너무 충실해진 나머지 유독 감상적이게 되는 날이 있었다.

그렇지만, 우린 늘 밝고 맑고 유쾌하게 살아갈 수는 없다. 밝고 맑지 못하여도 괜찮다.

표현에는 자유가 있고, 우리 모두는 그렇게 할 권리가 있고, 단지 사람마다 풀어가는 방식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화가 나면 마음껏 화도 내보고, 짜증이 나면 짜증도 부려보고, 울고 싶을 때는 참지 말고 펑펑 울어도 보고, 지치고 힘이 들 때는 주저앉아도 되고, 쓰러지고 무너져도 괜찮다.

버려야 할 감정들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감히 버리면서 솔직한 내 모습에 닿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가 표현하는 감정들이 밝고 어두운 부분이 있어도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결국은 내 생각이고 내 마음이고 내 감정이고 그 모든 것이 '나'라고 생각한다. 어떤 감정이 들어도 그 감정을 외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또 다른 나의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말 사랑하는 친구라면, 그 친구가 이런 상황이고 감정일 때 내가 했을 행동들을 나에게 해주는 것이다. 그 생각 마음 감정 모두 따뜻하게 바라보고 보듬어 주기를,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분명 어떤 작은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은 조급해 말고, 내게 기다림이란 여유를 주고 나 스스로를 다정하게 대했으면 한다.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말을 해도 다정하기를, 결국 그런 모습도 나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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