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幽明)

by girok

세상은 마치 끝이 없는 긴 터널과 같다.

빛이 없는 상태를 우리는 어둠이라 부르며

암흑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전구가 다 낡아서, 빛이 차단되어서 빛 하나 없는 거리를 걷는 것 방 안에 빛이 들어오는 것이 싫어 암막 커튼을 설치하는 것.

세상엔 어둠과 밝음이 공존한다.

어스름한 저녁이 지나 어둠이 찾아오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안식처로 돌아간다. 그렇게 다시 이른 새벽이 지날 때쯤 여명이 아침을 향해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

빛을 내는 건 자연과 기계만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각자에게도 어둠과 밝음 빛이 있다.

낮에는 또렷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커피 한 잔에 기대어 바쁜 하루를 보내며 열심히 성실히 그렇게 자신을 위해 또는 가족을 위해 빛을 내는 하루를 보내다 어둠이 내리면 집에 온다. 어쩌면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리는 집에서까지 빛을 낼 필요는 없다.

낮을 살아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표현하고 싶다.

낮에는 어쩔 수 없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밝음 스위치를 키며 생활해야 하지만 그것 또한 빛이기에 거짓이 아니다.

바쁜 하루를 보낸 당신에게, 어스름한 저녁 어둑어둑 헤지는 밤 새벽이 찾아오면 밝음 스위치를 끄고 온전히 본인만에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아침의 나와 어둠의 나를 다른 사람이라 분리하지 말고 두 사람 다 나의 특별한 모습임을 인정하며 아침에 나에게도 밤에 나에게도 잘했다 괜찮다 고생했다 나에게 다정한 불빛을 내주길. 다정한 눈빛으로 내가 나를 보아주고 다정한 손길로 내가 나를 토닥여주며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하기를,

세상은 점점 어두워지고, 적막해지는 공간이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이것은 사회의 문제일까, 아니면 공간, 아니면 사람 자체의 문제인 것일까.

의학은 많은 발전을 해왔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수술법 치료법 등 다양한 방법들로 치료받고 회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있다.

겉으로 보기에 아픈 사람

겉으로 보이지 않는 아픔이 있는 사람

우리 모두는 늘 따뜻한 사랑과 격려를 받아야 한다.

빛이 어둠을 이긴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다정한 눈빛 한번 다정한 말 한 번이 모이고 모이면 그 온기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해진다.

어려운 삶이지만 어둠 속으로 숨지 않기를. 당신이 빛임을 잊지 않기를, 누군가는 당신의 빛으로 인해 또 다른 삶을 그리게 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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