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많이 차다. 살고자 하면 살아낸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을 너무 쉬이 믿어버린 탓에 내게 남아있던 온기와 생기가 점점 메말라 가고 있다.
울창해 보이던 숲도 그 깊은 곳을 직접 걸어들어가보면 다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들로 가득하다. 나무의 상태를 살피며 영양을 주듯 마음에게도 애정 어린 시선이 필요하다. 단단한 마음도 때론 약할 때가 있고 중심도 때론 흐트러질 때가 있듯 제자리에 있던 물건들이 하나 둘 내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치워질 때가 있다.
어쩌면 나는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고 의미 부여는 나를 아프게 한다고 말했던 사람이지만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어쩌면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는지도 모른다. 말의 대상은 내가 아니었을까.
피부에 닿는 차가운 공기들이 좋은 계절이 왔다. 작은 한마디에도 무너지며 작은 한마디에도 온기를 느끼며 요즘 나의 일상엔 사계절이 다 있는 것 같다.
내가 잘 지내도 못하면서 타인에게 잘 지내라는 말을 건넸구나 나는 숨 쉬지 못하고 있으면서 타인에게 호흡기를 내어주었구나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아픈 걸까.
나의 잔은 항상 비어있다. 누군가의 잔을 채워주기 바쁘기에 텅 비어있다.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은 헛헛함 한 모금 쓸쓸함 두 모금을 마시며 그제서야 나는 취해 쓰러지듯 잠에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