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는 늘 사랑이 있다. 말하면서 귀로 듣고 들으면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랑이 내 일상 곳곳에 있다. 우린 많은 순간 피어나고 있을 사랑을 놓치며 사는지도 모른다.
사랑은 도형 같다. 어느 날은 둥근 형태로 원을 크게 그리면서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둥글게 모아지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온전한 형태의 모습이 아닌 삐죽 튀어나온 동그라미의 선과 같은 모습을 띠는 사랑도 있다. 그런 삐죽 튀어나온 사랑을 품는 사람과 도형을 무너뜨리는 모습처럼 무너지는 사람도 있다.
사랑이 왜 도형과 같은지 물음표를 가진 당신에게, 점, 선, 면, 사각형, 삼각형, 원, 모두 다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통틀어 도형이라고 부른다.
사랑도 그런 것 같다. 다 다른 형태의 모양을 띠고 있다. 그 모양과 형태가 때로 다 다른 것처럼 사랑의 모양도 형태도 다 다르다. 둥근 원 만이 도형이 아니듯, 사랑 또한 완전하고 완벽하지 않아도 어쩌면 가끔은 날이 선 채로 뾰족하고 날카로운 모습을 하고 있어도 그 부분을 매일같이 스담스담 어루만져 주며 날카로운 표면이 깎이고 둥글고 부드럽게 변모해 나가는 것, 마음으로 보듬어주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너지고 부서질 듯 유약한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한 걸음 두 걸음 내디뎌 서로의 세상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 그렇게 닿게 되는 것.
조금 부족하고 미숙하고 유약할지라도 결국 닿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닿는 거다. 마음은. 여유가 없는 날과 시간을 쪼개어서 나누고 내어주고 싶은 것이 마음이고 사랑이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내어주고 싶은 것,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가면 갈수록 슬픔도 같이 뒤따라 오는 것, 불안에서 벗어나 달려가고 싶은 것, 그렇게 도착한 곳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움을 안고 감정을 어루만지며 눈을 감는 것.
0으로 시작한 것들이 100이 되기까지 감내해야 할 것이 많다.
두려움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저물어가는 해, 밝게 빛나는 눈동자, 문장들 사이사이마다 존재하는 것, 현란하지 않아서 더 마음에 와닿는 것, 그 서투름 속에서 오는 솔직함이 좋다.
그런 작은 것들 속에서 짙고 깊은 것들이 나온다. 사랑은, 그런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형태는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결합되는 것, 아름다운 것, 그렇기에 우리는 이 상실의 시대에서 사랑을 말하고 부르며 사랑을 한다.
상처가 있음에도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은 상실을 대하는 자세, 이해와 인정으로부터 온다. 그걸 받아들이기로 했으므로, 삶 속에 자리 잡은 무던한 사랑들 열심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선 윤기가 난다.
생각하지도 못한 날과 시간 나의 결핍을 채워주는 사물과 사람 그리고 사랑 나의 마음이 단단하고 굳은 돌과 같았다면 그것들을 느끼고 보지 못했을 것이다.
나도 어쩌면 그저 평범하게 사람을 보고 만나고 사랑하고 싶은 아주 평범한 꿈을 그리고 아니 그려나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사실은 이 말이 하고 싶었다. 그동안 참아왔던 마음과 숨겨온 나의 결핍과 잠깐이나마 진실되게 마주한 순간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날과 시간에 그간 내가 외면했던 결핍을 보았고 누군가 그 결핍을 다른 방식으로 채워주었다.
아, 결핍은 또 다른 결핍을 낳는 것만이 아니구나. 결핍 속에서도 사랑이 피어나는구나. 다 다른 온도를 가진 사람과 사랑이 만나면 그 결핍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구나.
늘 사랑은 피어난다.
결핍 속에서도.
내가 잊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