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by girok

메마른 마음을 적시고 싶어서 나는 바다에 가고 싶었다. 새벽녘 차가운 바다에 몸을 맡기고 그대로 망망대해를 부유하며 누군가라도 날 구원해 줄 손을 내밀 거라 믿었다. 청춘의 도피처였다. 넘실거리는 슬픈 파도들에 바다, 파도, 물 이런 것들에 난 천천히 잠기다가 그대로 잠식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바람이었고, 마지막 발악이었다. 잠잠한 파도는 내 마음을 요동치게 했고 고요한 바다의 물결들만이 나를 알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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