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의 입구

by 기로
오늘 숙제처럼 가지고 있던 김애란의 단편집 감상평을 쓰려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좋은 글은 확장될 수 있는 글이 아닐까 내가 요즘 쓰는 감상평 리뷰 같은 것들이 어쩌면 가능성을 닫고 확정하는 작업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느낀 것들을 기록하기 위함이 첫 번째인데 여기서 갑자기 당시 읽을 땐 몰랐던 무라카미하루키의 불확실한벽이 떠오른다. 이 책을 읽을 때는 꽤 지루하게 읽었고 사실 초반 앞부분의 모호하고 꿈결 같은 느낌 때문에 힘들어했는데 우습게도 지금은 그 앞부분이 계속 다른 작품들을 읽을 때 불현듯 떠오른다 오히려 후반부의 선명하게 적힌 부분보다 모호하게 남아있어 무한대로 확장되어지고 가능성이 생긴 게 어쩌면 그 작품의 큰 힘이 아닐까? 상상하기 힘든 모호함과 정해진 게 별로 없는 세계를 그렸기 때문에 독자의 상상력 또한 계속 증식되는 기분이 든다.


사실은 김애란의 책의 감상평을 써야지 하고 초안을 잡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었다 나는 김애란의 소설이 오히려 열린 결말이고 모든 단편이 찝찝하게 남아서 좋았다 (사실 열린 결말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내 말로 정리하는 게 어렵게 느껴졌다

괜히 이렇게 내 말로 정리하고 닫는 건 가능성도 함께 닫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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