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은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 희곡이다. 네 사람의 엇갈린 사랑은 결국 오베론에 의해 제자리를 찾지만 한여름밤의 꿈같은 사랑의 허상을 말하고 있는 듯했다.
재밌는 건 제대로 이어지기까지 해프닝이 발생하는데 퍽의 실수로 허미아를 사랑하던 라이샌더와 헬레나를 사랑하지 않던 드미트리우스 두 사람 모두 헬레나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헬레나는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드리트리우스의 사랑고백마저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하며 그 사랑을 믿지 못한다. 이 장면에서 마치 사랑을 쫓다가 막상 사랑이 다가오면 거부하고 멀어지려고 하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왜 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신의 모습에 확신이 없다 보니 막상 다가온 사랑에 대해 의심부터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네 사람은 오베론에 의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이어지지만, 고작 그 팬지꽃의 즙으로 처음 본 상대를 사랑하게 된다는 게 사랑의 허상을 이야기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한여름밤의 꿈처럼 말이다.
사랑이란, 자고로 이 세상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대단하고, 서로를 애틋하고 뜨겁게 바라볼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과 책에서 말하듯이 모든 것을 버리고 상대를 선택할 수 있을 만큼의 행동이 동반하는 감정이 아니었던가. 근데 한편으론 어쩌면 고작 감정의 하나일 뿐이고 ‘팬지꽃의 즙’에 의해 쉽게 흔들리고야 마는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장단을 알고 있고 허상이라고 느껴지기도 하고 한여름밤의 꿈같기도 한 이 사랑을 우리는 해야만 하지 않을까?
영화 '나 홀로 집에'에서 케빈이 뉴욕을 헤맬 때 비둘기 아줌마를 만나고 둘은 우정을 쌓는다. 비둘기 아줌마는 실패했던 기억 때문에 사랑하기 두렵다고 사랑의 기회가 올 때마다 도망쳤다고 케빈에게 털어놓는다. 케빈은 말한다.
“아끼던 롤러스케이트가 있었는데, 결국 아끼다 얼마 신지 못했어요. 상처가 두려워 사랑을 피하고 마음을 닫으면 내 롤러스케이트 꼴이 돼요.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어요. 도전해 봐요 잃을 건 없어요. 실패를 두려워하면 사랑을 못해요”
사랑이 허상일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사랑을 갈구한다. 상처받을까 두려워 도망친다면, 결국 아끼다 몇 번 신지 못한 롤러스케이트처럼 내 안에 갇힌 사랑을 우린 꺼내 신지 못하게 될 것이다.
사랑은 그냥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