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 리뷰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2019)의 주인공 케이트는 노래를 하고 싶어 오디션을 보지만 매번 탈락하고 만다. 생계를 위해 산타의 크리스마스 소품 장식가게에서 일하며, 이민자 출신인 가족과 갈등에 지쳐 자신의 처지를 한탄할 뿐이다. 우연히 가게 앞에서 톰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 남자에게 이상한 끌림을 느끼면서 그를 따라 도시 곳곳을 돌아다닌다. 그러면서 그동안 보지 못하고, 외면해 왔던 것들을 마주하게 된다.
케이트는 그동안 자신의 꿈만 좇으며 주변을 돌보지 않고 살아왔다.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들, 자신을 채용하고 믿어준 산타, 그가 집을 나올 때마다 받아준 친구들. 자신의 처지만 한탄하며 모든 관계를 귀찮게만 여겼다. 그들이 자신에게 어떤 배려와 사랑을 주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살았다. 톰을 만나고 나서야, 케이트는 자신이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기 시작한다. 언니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네고, 산타의 사랑을 응원하며, 노숙인 쉼터를 돕기 위해 행동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노래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진심 어린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영화에는 이민자, 성소수자, 노숙인 등 사회의 여러 소수자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차별과 편견을 경험하지만, 오히려 서로를 돌보고 연대하며, 자선음악회를 열어 함께 세상을 살아갈 힘을 만들어 낸다. 이 영화가 말하는 희망은 어쩌면 서로를 돌보며 생겨나는 삶의 에너지에 가깝다.
이 영화가 마음에 남았던 이유는 개인적인 경험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일들이 꽉 막혀 풀리지 않는 시기가 있었고, 그때의 나는 상황과 타인들을 탓하며 더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경험을 했었다. 조금 지나서 다시 그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고 나니 막혔던 것들이 자연스레 풀리는 순간과 내면의 성장을 경험하게 되었다.
우리가 꿈을 좇고 있을 때 현실에 부딪혀 막살고 싶고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게 되는 순간이 오곤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묻는 듯하다. 혹시 너무 앞만 보느라, 위를 올려다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가족의 사랑을 외면하지 않고, 친구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며,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의 꿈은 비로소 다시 방향을 찾고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왜 제목이 라스트 크리스마스였을까, 톰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이자, 케이트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마지막 크리스마스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가 말하는 ‘라스트’는 어쩌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에 가깝다. 혹시 자신의 꿈이 막혀 방향을 못 찾고 있다고 느낀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정겨운 웸의 노래들이 당신을 반겨줄 것이다.
https://youtu.be/7SFtYd1mWgs?si=U0UK2CF-L7Swa27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