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유재석이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흔히 보여지는 성공의 방식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실 유재석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무한도전>을 좋아하고 몇 년째 반복해서 보기 때문에 항상 나한테는 그 시절 유재석이 마음에 자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는 너무 잘 나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굳이 내가 아니어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주고 좋아해 주고 있었기에, 나까지 좋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보통 좀 소외되고 안쓰러운 사람들한테 더 눈길을 주는 편이다.
최근에 여러 연예인들이 구설수에 오르고 은퇴를 하거나, 프로그램에 하차하는 일들이 있었다. 예전에 저지른 범죄가 드러나거나, 여러 프로에서 보여주는 모습과는 다르게 매니저들에게 갑질을 일삼고 불법 시술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였다. 그동안 믿어왔던 모습과 실제의 간극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유재석 역시 함께 출연하던 동료를 그런 이유로 떠나보냈다.
연예인 이미지가 무너지는 순간에도 그는 여전히 건재하다. 미디어가 급변하는 긴 시간 동안 정상을 지키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고 여전히 사생활을 자신의 이야깃거리로 이용하지 않으면서, 소외된 사람을 챙기고 기부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시대의 변화를 이겨내고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시청자를 웃게 만들겠다는 진심과 올곧음일지도 모른다.
그가 항상 이야기하던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어야 한다는 그 마음. 그 마음들을 지금 다른 연예인들은 잊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유재석이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자리를 자신이 일궈낸 성공의 증거가 아닌 단지 책임이 따르는 역할로 인식해 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본질과 목적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왔기 때문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