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비긴어게인 편 리뷰
무한도전 비긴어게인 편은 여행 예능이지만,
시간이 흐르며 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400회를 맞아 여섯 명의 멤버들이 각자 서로에 대한 퀴즈를 풀고 그 결과로 팀을 나눠 여행을 떠나게 된다. 팀 구성은 가장 서로를 잘 아는 재석, 형돈 / 가장 서로를 모르는 하하, 홍철 / 서로에 대해 관심이 없는 준하, 명수 / 이렇게 세 팀이다.
준하와 명수는 쭈꾸미낚시를 하기 위해 서천 홍원항으로 향하고, 하하와 홍철은 이태원으로 떠난다. 재석과 형돈은 고속도로에서 부산에서 강원 사이를 오가며 뚜렷한 목적지를 못 잡고 떠돌게 된다. 주어진 하루의 시간을 두 사람이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그동안 육아와 회사일로 바빴던 하하는 홍철의 추천으로 간 이태원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낸다. 홍원항으로 떠난 준하와 명수는 낚시한 쭈꾸미로 만찬을 벌인다. 재석과 형돈은 가장 먼저 출발했음에도 고속도로에서 오랜 시간 떠돌다가 결국 강원도로 떠나 자전거를 타고 잠시동안 휴식을 만끽한다.
이편이 좋았던 이유는 세 팀이 서로 다른 관계와 세월에 따른 우정의 세 가지 형태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멀어진 관계 : 하하와 홍철]
하하와 홍철은 어린 시절 죽마고우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친했지만, 하하의 결혼 이후 서로가 추구하는 것이나 삶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겼다. 그 과정에는 특별한 갈등이나 사건이 없다. 그저 각자의 삶이 그렇게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새롭게 정립되는 관계 : 명수와 준하]
명수와 준하는 프로그램에서 웃기기 위한 캐미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실제로 진짜 우정이라고 부르기엔 어색했다. 하지만 이 여행을 통해 두 사람은 중년의 우정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노래방씬이 가장 좋았는데 서로의 학창 시절, 어린 시절 즐겨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부르며 그 시절을 회상하고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는 순간으로 만들었다
[오래 지켜온 관계 : 재석과 형돈]
재석과 형돈의 관계에선 앞선 두 팀에게서 보였던 그런 불편함이나 어색함이 없다. 그 나름의 두 사람이 그동안 지내오면서 위의 네 사람의 관계와는 달리 변함없이 그 관계를 지켜왔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아마 그만큼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관계가 지금까지 그렇게 이어져 올 수 있었을까 , 두 사람은 그 긴 세월 동안 정말 많은 노력과 진심을 다해 서로의 관계를 이어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번 복습했지만 내가 위와 같은 상황들을 겪어보니 또 새롭게 보이는 부분이 있어 신기했다.
이 에피를 보며 느낀 나의 소회는 지나간 관계들은 잘 정리하고 (홍철, 하하), 새로운 관계는 새롭게 시간을 보내며 정립해 가고 (명수, 준하), 지금 잘 지켜온 관계들은 지금처럼 잘 지켜야겠다는 (재석, 형돈)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도 한때는 나와 갑자기 멀어진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자책도 했었지만, 그냥 이렇게 흘러온 거라는 걸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 싶었다. 정말 이제는 서운한 건 없다.
서로가 필요한 순간에 함께 해준 모든 이들이 각자 자리를 지키며 잘 살길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