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4

기회란?

by 뽀야아빠

기회가 갖는 의미가 경험이나 혹은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같은 기회를 보는 제가 달라진 것이겠지요. 아침에 멀 하나 읽다가 생각난 것을 담벼락에 적어봅니다.

어렸을 때는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성공의 개념은 월급이었고요. 사회가 나를 평가하는 가치가 월급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회사 욕하는 사람들도 이해가 안 갔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는 말이 있듯이 본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회사를 왜 굳이 다니는 건가라고 생각했지요. 시간이 좀 더 흐른 뒤 극히 드물지만 절을 좀 바꿀 수도 있다는 선택지를 알게 되었습니다만...


굳이 어디서든 본인 어필을 하는 사람들도 이해가 안 갔습니다. 대부분 사회에서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기도 했고요. 실제 자아와 남들이 보는 나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나와의 갭이 큰 분들이라 치부하면서 그들이 놓치고 있는 기회를 마치 나는 아는 듯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소심해서 그런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진 못했지요. ㅎㅎ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올바르게 일하면 결과가 딸려오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걸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도 했었습니다. 영업부 소속이지만 매출 외에 다른 지표가 있음을 만들고 설득하고 했네요. 결과는 운도 포함합니다. 운칠기삼이라는 말도 있으니... 결과를 보지 말고 과정에 집중하며 '길게 보면' 성과는 나온다라고 확신하고 살아왔습니다.


기회들이 여전히 앞에 있습니다.

성공해서 더 큰돈을 벌고 싶고, 나를 아는 사람, 실제 나와 남과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간극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채찍질하며 어쩔 땐 부족한 당위성을 강요해 가며 좀 벅차게 여기까지 온 듯합니다. 게다가 저보다 좀 더 젊으신 분들의 원대한 목표들 그리고 그들이 달려가는 모습에 한몇 년간 자극이 되어 더 채찍질하곤 했거든요. 한데 문득 이제 나이가 있으니 내가 살아온 것의 결과물을 보여줘야겠다는 초조함이 생겼습니다. 결과보단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남아 있는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결과를 더 보게 된 거죠. 그래서 기회들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기회들을 기회라 분류하는 제 기준이 이제 변한 듯 아니 변해야만 하는 듯합니다. 어떤 기회들은 그걸 기회로 만들기 위해 큰 힘듦이 강요되는데 이 힘듦을 감내할 수 있는가를 이제 고민하는 거죠. 예전에는 일단 받고 소위 영혼까지 갈아 넣었거든요. 심경의 변화도 한 몫했겠지만 제 주변 동료들이 이제 힘들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불가능은 아니지만 너무 힘들다...


젊었을 때는(여전히 젊다고 생각하는데...ㅠㅠ) 갈아 넣어도 되는 의지와 체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부족한 듯하네요. 그리고 갈아 넣은 것에 제 동료들이 어쩌면 제 강요에 의해 포함되어 있었다고 새삼 깨달았습니다. (미안허이) 과거를 답습하며 살 수 없습니다. 헌데 너무 과하게 미래만 보며 살 수 없는 시기가 있었네요... 어떤 방법론이 좋을지 또 고민해야겠습니다. 기회란 기회를 다 테이크하며 경우의 수를 줄일 수 있던 그날들이 갑자기 부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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