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조그마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임원의 역할론이었는데 간단히 표현하면 일을 맡겨두는 쪽 vs 실무에 개입하는 쪽 어느 쪽이 나은 임원이냐는 것이었죠. 일을 맡겨두는 쪽은 방치한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고 실무에 개입하는 쪽은 실무자들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위험이 있기는 합니다. 사실 어느 쪽이든 맞다고 보기 힘든 것이고 욕을 안 먹을 수 있는 부분도 없습니다. 반반이라는 좋은 해결책(?)이 있지만 그 자리는 결국 사람마다 다르다로 마무리되었네요.
임원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고민한 적은 당연히 있습니다. 조그마한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저도 임원이기도 하고... 솔직히 임원이 되어서 자리의 역할이나 Role을 고민한 것은 아니고 매번 승진을 하거나 조직 변경이 되거나 하면 고민을 했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듯합니다. 대리 - 과장 - 부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이야기한 듯 하지만 저는 굉장히 간단하게 구별을 했었습니다. 대리는 정보를 전부 취득하는 것이 목표이며 과장은 그 정보를 선별하는 것, 마지막으로 부장은 최종 결정권자로서 옵션 중 최종안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라고요. 임원까지 보고가 가는 것은 저 역할들이 조금씩 쉬프트 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일을 해왔습니다. 지금도 저 골자는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것 이외에도 고려할 것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리더십이라는 항목을 저 골자에 추가하면 이제 변수가 너무 많아집니다. 그걸 일일이 나열하고 그에 따른 설명을 덧붙이는 것은 머 하면 할 수 있겠지만 큰 의미가 없을 듯합니다. 그냥 경우의 수의 설명에 불과하니까요. 그래서 또 2개의 리더십으로 나누어봤습니다. 본인 조직의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 vs 본인이 판단하고 일을 나눠주는 쪽... 어떨까요? 전자가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만 전자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만 주는 것이라면? 어떤 것도 결정을 못하게 된다면? 혹은 분쟁이 있는 상황에서 한쪽 편을 들어줄 수 밖에는 없겠지만 이걸로 선택받지 않은 쪽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의외로 사람들은 단순하다고 생각합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글이라 적으면서도 망설여지지만... 들어주면 처음에는 좋다가 들어만 준다고 불평을 하게 됩니다.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박히면 들어주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이제 구성원 개인들이 다 다르게 받아들이기 시작하죠. 그래서 해결이 안 되면 이제 불만을 토로합니다. 혹은 내가 선택되지 않음에 불만을 갖게 되지요. 다 들어주는 보스... 는 소위 까기도 좋은 보스가 됩니다. 조직 구성원들이 결속력이 급속도로 약해집니다. 하지만 그 보스들은 잘 모릅니다. "난 시대가 요구하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보스, 조직원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보스"라고 생각하고 만족하고 생활을 하는 경우가 반 이상은 된다고 확신합니다. 이런 조직은 결국 회사 입장에선 독이 됩니다.(개인적으로 회사 입장이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회사는 사람이 아니고 그저 사람의 집합일 뿐인데)
자 반대쪽은 어떨까요? 이야기를 들어주던 들어주지 않던 큰 그림에선 본인이 결정한 과제를 밑으로 내리고 역할을 부여합니다. 철저하게 조직,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압박하죠. 어쩔 때는 고성이 오가기도 합니다. 좀 더 상급자의 시선으로 외부에서 이 조직을 바라보면 일사천리로 마치 한마음 한 뜻으로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조직은 성과 분배에 대해서도 그다지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압박했기에 보상을 주는 거죠. 그리고 그만큼의 퍼포먼스도 나옵니다. 하지만 숨 막힌다는 표현이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시킨 것만 하는 것을 싫어하는 창의적인 인재들이 퇴사를 하기도 합니다. "난 성과를 내는 보스고 성과를 확실히 분배하는 확실한 사람이야"라고 본인을 생각하죠.
어떨까요? 누가 나은 보스인가요? 다른 문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습니다. 좋은 인재의 기준은 우선순위를 명확히 알고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일만 하는 사람이 없는 이 시대에 난립하는 수없이 많은 문제를 어떻게 줄을 세우고 어떻게 해결할까요? 직급이 낮을 때는 우선순위가 필요 없습니다. 위에서 정해주고 그냥 빠르게 처리하면 되죠. 약간의 실수도 용납이 됩니다. 일을 잘하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빠른 일처리, 적은 실수... "오 그대는 역시 문제해결사"라는 평가를 받고 승진도 승승장구입니다. 직급이 올라가면 이제 매니징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데 여전히 잘하는 거 하고 싶고 그걸 해야 본인 만족도, 회사의 만족도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지요. 관리는 머 그냥 하면 된다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그 반대로 일하기 싫어서, 더 높은 직급에서 밑에 사람들에게 오더를 내리는 본인의 모습을 사랑해서 빠른 시기에 관리직을 하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금방 도태됩니다. 천재라던지 시류를 거스르는 정도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보여준다고 해도 상대들이 모르죠... ) 그 나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대부분 나이가 어린 경우 그 분야를 잘하는 사람을 찾습니다. 관리직은 좀 더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가죠. 이런 사회적 편견이나 관습을 극복할 수 있다면 먼저 관리자 스페셜리스트라는 것이 되도록 노력하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면 문제해결사들은 빨리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선순위가 빨리 할 수 있는 일들로 정해지죠. 그래서 엄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그래도 빨리 많은 일을 처리했다며 만족하다가 좌천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위치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달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계속 공부하고 기계적 시스템이 아닌 회사에서 구동하는 인간관계를 포함한 문화 그 자체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회사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건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계속 검토하고 바라보고 해야만 내가 어떤 역할을 부여받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거든요. 중소기업은 특히 롤을 명확히 안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그대는 매출에 집중해!!라고 하지만 매출을 나오게 하면서 여러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부장이면 이건 원래 당연히 해야 하는 거야"라고 하지 않은 아니 듣지 않은 일들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듣거나 부여받는 것 외에도 해야 할 일들이 숨겨져 있는 거죠. 그걸 모르고 하고 싶은 거, 혹은 지금까지 한 것만 하다가 "왜 내가"라는 말을 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위의 임원사례가 동떨어져 보일 수 있지만 결국 그 두 예도 하고 싶은 거 한 겁니다. 고민하지 않고 이렇게 하면 되겠지라고 자기 편한 방식으로 일을 하는 거죠. 이런 분도 있습니다. 내가 이 회사 먹여 살렸다.... 아마도 맞을 겁니다. 맞다고 하시죠. 그 먹여 살리는 동안 회사는 이미 페이백을 한 걸 겁니다. 페이백을 하지 않은 회사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내가 기대한 것과 회사가 주고자 하는 것에 갭은 항상 존재하니까요. 회사와 나의 관계는 그 해의 연봉이 결정하는 겁니다. 다음에 주겠다고 하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녹음이라도 하시던지 혹은 각서라도 쓰시던지 하지 않으면 보상받기가 어렵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머 제 기준에선 진리입니다. 그리 싫지 않다면 그래도 더 성공하고 싶으면 더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내가 잘해온 것은 앞으로도 잘해야 되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나의 성공의 열쇠라던지 나의 최고의 무기가 되지는 않을 것임은 확실합니다. 직급이 올라가면 거기에 맞는 일들이 또 있습니다. 누군가든 회사든 나에게 정확히 알려주지 않습니다. 생각 만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