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마도.. Automotive 시장에서 일하게 된 것이 2011년 즈음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기억할 것과 기억 안 해도 되는 것을 나름 구분하는 편인데요 그런 스타트 날짜는 기억할 필요 없음의 카테고리라서 격이....
참고로 전 1년에 200일 정도 출장을 다닙니다. 그래서 절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많은 편인데 뱅기 어떤 거 타는지 어떤 도시를 갔는지 머 이런 류의 것은 진짜 모릅니다. 외워본 적도 없고요. 매번 가는 호텔이라도 주소나 심지어 이름도 까묵고 특히 매일 아침 가는 헬스장마저도 있는지 없는지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식당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많이들 물어보셔서 구글에 가는 식당 정도만을 표시정도만 해두죠.
제가 Automotive를 왜 하게 되었냐는 여러 사정이 있지만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습니다. 당시 제가 담당하던 시장이 유럽 쪽이었는데 고객사 중의 하나가 Bosch였습니다. CCTV Solution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하던 곳이라 Bosch Security도 고객사였고 아마도 뉴렌베르크에 있었던 듯한데 저희 카메라 프로세서를 사용했었기 때문에 종종 가곤 했고 나름 친하기도 했었거든요. 회사 임원분 중 한 분이 얼라? 자동차에서 1차 벤더로 전 세계 1위가 Bosch니까 어차피 같은 회사일터이니 니가 담당해라.... ㅡ_ㅡ
두둥.. 머 그래서 제가 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저는 자동차에 문외한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전면허가 있지만 여전히 운전을 하지 않고 있죠. 2011년 즈음에는 혼다와 현대를 구분하지 못하는 정도였는데 자동차 시장을 하라고 한 겁니다. 알고 있는 것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상태에서 돌입..... 이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 아시는 분이 Audi Korea에 새로 온 젊은 매니저이자 차세대 임원으로 각광받는 분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당시에 제가 30대 중반이었는데 그분은 20대 후반이었거든요. 여하튼 죽이 좀 잘 맞아서 기술 이야기도 하고 저녁도 먹고 그랬습니다. 물론 제가 많이 물어보긴 했죠 그분 덕에 제가 독일 Audi 연구소에 저희 제품을 소개할 기회를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저 밖에 없어서 저 혼자 쫄래쫄래 Audi를 갔었죠. 가서 제품 소개하고 질문을 받고 했는데 뜬금없이 그분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단어를 계속 이야기하는 겁니다. 문맥상 업체명인 듯한데 왜 업체명을 이야기해 주는 거지? 내가 모르는 Tier1인가 머 이랬던 거죠. 본인들 아키텍처(구조)에는 맞지 않지만 어쩌구나 어쩌구는 괜찮을 듯하다..라고 했거든요. 그 어쩌구를 제가 아 미안한데 스펠링이 머지?라고 물어봤더니 SEAT와 SKODA라고 하더군요. 일단 알아먹은 리액션, 아... OKOK를 이야기하고 미팅을 마무리했습니다. 같이 점심 먹자고(혼자서 온 아시아의 쪼꼬마니까.. 불쌍해서인지...) 해서 알았다고 하면서 저 업체들을 검색해 보니 얼라? OEM(자동차 회사)인 겁니다. 엥? 왜 다른 자동차 회사를 알려주는 거지... 이런 게 유럽에선 아니 자동차 비즈니스에선 가능한가? 이분들이 SEAT 쪽의 구조도 설명해줬는뎅.... 여하튼 점심 식사 자리에서 슬쩍 물어봤습니다. 너희는 다른 업체 정보도 알려줄 수 있는 거니?라고 물어봤더니 질색팔색을 하는 거예요. 그건 안된다 어쩌구 저쩌구... 얼라? 이상하지만 먼가 느낌이 싸해서 ㅎㅎ 걍 물어봤어라고 말았거든요.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Seat와 Skoda는 VW그룹이고 Audi도 VW 그룹이더라고요... 덴장... 그런 것도 몰랐던 거죠. 그 뒤로 제일 먼저 한 일이 자동차 회사들 로고를 외우고 그 브랜드가 어떤 그룹인지도 외웠습니다. 전 브랜드 = 자동차 회사라고 생각해서.... 다 각자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니 VW그룹의 Audi 머 이런 거는 상상도 못 해봤습니다. 엉망진창... 요새는 더 힘들어졌죠. 중국에는 수없이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있고 이 업체들이 국영자본이나 해외의 다른 OEM들과 지분관계에 있고 브랜드로는 누구 회사인지를 예측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그래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면 예전보단 더 편하게 일할 수 있겠지요? 중국에 미팅 갈 때 지분관계부터 파악하고 갑니다. 저런 경험이 있어서 더 열심히 준비하고 가죠. 세상에 도움이 안 되는 경험은 차암 적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