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력 전체가 어떻게 되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서 Linkedin에서 체크해보니 20년이 조금 넘는 듯 합니다. 학원 강사 경력을 제외하면 저 20년 동안 해외영업을 해온 것이라 볼 수 있죠. 기술마케팅이라는 직군이든, 전략 기획이든(대기업의 전략 기획과는 다릅니다) 어차피 고객사 만나는 일이 기반이라서 영업을 안한 적은 없습니다. 지금 2025년 11월 기준으로 어제도 고객사를 만났고 1주일 전에는 유럽과 아시아 일대를 다니기도 했죠. 워낙 오래해왔고 제 주변의 인맥들이 해외영업, 혹은 엔지니어 밖에는 없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영업 관련한 이야기를 해본 적도 정리한 적도 없었습니다. 여하튼 정리하는 좋은 기회인 듯 합니다.
실제 해외영업 전체 파이프라인을 고려한다면 맨 처음에 할 일은 지리적으로 어떤 시장에 들어갈 것인가이고 그곳에서 어떻게 고객사를 발굴할 것인가가 그 후속이 됩니다. 오늘은 이부분들을 제외하고 고객을 만나면 무엇을 하는지로 시작을 할까 하네요. 고객과 약속을 정했다고 하시죠. 시간 계산을 잘해야 합니다. 늦는 건 아무리 해외라도 좋은 인상을 주기에는 어렵겠지요. 물론 나라마다 시간에 대한 개념이 다르기는 합니다. 특정 국가가 단박에 머리 속에 떠오르지만... ㅋㅋ 스킵하겠습니다.
미팅은 양사가 처음이라면 회사소개가 메인이 됩니다. 그 전에 고객사든 우리든 일종의 MC는 필요합니다. 대부분 호스트라고 볼 수 있는 고객사가 간단히, 와줘서 고맙다.. 힘들지는 않았냐 라고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면서 자기 소개 타임으로 넘어갑니다. 안타깝지만 대부분이라고 했습니다. ㅎㅎ 예외가 넘쳐나거든요. 소개 없이 바로 진행하거나 심지어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 고객사 분들도 있습니다. 속으론.. 지들이 불렀으면서...라고는 맘으로만 생각하고 바로 호스트의 역할을 우리가 수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호스트 역할을 맡으면 '간단히 자기 소개하고 저희 회사 소개로 넘어가겠습니다' 라고 하던지 혹은 미팅 전에 이미 궁금해한 부분에 대해 일말의 메일이라도 교환했다면, "간단히 자기소개 먼저 진행하겠습니다. 메일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궁금하신 부분이 이런 저런 것이 있었는데 회사 소개 후 답변 드리면서 Q&A 하시죠"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종의 레토릭으로 저희 회사 주니어분들에게는 암기하라고 하는 부분이네요.
회사 소개에 대한 부분입니다. 경력이 10년이 되어도 이걸 제대로 못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국어로도 발표 울렁증이 있으시거나 너무도 중요한 미팅이라 너무도 떨어서 발표 자체를 못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계시기는 하죠. 그래도 직접 부딪혀야 한다고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전 영어를 잘 못 합니다. 그리고 MBTI가 I가 90% 이상입니다. 그럼에도 아마 발표... 천 번은 좀 안되게 해봤을껄요? 어케든 되고 회사소개 잘못했다고 비즈니스 부러지는 것은 아니니 부딪혀보셔야 합니다. 여하튼 발표에 대해 이야기는 해보려고 합니다.
아.. 그전에 자기 소개는 영어가 능통하지 않다면 나의 이름, 직급 정도면 됩니다만.. 만약 미팅 자리에 상급자가 있을 경우 I work for him, report to him 정도로 어떤 팀/그룹에서 왔는지 알려주는 것 정도까지가 좋을 듯 합니다. 나름 자신이 있으시다면 본인 백그라운드 몇 문장 설명해주면 나쁘지 않을 겁니다. 예를 들어 이 회사에서 몇 년 째 일하고 있고 그 전 경력을 언급하고자 하시면 회사명은 필요없이 (대기업이면 대부분 자랑스럽게 회사 이름 이야기하시더군요. 물론 이건 편견이고 누구나 아는 회사 이름일 경우 이야기하는 겁니다.. ㅎㅎ) 어떤 필드에서 어떤 일을 해왔다 정도 알려주시면 됩니다. 대부분 30초에서 1분 안에 본인 소개는 끝내야 합니다.
발표로 돌아오면 무엇보다도 외워서 하지 마세요. 외우면 일단... 기억이 안날 경우(요새는 스크립트 띄우고 하는 방법이 있지만 뜬금없이 나가서 발표해야 해서 PC를 볼 수 없고 장표만 보고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거든요) 버벅이고.. 기억한답시고 갑자기 말을 멈추고... 어케어케 한다고 해도 외운 것에 집중 하느라 고객들의 피드백을 보기가 어렵게 됩니다. 외운 거 하느라고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는 거죠. 발표하면서(연차가 부족하면 같이 간 상급자나 혹은 파트너가 해야 할 일이 됩니다) 고객들이 어떤 부분에서 받아 적는지, 어떤 부분에서 질문을 하는지, 혹은 조는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조는 넘들 이름부터 직급 다 확인해서 그 미팅에서 필요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졸음 정도는 무시해도 되지만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라고 판단이 되면 눈치 껏 그 분 쪽을 보고 계속 이야기하고 답변하고 해야 합니다. 또.. 긴장해서 너무 빨리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ㅋㅋ 듣는 분들도 버거워하시니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회사 소개 시에 "이게 좀 긴데 최대한 Short 버전으로 해볼께요" 라던지,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언제든 이야기하세요" 라고 말씀 하시는 것은 경직된 미팅 초반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엔지니어 혹은 매니저가 미팅에 있다면, 그리고 최상위 랭크의 비즈니스 미팅이 아니라면 통역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죄송하지만 중간 중간에 이분들께 간단히 통역을 할께요" 정도면 충분합니다.(그래도 빈도가 너무 과하면 미팅 흐름이 깨지니까 이걸 잘 조율하는 것도 능력에 속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일반적인 미팅이 아닌 결정권자들이 즐비한 미팅이라면 그 결정권자에게 집중하고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주변 분들께 통역을 해주시면 됩니다. 적다보니 경우의 수가 넘 많네요.
마지막으로 미팅이 끝날 때 즈음에는 호스트가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만약 호스트가 안한다면, 혹은 호스트가 본인이라면 미팅에서 나온 액션아이템들(답이나 행동을 해야 하는 것들을 의미)을 정리하고 고객사에게 맞는지 물어보셔야 합니다. 혹시 빠진 것이 있는지 다시 묻고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걸 기반으로 다음의 소통을 시작하는 거거든요. 참고로 미팅이 잘되어서 앞으로도 그들이 반드시 메일에 답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큰 상처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ㅠ_ㅠ 미팅 하고 소위 쌩까는 경우도 많아요. 일반 회사/기술 소개 정도의 미팅 이후라면 더더욱 그렇거든요. 아! 이분들이 우리에게 관심이 없구나라고 빨리 판단하시는 것도 잘못된 겁니다.
Follow-up관련으로 한 마디만 덧 붙이면 메일을 보내보고 답이 없으면 특정 기간 후에(전 1주일입니다) Reminder 메일을 던져봅니다. 그래도 답이 없다면 포기하는 것이 나을 수 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를 뚫어야 하는 경우, 일단 별도 섹션에 정리해둡니다. 그리고 1달 정도 후에 다시 그 지역을 방문할 기회가 생기면 혹은 그 업체만을 위해 다시 가는 미팅이지만 '나 그 주에 미팅 가는데 너 다시 시간되니' 정도를 이야기해서 한 번 더 만남을 조율하면 됩니다. 만날 때는 이전 미팅에서 언급되었던 액션아이템이 완료되었다는 결과 아니면 '니가 관심이 있어한 특정 기술의 차기 기술을 우리가 하려고 하는데 어때' 라던지 아니면 '우리 로드맵(앞으로 개발할 기술들의 나열) 업데이트 작업하는데 니 의견이 필요해' 라던지로 그들이 쌩깐 거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아무렇지도 않게(무심히 툭...이라는 단어를 쓰더군요.. 요즘은) 메일을 보내면서 관계를 빌드하시면 됩니다. 라포라고도 하죠..
실제 해외 영업의 힘든 것은.. 미팅 자체가 아닙니다. 관계 빌딩도 아닙니다. ㅋㅋ 우스개 소리일 수도 있지만 시차죠. 전 퇴근해서 술퍼마시는데 그들은 이제 출근... 요샌 메신저도 있어서 정말 중요한 메일이나 메세지가 만취일 때 날라오기도 합니다. 피곤...하기는 해요. ㅎㅎ 다음 꼭지에선 몇몇 에피소드 나열 좀 해보겠습니다. 비매너 위주로 적으려고 보니 대부분 비매너 계열이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