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에 대하여 3

by 뽀야아빠

중소기업을 다니는 분들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글을 익명 게시판에 올립니다. 분명 힘드실 겁니다. 시간이 날 때 종종 읽어보곤 하는데(몇몇 플랫폼에서 피드 맨 위에 올려놓으니 어쩔 수 없이 클릭하는 경우가 태반...) 덧글을 달까 하다가 에이 괜스레 오지랖이야 라며 접곤 했습니다. 중기 관련 신세 한탄글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글이 "그래서 대기업을 가야 합니다"류의 글들입니다. 자랑 아닌 자랑이라고 하면서, (그 기업을 다니는 본인을 자랑하는 글이죠 모) 좋은 복지와 시스템 등을 이야기해서 상대적 박탈감을 더 느끼게 하죠. 대기업을 다녀보지 못했으니 그들의 말 중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진짜인지도 알지 못합니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 되기도 하고요.

작은 중소기업을 다니지만 나름 세계적인 기업들과 일하고 있어서 실상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월급도 알고 그들의 다른 의미에서의 힘듦도 알고... 그러다 보니 힘듦이란 결국 나에게 국한된 이야기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내가 돈이 없으면 돈이 나보다 많은 사람을 보며 힘들어하지만 나의 상사가 소위 쓰레기라면 내가 대기업이든 소기업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하루하루가 지옥인데... 중소기업을 다니다가 대기업 가면 모든 것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시겠죠? 과도하게 서론이 길었습니다. ㅋㅋ 이게 서론입니다.


처한 환경을 긍정적으로 보는 방법이 필요할 듯합니다. 중소기업을 다니면서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나라는 사람의 정의를 환경에 국한시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기업은 혼자서는 이익을 낼 수가 없습니다. 서플라이체인이나 에코 시스템 내에서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요. 다니고 있는 기업 주변의 기업을 보세요. 아주 큰 회사도 있고 나의 회사보다 조금 큰 기업이나 더 작은 기업들도 있습니다. 땅따먹기 하듯이 한 업체, 두 업체로 이직하라는 것은 아닙니다만 조금 더 큰 기업, 조금 더 나은 기업으로의 이직을 항상 고민하셔야 합니다. 현재 다니고 있는 기업이 작지만 커질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셔야 하고요. 그래서 매번, 어쩌면 매 해 내가 발전하고 있는지 나아지고 있는지를 고민해 보세요. 그리고 다음의 목표, 목적지를 설정해 보시죠. 다음 목표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필요할 겁니다. 지난 꼭지에서도 이야기했던 일 잘하는 사람 +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바로 나를 그곳으로 데려다주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소위 이야기하는 백이나 머 이런 거는 생략...ㅎㅎ)


슬픈 이야기 하나만 더 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내가 왜 중소기업에 있을까요? 돌이켜보면 인생에 후회되는 지점이 있을 겁니다. 중고등학교 때 공부를 안 했던, 혹은 집안 사정이 있었던 그 과정의 결과가 현재의 바로 나입니다. 10년 뒤에도 어쩌면 오늘 바로 이 하루를 후회할 수 있습니다. 매일의 작은 선택이 모여 인생을 만든다고 합니다. 지나간 일에 대한 리뷰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 보단 전 그 시간에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탓하거나 주변을 탓하기 전에 주변을 기회로 바라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 사람이 되려면 이러저러한 것이 필요해 정도는 하루라도 젊을 때 생각해 두시는 것이 어떨까요? 오늘이 내 남은 인생에서 내가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합니다. 맞더라고요. 연봉이야기도 많이 나오던데... 나의 연봉은 나의 가치를 대변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바라보는 나의 가치가 바로 그 연봉입니다. 연봉이 작다면, 내가 더 나은 사람임을 증명하셔야 합니다. 그 조직이 나를 인정하지 않으면 나를 인정하는 조직으로 가셔야 하는 거고요. 그러기 위해선, 다시... 주변 모두를 탓이 아닌 기회로 보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듯합니다.


제 첫 사회에서의 직업은 학원 강사였습니다. 두 번째 직장은 5명이 일하는 무역상사였고요. 3번째 직장은 30~40명이 일하는 벤처였습니다. 지금은 200명, 관계사까지 합치면 근 400명이 일하는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2번째 직장을 다닐 때 자격지심이 참 심했습니다. 친구들이 다 대기업 다니고 왜인지 다들 잘 나보이고(지금 생각해 보면 잘난 건 없었던 걸로...ㅎㅎ 미안하다 친구들아) 전 너무도 작은 기업에서 러닝셔츠 차림으로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 쐬면서 일 같지도 않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느 순간 "점프"(이직)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계획을 세워서 제가 잘하는 긴 호흡(?)으로 지금까지 회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아쉬운 것은 더 이상 투자할 젊음,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는 겁니다. 긴 호흡이 이제 안되는 거죠... ㅎㅎ 그래도 여전히 희망, 미래 머 이런 거를 좋아합니다. 슬슬 인생의 2막도 준비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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