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업에 대하여 4

by 뽀야아빠

감기에 좀 걸려서.. 오늘은 업데이트가 좀 늦었습니다. 브런치 오래하신 작가분들은 정말 대단하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머리 속에 생각이 많아서(많은 줄 알았죠...) 풀어나가면 일주일에 한 번 글을 적는 정도는 문제가 없을 줄 알았거든요. 헌데 이게 참... 쉽지가 않습니다. 생각한 것을 글로 바꿔보면 별다른 내용이 없다고 느껴지는 경우도 많고 이야기 자체가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예전 경험으로 이렇게 주기적인 글을 올리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낀 한 주였습니다.


오늘은 용어와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해외 영업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일단 제목은 해외영업이라고 적었습니다. 해외 비즈니스하면서 얻은 경험이라서요.

우선 용어의 차이입니다. 저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와 업계가 사용하는 용어, 그리고 영어로 되어 있는 듯 하지만 콩글리쉬이거나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걸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미팅 진행이 어려울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WDR과 HDR이 있습니다. 실제 용어자체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Wide Dynamic Range든 High Dynamic Range든 의미하는 바는 같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경우에는 다들 알아먹습니다.. ㅎㅎ 헌데 WDR과 HDR이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요구받았다고 해보죠. 설명을 하더라도 쓰잘데기가 없는 설명에 한정된 미팅 시간을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Edge와 Cloud 이야기와 같은 그래도 좀 요새의 이야기를 해보면, 원래 Edge Device란 Cloud가 아닌 단말 상태의 제품을 의미합니다. 즉 일반적으로 보면 자동차 역시 Cloud가 아닌 단말임으로 Edge가 되거든요. 하지만 자동차에선 Edge라고 하면 Center가 아닌 곳에서 계산, Computing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카메라에서 특정 연산이 일어나면 Edge computing이라고 하거든요. 어떤 용어가 쓰일지 당연히 미팅 전에는 완전히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추천드리는 것은, 설명해야 하는 부분을 용어에 얽매이지 말고 먼저 설명을 연습하는 방법입니다. 통역할 때는 특정 용어가 적당하지 않을 때 패러프레이징이라는 것을 사용하는 것처럼 용어를 풀어서 설명하는 것을 연습하고 버릇을 들이면 용어의 얼개를 벗어날 수 있거든요.

Edge에서 처리하는 Edge Processor입니다 보다는 카메라단에 Computing block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Dynamic range란 이미지 센서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보이는 영역"을 의미하니 High든 Wide든을 쓰지 않고 Dynamic range를 올려준다라고 설명하면 됩니다. 특히 엔지니어들의 경우(적당한 예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만) 본인들끼리 사용하는 일종의 속어인데 영어로 되어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게 머냐고 물어보면 엔지니어들은 다 아니까 그냥 그대로 말하면 돼..라고 하죠. 가서 써보면 먼지 모릅니다... 한국 엔지니어들만 아나 보죠.. 이런 콩글리쉬들이 정말 즐비합니다. 저희 초기 DataSheet에도 저런 용어들이 바글바글해서 일일이 어떤 기능인지 물어보고 패러프레이징해서 정리한 경우가 있었죠. 정말 무책임이.... 아휴... 지금이야 다 지난 길이죠모..

별거 아닌 에피소드로 Gain 사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카메라에서 게인은 밝기 조절이라고 보면 되는데 이게 이미지센서에 있는 것은 아날로그 게인이라고 하고 뒤의 프로세서에서 하는 것은 디지털게인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런 것을 잘 모르는 시절에 미팅을 갔다가 "게인이 고정되어 있어 더 이상의 밝기 조절은 불가"라고 저희 엔지니어분이 말씀 주신 걸 그대로 통역했죠. 그랬더니 고객사에서 게인 조절을 못해?라고 물어보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는데 못한다는 것이 답변이었죠. 결과를 봤을 때 비즈니스는 부러졌습니다. 알고 보니 이미지센서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센서 업체가 게인을 고정해 놓은 것이고 이렇게 게인이 고정되면 우리 쪽 디지털 게인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노이즈가 많아진다 가 핵심인데 그냥 안된다..라고 이야기한 거죠... 센서 문제를 저희가 온몸으로 받아들인 겁니다.. 하하... 이런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


이해관계자 이야기도 좀 해야겠습니다. 쉬운 것부터 이야기드리면, 미팅 내에 이해관계자들이 있습니다. 이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라고 해보죠. 우선 저희 쪽은 명확하겠죠? 담당인 저와 기술 서포트를 위한 엔지니어가 대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여기에 대리점이 있을 수 있고, 지사에서 나오신 분들도 있을 수 있고 넓게 보면 3 party meeting이라고 해서 협력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R&R을 확정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단가의 경우 지사나 대리점이 핸들링하게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본사에서 모든 지역의 단가를 직접 핸들링하고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리점이나 지사가 이미 지역 내에 단가를 오퍼 한 경우가 대부분일 테니까 어설프게 가서 본사 기준(?) 단가를 제시하면 대리점과 지사사람들을 난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협력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협력사를 그냥 세워두는 업체들을 많이 봤는데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이고 협력이 머... 돈이나 시장포지션으로 명확하게 얽혀 있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빈정상하면 그대로 깨질 수 있어요. 협력사 관련 내용에 끼어들지 않도록도 조심해야 합니다. 길게 적었지만 R&R을 최대한 명확하게, 그게 안된다면 가두리 양식장처럼 어디까지는 우리가, 어디까지는 상대가 하도록 블록은 만들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객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희가 대기업을 파트너로 해서 자동차 회사(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 중 하나)와 미팅을 주선했는데 이 대기업분이 고객사의 특정 엔지니어와 말다툼을 시작했습니다. 얼핏 보면 그 자동차 쪽 엔지니어분이 좀 매너가 없다고도 볼 수 있었거든요. 우리나라 대기업 분도 대기업 분이라 참지 않은 거죠 모... (바부들... 비즈니스인데...) 먼가 이상해서 바로 명함을 확인했더니 어떤 S/W 개발 엔지니어더라고요. 내용인즉슨 저희와 그 대기업의 솔루션으로(기술은 저희가 가지고 있는 겁니다..ㅎㅎ 대기업은 제조 쪽만 담당...ㅎㅎ) 그 엔지니어분이 개발한 S/W를 대체하는 미팅이라 그 엔지니어분의 맘이 좋지 않았던 겁니다. 에휴... 미팅 중간에 명함확인하고 눈치채서 그 대기업분에게 잘 설명하고 좋게 좋게 가자고 했는데 그분도 그리 비즈니스매너 아니 매너 자체가 좋은 분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망했습니다.. ㅎㅎ


정리하면, 용어에 함몰되어선 안됩니다. 용어를 풀어서 설명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미팅 때 이해관계자들의 R&R을 최대한 정리하고 들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고객사들과의 미팅에서 제1번으로 확인할 것은 명함에 적혀있는 Role입니다. 자기소개를 하도록 유도하시는 것이 좋은데 자기소개 시에 자기의 역할과 경험을 이야기하니 명함이 없더라도 잘 적어두고 그에 맞춰 대응을 하셔야 합니다. 전 이걸 근 20년을 하고 있어서 미팅 때 조는지, 멀 받아 적는지도 기계적으로 체크하고 있거든요. 들어와서 메신저 하면서 히죽거리고 머 이런 아이들은 어차피 도태될 겁니다.. ㅎㅎ


P.S. 자동차 쪽 한정일 수도 있습니다만 고객사 쪽에서 컨설턴트를 데리고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컨설턴트들의 역할이 먼지도 중요한데 이 분들은 지식을 파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 꼭 미팅 전에 명함을 확인하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식파시는 분들은 고객사 앞에서도 지식이 많음을 증명하셔야 하기 때문에... 그분들과 논쟁을 벌이시면 실제 이긴다고 하더라도 여러분 혹은 여러분의 회사에 앙심을 품게 됩니다. 네트워크 + 지식이 컨설팅의 본질이기 때문에 나쁘게 보여서 좋을 게 없네요. Business development라고 BD 담당의 컨설팅이라면 MC 욕구가 크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거 빼앗기면 또 난리난리 치죠.. 저희도 컨설팅을 쓰지만 이 자동차 바닥에선 컨설턴트들이 힘이 좀 쎄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는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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