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영업인의 자세

영업인의 자세일 수도

by 뽀야아빠

커리어 빌드업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어떤 어떤 기술을 익혀라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입사한 분들께 신입사원 OJT를 하는데 영업마케팅 부분을 포함하여 제가 맡고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딱히 전문적인 지식 전달은 아니라서.... 저희 부서원들은 정신교육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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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하는 질문 중에 하나가(거의 애드리브 수준으로 진행해서 저 질문을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습니다) 돈을 버는 일에 있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입니다. 답변은 각양각색입니다. 자기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하는 이도 있고, 교과서적으로 제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고... 다 필요 없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 질문은 당연히 답은 없습니다. 단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인지하기를 바라는 맘 정도입니다.

커리어는 경력을 의미합니다. 경력을 빌드업한다는 이야기는 경력을 계속 유효하게 유지한다고 볼 수 있고 혹은 경력을 업그레이드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경력을 만드는 방법 역시 크게 두 가지입니다. 영업 경력과 마케팅 경력, 혹은 재무회계 경력 등과 같이 수평적으로 다양하게 많은 경력을 갖는 방법과 한 두 분야에서 장인 수준의 능력을 계속 갖춰가는 수직 구조로의 업그레이드가 존재할 듯하네요.

이 전 꼭지에서 Generalist와 Specialist의 이야기를 했었는데 유사합니다. 수평적으로 경력을 늘리면 제네럴 쪽에 가까워지는 것이고 수직을 택한다면 스페셜 쪽이 된다고 이해하시면 될 듯하네요. 저는 얼마 전까진 확실히 스페셜리스트였습니다. 작은 기업이지만 영업/마케팅 쪽을 줄곧 해왔고 작지만 성과도 만들어서 순조롭게 승진도 한 경우였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제네럴 쪽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데 중소업체의 특성 중 하나지만 저에게 영업/마케팅 외의 일을 맡기는 경우도 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경력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해보겠습니다.

중소업체에 들어오신 분들은 대부분 조급합니다. 어쩌면 회사도 조급할 수도 있고요.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당장 실전 투입이 되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는 회사에 맞춰야 합니다. 회사에서 돈을 주니까요.

또다시 별개의 이야기를 하나 할까 합니다.. 의식의 흐름으로 글을 쓰다 보니 항상 이렇게 되네요.. 그 돈이 얼마이든 회사가 우리를 바라보는 가치가 그 정도임을 항상 기억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가치를 올리는 것이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점이겠지만 회사 내를 돌아보세요. 당신이 받고 싶어 하는 가치를 받고 있는 사람이 몇 살이고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인지를 꼭 살펴보셔야 합니다. 나는 1억을 받고 싶은데, 회사에서 1억을 받는 사람이 사장 한 명이라면... 사장이 되어야 하는 거죠. 그 기업에서는 당신이 받고 싶어 하는 금액을 당분간은 못 줄 겁니다. 회사가 커지고 1억을 받는 사람이 늘어야 당신에게 기회가 올 수 있고, 혹은 사장을 제외한 첫 번째 1억을 받는 직원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첫 번째를 할 수 있는지도 한 번 생각해보세요. 우리의 능력은 아마도 될 겁니다. 회사는 작은 사회라서 처음 소위 치고 나가는 사람을 다들 손뼉 치며 응원하지는 않거든요. 마찬가지로 답은 없습니다. 그저 이런 부분을 생각해보고 일에 임하는 것과 그저 흘러가는 데로 하루하루 지내는 것은 큰 차이로 나타나게 되거든요.

또 말이 새 버렸습니다. 조급함에 대한 이야기였죠. 당장의 결과는 실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2-3년 경력을 가지신 분들의 화려한 이력서를 보면 실소가 나오는 경우가 태반인데요... 경력 2-3년 정도가 100억 매출을 했다... 회사의 시스템을 바꿔냈다...라고 적혀있는데... 누가 그렇게 가르치는지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대부분 어떤 프로젝트에 참가한 인원 중 하나 일 것이고... 가급적 저는 그 프로젝트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무엇을 했는지 상세히 적혀 있는 이력서를 선호하기는 합니다.

여하튼 입사한 후에도 빠른 실적을 내야 한다는 것에 집착하다 보면 그 회사에서만 유효한 경험, 어쩌면 그 직급에 맞는 경험만 늘게 됩니다.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정을 중요시하는 것이 더욱 낫습니다. 당장은 실적이 최고는 아니더라도(크게 실수 안 하면 중소업체라도 머라고 안 합니다) 그 일이 어떤 의미인지 내가 무엇을 힘들어했고 매 순간 나의 상급자나 결정권자들이 어떤 판단을 하는지를 지켜보고 경험화 시키는 것이 훨씬 더 값집니다.

초기에 도움이 되었던 일 중 하나는 A라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어떻게 흘러가는지, B라는 판단을 결정권자가 내렸는데, 나라면 어떨지 생각해보고 메모해둔 후에 결과가 나오면 내가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체크해보는 거였습니다. 간접경험 임지만 실제 프로젝트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으니 전 엄청 흥미진진하다고 느꼈거든요.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과 중소에서 일하는 것의 차이는 이런 부분입니다.

화살표를 만든다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대기업 역시 화살표를 만들지만 외곽선을 그리는 일만 보더라도 누가 그렸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미 그려져 있지요.... ㅎㅎ 이제 화살표 내부를 색으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아마도 한 점을 담당하시게 될 겁니다. 화살표인지 알면 좋고 몰라도 일단 점은 채우실 수 있을 겁니다. 이 화살표가 움직입니다. 못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한데 화살표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하고 점을 잘 채웠다고 포상도 줍니다.

극단적이겠지만 점 채우기 스페셜리스트가 돼가고 계십니다.

같은 일을 중소기업에서 하면 어떨까요? 먼저 좋은 부분만 보겠습니다.

화살표 전체가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화살표의 모양을 그려보라고 하기도 합니다. 화살표 전체가 보이고 연차가 부족하더라도 점이 아닌 선을 그리라고 요청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점을 찍으라는 오더를 받는 경우에도 화살표를 맘만 먹으면 볼 수도 있고 왜 이렇게 되었는지 조금만 알아보면 연차가 부족하더라도 정보는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를 다니다가 대기업으로 이직한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과 퇴직 전 식사라도 한 끼 하면 "뱀의 머리가 되느니 용의 꼬리가 되겠다"라는 출사표를 던지고 이직을 하더라고요.

물론 만족하고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몇몇은 돌아오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성향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용의 꼬리는 좋은데,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겠어, 꼬리가 앞으로 가려고 너무 흔들려서 그 점이 맞게 찍히지 않고 계속 점만 다른 곳에 찍는 느낌이야라고 이야기한 친구도 있네요.

중기업의 같은 경우에 나쁜 점은 무엇일까요? 생각보다 연차도 부족하고 내 전문도 아닐 수도 있는 일에 투입되는 일이 꽤 있다는 점입니다. 인원이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일단 투입시키고 보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정말 별로인 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현장에서 배워라..... ㅡ_ㅡ;; 멀 배웠어야 현장에서 배우죠... 어느 정도는 교육을 받아야 현장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배운 만큼,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그래서 멀 배운 것 같지도 않은데 시간은 흘러가고 이도 저도 아닌 경력만 쌓이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대기업에서는 머라도 스페셜리스트가 돼가는 느낌이 있고 페이도 받으니 만족도에서 큰 차이가 나게 되는 계기도 이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할 것인지의 목표가 뚜렷해야만 중기업에서의 경험들을 경력으로 만들어낼 수 있고 이 경력을 지속적으로 빌드업할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들을 제외하고 중기업에서 대기업으로의 이직은 무조건 훌륭한 경력을 증명까지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에 속하는 회사들의 면접을 많이 봤었는데... (결과는 10에 9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적어놓은 경력을 어떻게든 면접 상황에서 증명해야 합니다. 그걸 하려면 제대로 된 경험을 하는 것이 전제가 되거든요.

좀 두서없었는데,

중기업은 기본적으로 인력이 부족하고 시스템이 충분히 좋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것저것 잘하는 인원, 멀티플레이어를 선호합니다. 멀티플레이어가 말이 좋아 멀티플레이 어지 자칫 잘못하면, 이도 저도 아닌 그저 그 회사에서만 선호하는 경력만 만들게 되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 일을 한다는 것에서도 기회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게 기횐지(내 경력에 보탬이 될지) 아닌지(회사의 녹을 받는 사람으로서 그저 해야만 하는 일인지)를 판단하려면 내 경력의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기회 분별력이 커리어 빌드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마지막으로, 제가 중소기업을 다녀서 남들이 가지지 못하는 경력을 가진 것을 좀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전 지금 와서야 별거 아녔구나라고 생각하지만 단 한 번도 제 경력의 핵심인 영업/마케팅 분야에 관해 회사에서 멀 가르쳐 준 적이 없었습니다. 기술 관련은 멘토분들이 많지만 영업/마케팅은 다 각자 일들이 많으셔서 설명을 해주시거나 교육을 해주신 분들은 없었거든요.

그리고 이상하게 저는 항상 신사업 파트에 고용이 되었습니다. ㅎㅎ 즉 멘땅에 헤딩이었거든요.

그래서 아무것도 없을 때 초기 정보를 구하고 어떻게 이 시장을 공략/포기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있습니다. 정말 별거 아닌데... 이 방법이 맞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만 이 방법을 수행하면서 들어오는 정보들을 분석하면서 방향성을 제고하고 목표까지 달성하는 것은 나름 자신 있네요.

이게 범용적으로 나쁘지 않은지는... 컨설팅 부업을 하면서 조금 느낄 수 있었는데 결과가 나름 잘 나오더군요... ㅎㅎ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기업이 좋았던 것은(여전히 탈출을 꿈꾸지만요...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겠네요) 내가 공부한 지식이 어떻게 쓰이는지 그 결과까지 현장에서 검증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만큼의 유연성이 회사에 있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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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모티콘처럼 피 빨려서 힘들 수 있지만 미션 달성형 인간인 저는 만족도가 낮지는 않아 왔습니다.

아직도 할 일이 태산이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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