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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지 Nov 03. 2019

동료와 함께 일하는 방법

제품 제작 부서 내 협업 이야기

올해 4월 즈음부터 기존 사업부서에서 일하는 자리를 옮겨 제품제작 조직의 직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30여명의 사내 직원들과 때로는 얇게 때로는 깊이 있게 관계를 형성하며 제법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나에 경우에는 사업부서에서 일시적으로 이 조직 내에서 함께 일해야했기 때문에 상당 부분을 기존 조직의 주요 동료들에게 의지하며 일하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해야 했다. 프로덕트 제작을 시작하여 반년여간 완성 단계까지 느낀, 협업에 대한 단상을 적어본다.


1. 일하는 방식을 맞추기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서 나 포함 기획자 2명이서 수십여명의 제품 개발 인원과 함께 프론트 앱 2개와 백엔드 서버, 관리하는 관제 시스템을 한꺼번에 구축해야 했다. 즉, 일의 범위는 넓고 챙겨야 할 이슈들이 많은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나는사업부서에서 일해왔기에 일하는 방식이 조금은 달랐는데 예를 들어 사업팀에서는 순간순간의 이슈와 결정사항들을 빠르게 공유하고 결정하고 논의하던 방식이었다. 그러나 복잡하고 정교하게 제품을 제작해야하는 제품 제작 조직은 다르게 일해야 했다. 이슈와 상황을 파악하고 이 진행 과정을 면밀히 기록하여 추후 진행 사항을 확인하는 정교하고 세밀한 방식이 필요했다. 또, 수십여명의 제작 인워들의 업무 범위는 다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나에 경우 매일 아침 진행하는 스크럼 회의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는데, 진행되는 사안들을 확인하고 기획자가 챙겨야 할 일을 캐치하거나 누가 현재 어떤 일감을 다루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가급적 스크럼을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내 일 이외의 다른 이들의 일에 관심 갖는건 참 어렵고 실제로 어렵기도 했다. 제작을 완성하는 시점에서 느끼는 아쉬움 중 하나)


2. 일처리는 확실하게

스타트업은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 사람과 사람간의 일하는 규칙과 서로 협의된 커뮤니케이션 방식 정도를 제외하면 시스템이 현재 상황을 체크하거나 리포트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동료간에 신뢰를 갖고 일하는 모습은 중요하면서 동시에 일의 완료 여부를 크로스체크 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함께 일하는 사람의 일처리 방식이나 완성도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신뢰한다고 일이 잘 진행된다거나 내가 원하는 형태로 제품이 제작될거라고 혼자 생각하면 정말 크게 뒷통수를 맞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를 커뮤니케이션할 때 명확하게 하고 서로간의 협의된 용어를 사용하는게 좋다. 정의되지 않은 용어는 책임을 가리거나 질 수 없다.


3. 동료 활용하기

직급을 떠나 스타트업에서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요 멤버가 있다. 그런 이들은 개발이나 디자이너 등 각자의 역할이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기도 한다. 이들을 잘 파악하고 활용하는게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 내가 낯선 업무를 진행하려 할 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 특히 기획자가 이러한 주요 멤버들보다 시스템의 로직이나 제작 현황 등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들보다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에 내 부족함을 알고 가급적 이들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에는 꼭 정해진 채널만을 고집하기보단 가까운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는 얼굴보고 의견을 건내보는 것도 좋다. 사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정해진 채널이 아니기 때문에 조직에 따라서 거부감을 나타낼 수도 있다. 그러나 얼굴을 마주하는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로 오고가는 방식보다 더 깊이 있게 일을 같이 바라보고 함께 진행하는 효과가 있다. 옆자리나 뒷자리, 또는 물 마시러 가는 길목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위치해 있는게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가장 쉬운면서 확실한 방법이다.


다만, 이런 논의는 단순 이슈 처리나 하나의 요청건보단 장기적인 고민과 검토가 필요한 일들을 자리에서 얘기를 꺼내보고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게끔 유도하는게 바람직하다.


4. 가장 중요한 것, 동료 존중하기

스타트업에서는 내 일이라고 정해진 것보다 아닌 일들을 해결해야할 경우가 많다. 포지션이나 조직을 넘어서 이러한 일까지 도맡아서 한다는건 스타트업에서 일을 시작하며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으나, 일이 몰아치는 업무 상황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럴 때 가장 좋은건 이런 논의를 함께하는 이의 책임 의식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다. 함께 얘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에서 동료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문제해결에 대한 동기부여도 만들어진다.



얘기를 마무리하면, 스타트업에서 한 사람 한 사람간의 관계가 일하는데 영향이 크다. 결국에는 일을 만들고 읶끌어가는건 사람이기 때문에 이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고 내가 상대방을 신뢰하고 있음을 느끼게 만드는게 참 중요하다. 신뢰가 없으면 팀워크가 깨지고 협업이 아닌 일방적인 요청과 일방적인 처리가 된다. 스타트업의 조직이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장점인 팀워크와 동기부여를 살리지 못한다면, 분명 완성된 제품의 완성도는 떨어질 것이고 완성된 제품은 고객의 니즈와 괴리감이 있는 형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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