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스터, 한강 작가의 책을 읽다
작년 말부터 내게 시작된 일들.
올 여름까지 개인사에다 직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작년 말부터 이직을 두번 해야해서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돌아보면 면접 과정에서도 나는 상황을 무리하게 몰아 붙였다.
내가 그만큼 예민하고 감정적으로 안정되지 못했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잘 버텼다.
마음도 몸도 지쳐있다는 말이 딱 지금에 맞지 않을까.
시간이 좀 지나야했고 그래서 나를 집중하게 하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억지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여건은 아니였던지라.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독서에 집중했다.
여름 무렵부터 폴 오스터의 책을 7권 정도 읽었다.
오스터 작가가 올해 작고해서 처음 손에 잡은 것도 있고,
원래부터 좋아하기도 했었기에.
[4321]이 네 편으로 이루어진 분량이니 한 권씩 나눠서 세면 11권 쯤 될 것 같다.
중고생 때 이후로 가장 열심히 책을 읽었나보다.
[4321]은 다시 읽고 싶은게 생각없이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는 병렬 형식으로 읽었더니
정작 각 장 마다의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어지는 장을 순서대로 읽는게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1장 이야기는 1장부터 쭈욱 읽고, 다시 2장부터 쭈욱 읽고.. 이런 식으로 4장까지 읽는 방식 말이다.
작가가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아침 일찍 교보문고에 들러 한강 작가의 책 두 권을 샀다.
교보문고 오픈런은 처음 해봤는데 오늘까지도 책을 구입하러 꽤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를 집어들고 값을 치렀다.
경영이나 자기계발 서적은 종종 읽어왔지만,
정말 오랜만에 읽는 한국 작가의 소설이다.
그래서 문장 하나 하나를 깊이 있게 읽어본 지가 오래되서 집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했다.
그동안 나는 책을 읽을 때 잘 안읽히는 부분은 무리해서 읽지 않았다.
문장 하나에 얽매이기보다 집중할 수 있는 만큼만 보면서 책을 완독하는 것을 좀 더 목표로 삼았기에.
그래서인지 문장 하나 하나를 곱씹는 재미는 잃었나보다.
지금은 한강 작가의 소설을 천천히 문장 하나 하나 음미해보려 한다.
그리고 과거 들었던 음악가들을 다시 찾아 듣고 있다.
2007년 무렵에 홍대에서 봤던 음악가들,
그리고 여전히 활동을 하는 음악가들이 너무 반가웠다.
시와 - 봄을 만든다
이아립 - 시 헤는 밤
ichiko aoba - いきのこり●ぼく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