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일차 - 북경하면? 오리!! 베이징 덕!

by 공중정원

아, 쉽지 않았다. 여행 시작도 전 한 시간이나 비행기 안에서 연착이 발생했다. 점심에 출발해서 현지 도착하면 3시 즈음을 예상, 이른 저녁을 먹고 그 후 24시간 딤섬집에서 야식을 먹으려고 했는데, 한 시간의 연착이 이루어낸 연쇄적인 지연은 결국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우리를 죄여왔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시각이 오후 2시 30분이고, 시내에 도착하면 오후 3시 30분이겠다고 생각한 예측이 ‘한 시간의 지연’으로 인해 차례대로 밀려 버렸다. 더군다나 늦은 도착으로 인해 베이징 시내로 이동하는 택시는 교통 정체에 갇혀버렸고, 그 결과 우리가 숙소에 도착해 체크인까지 마친 시간은 오후 다섯 시 삼십 분. 아, 한 끼는 날렸다고 생각했으나 어떻게 생각해보면 배고프지도 않은데 이른 저녁먹고 굳이 야식까지 먹어야 하는 일정보다는 오히려 시간적인 여유로움이 생기니 속상했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짐을 풀자마자 다시 숙소 로비로 내려와 알리페이를 이용, 택시를 불렀다. 바로 달려간 곳은 바로 베이징 덕을 파는 곳. 전문대가(前门大街)에 위치한 전취덕 본점(全聚德 前门店, 취엔지더)이었다.


□ 150년 전통의 북경오리 맛집(?) - 전취덕 전문대가점(全聚德 前门店)

- 차이니즈봉봉클럽 북경편 제 8화 - 바삭 바삭 사르르르 편(차이니즈 봉봉클럽 북경편 - 8화 바삭바삭 사르르르 | 카카오웹툰)

- 주문 난이도: 하(사진, 영어 포함 메뉴판 제공)


1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북경오리 전문점. 현재는 북경의 여러 곳에 분점을 내고 영업 중이나, 그 덕에 어느정도의 위상을 잃기도 한 곳(전기로 구워주는 바람에)이다. 차이니즈 봉봉클럽 작중에서는 다른 북경오리집을 많이 소개하면서도 짚고 넘어가기는 하는 곳. 숙소 근처에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북경오리 맛집 스지민푸(사계민복, 四季民福)도 위치했으나, 굳이 이 곳을 찾아간 이유는 전문대가 관광도 할 겸, 저녁도 먹을 겸 두 가지 목적에서였다. 저녁을 식당에서 먹고 나오면 어둑어둑해질 무렵이 될 것이고, 그렇다면 야경이 멋지다는 전문대가 관광도 함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우리가 너무 저녁시간에 때맞추어 식당에 간다는 점. 비록 금요일 평일이었지만 중국 전역(?)에서 유명한 맛집인지라 당연히 대기가 있을 것 같았다.


전취덕 전문점 대기장소. 가운데 보이는 LCD화면에 대기번호가 나온다.
KakaoTalk_20250811_215136275_01.jpg 번호표. 번역해도 이상한 소리 뿐...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숫자 뿐.

식당에 도착해 대기표를 받아보니 온통 중국어 뿐이다. 보이는 것은 숫자로, 2명이고, 우리가 13번째 대기손님이다 뭐 그런 의미가 아닐지? 어플리케이션을 켜서 번역을 해 봐도 도저히 문맥에 맞지 않는 소리만 하고, 결국 때려맞히는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번호표 호명도 중국어로 하기에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 더군다나 우리 번호를 알려주는 LCD 모니터에는 번호가 언제는 늘었다가, 갑자기 줄었다가 알 수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긴장한 채로 모니터만 바라보며 기다리기를 약 20분. 드디어 우리 번호가 떴고, 우리를 안내하는 직원이 따라붙었다. 해당 직원은 어느정도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바, 그림 있는 메뉴판을 보며 북경오리 반 마리와 함께 먹을 몇 가지 메뉴를 ‘This one’과 ‘Okay’를 사용해 주문했다. 주문한 요리는 오리구이 반 마리, 오리 간(냉채류), 밤이 들어간 홍소육, 그리고 쌀밥 한 공기와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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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채로 나온 오리 간, 그리고 밤이 들어간 홍소육(밥도둑!)

냉채 요리로 고른 오리 간은 정말 맛이 일품이었다. 평소에 순대를 먹을 때 부속으로 주는 돼지 간을 워낙 좋아하기도 한다마는, 오리 간의 맛은 돼지 간과 맛이 비슷하면서도 퍽 고급스러운 맛이었다. 약간 비릿한 간의 향이 혓바닥 위에서 으깨지는 부드러운 질감과 잘 어우러져 고소한 맛을 극대화했다. 한 마디로 축약하자면 ‘어른의 맛.’ 함께 주문한 홍소육은 ‘동파육 대신’으로 주문한 것인데, 보이는 그대로 짭짤하고 고소했으며 같이 나오는 밤이 참 달달했다. 입 안에서 으개지는 돼지기름과 살코기가 뿌듯함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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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보이는 것이 입에서 살살 녹는 껍질, 오른쪽은 껍질이 고루 붙게 발라내 준 오리 반마리.

그리고 대망의 베이징 덕. 차이니즈 봉봉클럽 및 여러 베이징 여행기를 통해 학습한 바로는 제일 먼저 주는 껍질이 바로 고소함과 바삭함의 극치인 최상급 V컷 부분. 아니나다를까 제일 먼저 서빙된 껍데기 부분은 정말 입 안에서 바삭바삭하게 바스라지면서도 사르르르 녹아내려 정말 황홀한 맛이었으며, 뒤이어 서빙된 살코기와 껍질이 어우러진 부분 역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훌륭했다. 직원이 알려주는 방법대로 대파와 오이를 넣고 밀전병에 싸서 장을 찍어먹다보니 그 어색할 것 같으면서도 잘 어울리는 조합이 매우 맛있었다. 이것저것 시킨 탓인지 먹다보니 또 제법 많은 양이었다(아니면 오리껍질이 너무 기름져서 많이 안 들어갔는지도). 둘이서 푸짐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온 시간은 일곱 시 반으로, 어스름한 거리에는 네온사인이 가득했으며, 그 네온사인들과 간판들만큼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북적거리는 전문대가 일원 거리를 거닐며 후식으로 산매탕(훈연한 매실로 내린 냉차)도 마셔보고, 당나귀 떡(해석해도 그렇게밖에 나오질 않는데, 당나귀가 흙을 묻힌 모습이라거나 그런 설명을 찾아볼 수 있었다.)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후 숙소 복귀.

KakaoTalk_20250811_215008282.jpg 복귀하는 길에 사 온 고량주. 너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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