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꿈은 '승승장구'

Chapter6. 꿈속으로 떠나는 여행, 경상도

by 장병조

경주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히는 불국사는 경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유산이다. 그러다 보니 경주에 처음 방문한 방꾸남은 무슨 일이 있어도 불국사와 석굴암에는 꼭 가보고 싶어 했다.


방꾸쟁이들은 오전에 숙소 주변에서 버스를 타고 불국사로 이동했다. 불국사까지는 시내버스를 타고 약 40분이 소요됐다. 시내버스 내부는 ‘여기 한국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외국인 여행객이 많았다. 다양한 헤어스타일과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복장, 들쭉날쭉한 키,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를 언어 같은 것들이 모여 나름대로 조화롭고 알록달록한 버스 안에서의 한 장면을 만들었다. 불국사에 도착했을 때도 알록달록함으로 방꾸쟁이들의 눈길을 끄는 존재가 하나 있었다. 머리 위에 형형색색 매달려 있는 ‘연등’이었다.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연등은 빨강, 노랑, 파랑, 분홍, 초록색을 띠고 있었고, 바람에 흔들리며 예쁜 춤을 추는 중이었다.


방꾸쟁이들은 자세히 보고픈 마음에 연등에 가까이 다가갔다. 계속 보고 있자니, 연등 하나하나의 모습이 마치 소원을 들고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나 물고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색깔을 가진 연등의 동그란 몸체는 용의 머리, 사람들의 소원이 적힌 종이는 꼬리이자 지느러미처럼 보였다. 사실 약간은 해파리처럼 보이긴 했지만 아무렴 어떨까. 언제나 하늘로 향해있는 연등의 머리와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연등의 꼬리가 사람들의 소원 하나하나를 하늘로 올려보내는 듯한 모습이 아름다웠다.


방꾸쟁이들은 ‘사람들은 어떤 소원을 적어 연등에 꼬리를 매달아두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연등에 적힌 내용 하나하나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각각의 연등에는 저마다 다른 바람이 담겨있었다. ‘승승장구’, ‘시험합격’, ‘가족건강’, ‘혼인성사’. ‘만사형통’ 등이었다. 아마 절에서 몇 가지 선택지를 주고 그것 중 사람들이 골라 소원을 비는 듯했다. 생각해보면 앞서 언급한 4글자 소원 5가지는 예로부터 물려 내려온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역사책이나 위인전을 볼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소원·꿈의 소재였기 때문이다.


연등에 적힌 소원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게 하나 있었다. ‘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 소원은 하루하루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어쩌면 ‘행복하기’라는 말을 다른 모습으로 표현한 말 같기도 했다. 방꾸남은 그걸 보고 ‘소박해 보이지만 참 이루기 힘든 소원이네?!’라고 생각했다.


방꾸남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행복하기’를 꿈으로 말하는 사람 중 다수는 행복이 무엇인지 정의해본 적이 없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언제 행복한지, 왜 행복한지, 그래서 앞으로 행복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기에 ‘행복하기’라는 추상적인 꿈을 얘기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몇몇은 자신이 현재 행복한 상황임에도 행복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끊임없이 좇아야 하는 굴레에 빠진 듯 보였다. 그 굴레가 스스로를 불행한 상태로 밀어 넣는 듯했다.


어느샌가 사회적으로 ‘행복 추구’의 물결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불행한 인생보다 행복한 인생이 낫다.’라는 고착화된 관념이 생긴 것 같다. 하지만 때로는 그 고정관념과 행복에 대한 강박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곤 한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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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한테 하는 기도든, 부처님한테 하는 기도든 기도문을 보면 다 원하는 것이 비슷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비슷한 마음이 모여 그 방향으로 세상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 다음 이야기(2025.11.23.일 업로드 예정)

□ Chapter6. 꿈속으로 떠나는 여행, 경상도


"우리의 후손들은 어떤 꿈을 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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