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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겸 Jul 23. 2019

생각과 감정 바꾸기

'컵에 물이 반밖에 없네'

'컵에 물이 반이나 있네'

생각 바꾸기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생각이 이렇게 쉽게 바뀌던가요? 

처음엔 '아 물이 왜 반밖에 없어'라고 생각했다가, "그래 한번 다른 관점으로 보자" 하고 "물이 반이나 있네" "물이 반이나 있네" "물이 반이나 있어" "물이 반이나 있다!" 반복하다 보면 "xx. 지금 뭐 하는 거냐" 가뜩이나 물 없어서 짜증 나는데 화만 더 납니다. 


이게 정상입니다. 

상사 때문에 화가 잔뜩 나있는데 긍정적인 면을 보자 하면 화만 더 나거나 '내가 왜 저딴 인간을 위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원래 생각이 감정에 주는 영향보다 감정이 생각에 주는 영향이 더 큽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려면 감정을 먼저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생각은 왜 바꾸려고 할까요? 

생각을 바꿔야 용기를 내든, 화를 죽이든, 마음의 평화를 찾든, 덜 괴롭고, 긍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러겠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생각은 감정을 바꾸기 위해서 바꾸는 것입니다. 


결론

감정을 바꾸기 위해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려면 감정을 먼저 바꿔야 합니다.

그러면 감정을 바꿔야 하니까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응????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감정을 바꾼다는 건 엄청 화가 나있는 상황에서 '하하호호'하는 그런 즐거운 상태로 가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사이코 아닌가?) 농담이고, 물론 연습하면 가능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생각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그렇게 극단적으로 감정을 컨트롤하는 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피크 상태보다 조금 누그려 뜨리는 정도만 할 줄 알면 되죠.


한 가지 방법은 '인정하기'와 '질문 던지기'입니다.

심호흡 같은 것도 도움이 되겠죠?

만약 어떤 생각 때문에 괴로우면 심호흡 한번 하고 일단 그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고 인정하는 겁니다.

"그래. ~한 생각 때문에 괴로운 게 맞아. " 

그리고 생각을 바꾸고 싶은 방향, 필요한 방향에 맞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래. ~한 생각 때문에 괴로운 게 맞아. 그래도 그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것을 찾아보면 뭐가 있을까?"

이런 식입니다. 

그러면 바로 욕부터 나올 수도 있고 "긍정적이긴. 개뿔 없어." 이런 대답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 상태를 알아차리고 질문을 해보는 것 자체가 사실 감정을 조금씩 누그러 뜨리는 과정입니다. 그러면 또 인정하기와 질문하기를 하면 됩니다. 

"그래 긍정적인 게 없다고 생각되는 게 맞지. 괴로운 것도 맞고. 그래도 한번 찾아보면 뭐가 있을까?"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점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나씩 찾아나가면 생각도 조금씩 변해갑니다. 


질문을 바꿔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 긍정적인 게 없지. 그럼 그 상황에서 내가 배웠어야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런 식으로 자신을 유도하면 됩니다.  


생각을 조금 바꾸면 감정도 조금 바뀌고, 다시 생각을 조금 바꾸고 그러면 감정이 더 바뀌고 반복하다 보면 생각도 바뀌고 감정도 바뀝니다. 처음 하면 조금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이 한 번에 쉽게 되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우리 뇌가 그렇게 되어있지 않습니다. 물론 강렬한 '아하! 하는 깨달음의 순간'이 있다면 좀 더 쉽게 바뀌겠지요. 그래도 해볼수록 점점 쉬워집니다.  


그리고 호흡과 자세를 바꾸면 생각과 감정에 더 빠르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명상하듯 호흡을 길게 해 볼 수도 있습니다. 웅크리는 자세를 하고 있다면 가슴을 더 펴고 앞으로 한발 나가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생각과 감정을 바꾸기가 좀 더 쉬워집니다. 


문제

그런데 문제는 필요한 순간에 할 수 있느냐죠. 감정의 격류에 휘말리면 이런 걸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나질 않습니다. 막상 그 상황이 되면 하기 싫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연습이 필요합니다. 

1. 과거 상황(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생각과 감정 바꾸기를 해보기.

생생하게 기억하고, 강렬한 감정을 느낄수록 연습의 효과가 좋습니다. 실제상황처럼 해보는 거죠. 

2. 일어날 수 있는 가상의 상황을 떠올려보고 생각 바꾸기를 해보기.

상상의 상황도 도움이 됩니다. 

3. 실전에서 해보기

연습을 하면 진짜 필요한 상황에서 좀 수월하게 감정과 생각 바꾸기를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연습이 부족하면 아직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못하는 경우도 있겠죠. 그렇더라고 자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못할 수도 있지' 하고 편하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생각과 감정을 이런식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이유는... 까지 쓰면 투머치겠죠? 


호흡과 자세 바꾸기, 인정하기, 질문 던지기를 기억하고 한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추천 질문

- 이 일에는 어떤 긍정적인 의미가 있을까?

- 나는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 그 사람은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까?

- 이 감정이 나에게 주려고 하는 진짜 메시지는 무엇일까?

-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나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생각이나 감정 때문에 괴로우신 분들은 꼭 한번 해보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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