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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겸 Jul 16. 2017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Business Model Canvas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 BMC)는 2010년 알렉산더 오스터왈더에 의하여 소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비즈니스 툴이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사용하면  9개의 주요한 사업 요소들을 빠뜨리지 않고 챙길 수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컨설팅 보조 도구나 사업계획서 내의 양식으로 많이 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사용한다면 굳이 9 블록으로 디자인된 캔버스라 형태로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단순 체크리스트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다른 형태로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원본 양식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실제로 국내 사업계획서 양식을 보면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있는 그대로 사용하거나, 9가지 요소들을 각각의 실정에 맞게 변형하여 사용 중인 것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특히 사업계획서에 들어가는 용도로의 캔버스를 사용하는 것은 사업 관리 도구로써의 기능을 포기하게 만든다. 게다가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가지고 있는 한눈에 전, 후방으로 나누어 사업을 유기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만드는 장점도 살리지 못한다.


그렇다면 BMC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하는 네 단계의 숙련도

이것은 비즈니스 모델 제네레이션의 저자인 알렉산더 오스터 왈더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의 활용을 4단계 수준으로 나누어 설명했었다. 숙련도 레벨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 LEVEL 0 - 단순히 상품이나 서비스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사업을 구성하는 인프라스트럭처나 채널 수익구조 등에는 신경 쓰지 못하는 단계이다.(아예 사용하지 않음)

· LEVEL 1 -  캔버스를 체크리스트로 활용하는 단계이다. 주변을 보면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형태이다. 사업계획서를 만들거나 기업을 컨설팅할 때 캔버스를 이용하여 각 요소들을 디자인한 후 사업계획서로 넘어가는 형태로 활용된다. 

· LEVEL 2 -  캔버스의 각 블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게 만들고 그것을 통해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드는 형태이다. 상품이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되는지, 상품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그것이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되는지 등 하나의 사업이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진다. 비즈니스 모델 제네레이션 책에서는 일종의 프로토타입이나 사업 아이디어의 검증을 위해 사용된다.

· LEVEL 3 - 지속적인 혁신을 통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잘 활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업의 중요 요소들에 관한 체크리스트로 사용하기보다는 캔버스를 이용하여 각 사업 요소들의 유기적인 연결(가치를 중심으로)에 관해 이해하고 개선하며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것이다.


린 스타트업 방식과의 조화

초기의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책을 봐도 알 수 있듯이 활용방법이 일종의 내부 워크숍처럼 단순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보는 것에서 만족하는 편이다. 디자인 사고나 증명에 대하여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공감 지도 같은 툴을 사용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보는 것으로 어느 정도 검증 효과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가 스티브 블랭크의 고객 개발이나 에릭 리스의 린 스타트 업과 만나게 되며 그  활용도 변하게 된다. 


Business Model Inc 기본 프로세스


Business Model Inc는 비즈니스 모델 제네레이션의 공동 저자 중의 한 명인 Patrick van der Pijl이 캔버스를 활용하여 컨설팅을 시작한 회사이다. Business Model Inc의 기본적인 프로세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회사에서 BMC를 활용하는 데는 린 스타트업의 핵심인 만들고 측정하고 학습하는 프로세스가 포함되어 있다.


Business Model Inc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1.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와 다른 툴들을 이용하여 비전과 외부환경에 맞추어 기존의 사업을 평가한다.
2.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아이디어를 내고 여러 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3. 만들어진 비즈니스 모델의 가정들을 실험을 통하여 검증한다. 반복적인 실험을 통하여 가설을 증명하며 결과에 따라 새로운 버전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간다.
4. 검증이 완료되면 사업이 실질적으로 실행된다.(검증 과정을 거치는 동안 사업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검증되지 않은 가정들을 실험을 통하여 확인하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단순히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나 공감 지도를 작성하면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을까? 아직 고객을 만난 적도 없는데? 각 블록들이 유기적으로 잘 짜인 스토리를 만들면 사업이 잘 돌아갈까? 설령 그런 것들을 안다고 해도 내가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의  요구와 일치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만 만든다고 해서 이런 것들이 해결되지는 않는다.(아이디어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만들어진 비즈니스 모델이 실제로 잘 돌아가는지 알기 위해서는 검증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이러한 과정을 관리하는데 좋은 툴이라고 할 수 있다.
(원 저자인 알렉산더 오스터 왈더 또한 ‘실험과 검증’ 중심의 프로세스를 중요하게 여기고 거기에 따른 새로운 툴과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컨설팅 및 교육 사업을 하고 있다.)


가설의 설정과 검증

*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디자인하는 것은 다른 글에서 소개 했고, 다른 툴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툴 자체의 사용 보다는 디자인과 검증의 프로세스가 더 중요합니다.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르는채 툴을 사용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현시점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거기에 맞추어 툴이 효과적이거나 편하겠다 싶으면 사용하시면 됩니다.

http://designabetterbusiness.com/toolbox/#/search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만 한다. 캔버스는 좋은 시작점이 된다.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작성된 캔버스와 다른 자료들(외부환경 등)을 보며 증명해야 하는 가설이 무엇인지 뽑아내는 것이다. 작성된 비즈니스 모델의 요소들은 대부분 가정에 불과하다. 9개의 블록에 붙어있는 각각의 포스트잇을 보며 그것이 사실이 되기 위해선 어떤 가설들을 증명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가설은 하나의 내용에 한 가지가 있을 수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도 있다. 가능한 모든 가설을 생각해 보고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좋다. 처음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작성할 때 검증이 필요한 것과 검증이 필요 없는 것(이미 검증된 사실)을 구분하여 표시하는 것도 좋다.



가설들의 리스트를 만든 후에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사업에 있어서 중요한 순으로 정리해야 한다. 가장 먼저 검증해야 하는 것은 확인하지 않는다면 사업을 망하게 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예를 들어 신사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관한 가설이 가장 먼저 검증되어야만 한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서 사업을 할 수는 없다.(기존의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경우에는 가장 중요한 것이 다른 것일 수도 있다.) 그 후에 제품이나 서비스 등의 가치 제안부터 나머지 다른 영역을 검증해 나가야 한다.



검증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가설 검증을 위한 실험을 설계해야 한다.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가설을 검증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검증 가능한 가설은 행위와 결과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반복적으로 특정 행동을 하면 특정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형태를 지녀야 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내가 풀고자 하는 A라는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N 명에게 이 문제에 관하여 회신 요청 이메일을 보낼 경우 M 회 이상의 회신이 올 것이다.” 같은 형태다. 
검증에 필요한 구체적인 수치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 요즘은 워낙 사방에 정보가 많으니 찾아보고 잘 판단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결과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사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수치가 필요한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실험은 반드시 측정 가능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실험은 비용이 적게 들고 효과가 좋은 방법부터 해나가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사업에 관련하여 모르는 내용이 아주 많기 때문에 넓은 영역을 탐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기에 비용을 들여 특정한 사람들만을 위한 실험을 설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간단한 문제 관련 인터뷰 등의 탐색적인 활동부터 해나가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정보가 쌓이고 사업의 핵심적인 부분이 명확해 짐에 따라 비용을 들여 MVP 등을 만들어 더 정확하고 정량적인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


실험 방법에 관한 정보는 린 스타트업과 관련된 책들과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고, 디자인 사고나 서비스 디자인에서 볼 수 있는 프로토타이핑 방법들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그 외에도 성공한 기업들의 성장 방법들을 참고해 볼 수도 있다.


실험의 결과는 주차별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첫 주차에 고객관계와 채널에 관하여 증명을 하기로 했다면 실험을 설계하고 진행하면 된다. 그리고 실험을 해서 만약 생각했던 고객 관계의 구축이 힘들거나 불가능한 경우 그 가설은 폐기하고 다른 아이디어를 내면 된다. 검증 과정을 진행할 때는 매주 새로운 버전의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만들어 검증된 내용을 적용하고 새로이 알게 된 내용들은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버전의 캔버스를 만들어 두면 비즈니스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과 방향을 쉽게 알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어떤 학습을 했는지 알 수 있게 해 주고, 그것들을 팀원, 혹은 새로운 팀원들과 공유하기에도 좋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업데이트할 때는 가설의 검증에 따라 맞는다고 것과 아닌 것,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을 구분하여 표시해야 한다. 그리고 가설 중에서 틀린 것으로 판명이 난 부분을 바꿀 때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유기적이라는 것을 생각해고 바꾸어야 한다. 실험의 결과나 아이디어에 따라 전체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9개의 중요한 사업 요소들을 쉽게 관리할 수 있고 한눈에 유기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검증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장점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난 후에는 꼭 각 블록들과 그 관계에 관하여 스스로(혹은 팀원들이) 어떻게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아는지 생각해보자. 안다고 믿을 만한 합당한 근거가 없다면 그것을 가설로 표시하고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실험을 계획하여 검증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이용하여 관리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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