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화~6.목 돌밥, 돌밥, 돌밥, 일상이 되는 여행
11월 4일 화요일
어제 마크로에서 산 재료로 아침을 준비했다. 쌈 채소, 토마토, 오이에 식초를 뿌리고, 용과와 사과, 볶은 땅콩, 그리고 버터에 프렌치토스트를 구웠다. 세븐일레븐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준비했다.
용관은 아침부터 헬스장에 다녀왔다. 총은 글쓰기 교실 원고들을 검토하고, 나는 브런치 올릴 글을 작성했다. 무선 키보드가 너무 무거워서 가져오지 못한 탓에, 음성 인식 기능으로 초안을 쓰고 핸드폰에서 일일이 수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첫날부터 가려고 했던 숙소 근처 식당에 갔는데, 오늘도 문이 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공지문이 붙어 있다. 11월 7일까지 문을 닫는다고 되어 있었다. 그걸 이제야 보다니. 국수를 파는 노점 아주머니에게 식당 추천을 부탁드리니, 길 건너편에 식당을 추천한다. 에어컨이 나오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다. 역시 비싸다. 그 옆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에어컨은 없고 선풍기만 있다. 조금 저렴하다. 평소에 먹던 현지 음식점들보다 1,20밧 정도 가격이 있다. 가게 안에는 옛날 할아버지 사진이 걸려 있는데, 우리들 뇌피셜로는 중국계 말레이시아 사람인데 이쪽으로 이주해 온 게 아닌가 싶었다.
총은 해산물 그린커리, 용관은 해산물 레드커리, 나는 해산물 볶음밥을, 모두 10밧 계란 프라이를 추가해서 시켰다. 공깃밥 양은 좀 많고, 주재료는 살짝 적은 듯싶었지만 깔끔하고 맛이 괜찮았다. 총 240밧 나왔다. 저녁도 이곳에서 총과 용관은 돼지고기 볶음밥을, 나는 그린 커리를 역시 10밧 계란 프라이를 추가하여 시켰다. 210밧이었다. 이곳이 우리의 숙소 앞 단골집이 될 것 같다.
점심 먹고 잠깐의 휴식을 가진 후에, 3시가 조금 넘어 헬스장으로 갔다. 헬스 트레이너가 있었는데 개인 지도를 받으려면 12회에 5000밧이라고 했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1시간에 18,000원 정도이니, 한국에 비하면 괜찮은 가격이다. 우리가 기구 사용을 제대로 못하고 버벅대고 있으니, 와서 기본적인 것들을 도와준다.
1시간 정도 운동을 한 후 수영장으로 가서 5시 40분까지 수영을 했다. 용관은 평영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 총이는 기본을 다져야 하는데, 잘 안 되는 게 답답한가 보다. 나는 기본적으로 평영이 더 쉽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마다 다른가 보다. 그래도 힘들어 하지만 자유영은 숨을 쉬며 갈 수는 있다.
곳곳에서 늙은 백인들과 태국인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이 보인다. 마음이 좋지 않다.
아직 우쿨렐레는 시작도 못했다.
11월 5일 수요일
달랑 2시간 시차인데, 여전히 극복하기가 어려운가 보다. 태국 시간으로 5시에서 6시 사이, 한국 시간으로 7시에서 8시 사이에 꼭 일어나게 된다. 오늘 아침도 용관이 먼저 일어나서 부스럭거리고, 나도 같이 일어났다. 일어난 김에 좀티엔 해변에 갔다. 가는 길에 중국 식품점이 있는데 어쩌면 김치가 있겠다 싶었다. 구글 맵으로 검색해 보면 파타야 시내 정도 가야 김치를 제대로 구할 수 있다.
중국 식료품점은 규모가 작았는데, 열지 않았다. 냉장고가 보이긴 하는데, 우리가 찾는 김치는 없을 것 같다. 모래사장이 아니고, 해변 옆 인도 길을 걸었다. 제법 잘 조성되어 있어서, 달릴 만하다. 오가는 길에 중국인 몇이 모여서 음악을 틀어 놓고, 에어로빅을 하고 있다. 예전에 파룬궁이 중국 정부에 의해 해산된 이후로, 요즘은 에어로빅 비슷한 춤을 추는 것 같다. 바다 멀리, 어떻게 보면 해적선 같고, 어떻게 보면 판옥선 뒷부분 같은 큰 나무배가 보인다.
돌아오는 길에, 커피가 맛있다는 구글맵 평이 있었던 Johnny's 커피하우스에 들러서 커피를 시켰다. 근처 대학에 다니는 딸내미가 한국을 무척 좋아한다는 주인아주머니는 매우 친절하셨다. 뜨거운 커피는 50밧,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60밧이었는데 사실 맛은 세븐일레븐 커피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아마도 에스프레소 전용 머신이 아니라, 한국 음식점에 많이 있는 볶은 커피콩을 넣어 두면 자동으로 분쇄해서 원두커피를 내려 주는 그런 머신 쓰는 것 같았다.
총이가 하루에 밀가루 음식은 한 번 정도만 먹자고 해서, 아침은 프렌치토스트를 제외하고 어제처럼 준비하려 했는데, 용관이 버터에 식빵을 굽자고 해서 몇 조각 추가했다. 그리고 마크로에서 사 온 옥수수 세 개를 전자레인지에 익혔다. 어쩌다 보니 아침부터 폭식을 하게 되었네.
어제 이야기를 핸드폰으로 작성하고, 드디어 우쿨렐레를 꺼내서 튜닝을 하고 '제주도 푸른 밤'과 '로쿠차 구다사이'를 연습해 보았다. 코드가 간단하고 좀 못 쳐도 크게 문제가 안 되는 게, 우쿨렐레의 장점인 듯싶다.
점심과 저녁은, 어제 점심과 저녁을 먹었던 그 식당에 다시 갔다. 무려 네 번 연속 외식을 그 집에서 한 셈이다. 현지 식당 치고는 비교적 넓고 깨끗하고, 가격은 비슷한데 음식도 깔끔한 편이어서, 단골이 되어 버렸다. 나는 계란 프라이를 추가한 볶음밥을 먹었고 다른 둘은 팟타이를 먹었다. 190밧이 나왔다. 저녁에는 총은 그린 커리를, 용관은 볶음밥을, 나는 캐슈너트 볶음밥에 계란 프라이를 추가해 먹었고, 220밧이 나왔다.
역시 점심 후에 잠깐 쉰 후에, 3시 조금 넘어 헬스장으로 향했다.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러닝 머신에 자리가 없었다. 나는 약 5년 정도 피트니스를 받았기 때문에, 기본적인 몸풀기나 기구 사용법에 대해서 둘에게 조금 지도해 주었다. 그리고 수영 강습 시작. 천천히 자세가 좋아지고 있다.
어제, 오늘, 하늘에 달이 참 밝다.
11월 6일 목요일
인터넷 환경이 느린 곳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지털 디톡스가 되는 듯싶다. 하루에도 몇 번씩 체크하던 주식 시장, 경제나 여행 관련 유튜브, 페이스북이나 브런치를 보거나 읽기가 쉽지 않다. OTT는 꿈도 못 꾼다.
그리고 매일의 일상이 단조로워지고 있다, 여행기에 별 쓸 말이 없을 만큼. 아직 오늘이 지나기 전에 이 글을 시작했다. 오늘도 간단한 아침을 차려 먹었으니, 오전에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 후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운동과 수영, 저녁을 먹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다 일찍 잠자리에 들 것이다. 달라지는 것은 식사메뉴 정도?
어제까지 매일 얼마 정도나 돈이 드는지 계산해 보니, 세 사람이 하루 약 5만 원 정도 쓰는 것 같다. 초기에 세제, 비누, 휴지 등 소소한 생필품을 구매했으니 뒤로 가면 평균 소비금액은 조금 더 낮아질 것 같다. 태국에서 토스카드로 직접 결제하는 경우 수수료가 제일 저렴하고, 카드 없이 GLN으로 ATM기에서 현금을 찾는 방법이 수수료가 85밧이라는데 아마 두 번째로 저렴한 것 같다. ATM기에서 1만 밧을 출금하면 250밧이 붙어 2.5%가 비싸고, 토스뱅크에서 QR로 결제해도 수수료가 2.5% 정도 되는 듯 싶었다.
어제 운동을 좀 했더니, 곳곳에 근육통이 있다. 명퇴 후 매일 한 2시간씩 낮잠을 자고 기껏해야 동네 마트나 도서관 정도 왔다 갔다 하며 1만 보 채우기도 허덕이다, 용관과 총, 건강체 두 명과 생활을 하니 강제로 운동이 된다.
아침은 총이와 용관이 어제처럼 준비했다. 점심은 사리면에 라면수프로 라면을 만들어 먹었다. 실패였다. 사리면에 쩐내가 심했고, 대용량 라면 수프에는 건더기 수프가 들어있지 않았다. 오후 운동과 수영 후, 저녁은 저번에 괜찮았던 인도식당에 갔다. 채소커리와 난 2개, 짜이 2잔과 요구르트에 스펀지빵이 적셔진 디저트 1개 등을 주문했는데, 의사소통 오류로 440밧이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