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6.일~18.화 좀티엔의 노을, 야시장
11월 16일 일요일
평소와 같이 아침을 준비해 먹었다. 용관은 버터구이 옥수수를 준비했다. 총은 땅콩버터를 바른 식빵에 바나나와 초코바를 넣어 롤을 만들었다. 망고도 하나 먹었다.
오늘도 예배를 한다. 총이 준비한 내용으로 내가 사회를 보았다.
오늘도 감사제목과 기도 제목을 나누었다. 친한 사람끼리도 같이 지내다 보면 의가 상할 수 있을 텐데, 셋이 한 집에서 문제없이 잘 지내는 것에 공동의 감사가 있었다. 총은 내년 입시에 뛰어드는 아들내미가 열심히 해주고 또 좋은 결과가 있길 기도했다. 용관은, 아버님 보내드리는 과정에서 아내가 입은 슬픔과 상처가 치유되길 기도했다. 난 아내와 내가 은퇴와 은퇴 이후 삶에 대해서 지혜로운 결정을 할 수 있길 기도했다.
며칠 전 마크로에서 사 온 삼겹살 800g은 그날로 다 먹었고, 더 많이 사서 냉장실에 보관 중이던 목살을 해치우기로 했다. 돼지고기를 굽다가 마늘을 추가하고 이후에 버섯과 양파를 볶아서 1차로 먹었다. 목살 구이가 살짝 질릴 때 즈음, 굴 소스를 추가해서 다시 볶았다. 총이 짭짤한 굴소스 목살 볶음을 통밀 빵 사이에 넣어 햄버거처럼 만들어 보았다. 앞서 볶아 놓은 목살 중 일부를 남겨, 나중에 김치볶음밥을 하기로 했다.
오후에는 운동과 수영 후 서둘러 숙소를 나섰다. 좀티엔 해변에서 노을을 구경하자 했다. 오가는 길은 매연과 차량과 오토바이로 정신이 없었지만, 도착한 해변과 석양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한 식당에 들러 120밧 닭 날개 튀김과 140밧 삼겹살 튀김을 LEO 맥주 두 병과 먹었다. 작은 구멍가게와 겸하여 운영하는 곳이어서, 맥주 값이 편의점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안주 양이 너무 적었다. 심지어 닭날개 튀김은 닭날개를 반으로 쪼개어 튀긴 것이었다. 야시장에도 들러 다음번엔 중국 식당에 한 번 가보자 했다. 좀티엔의 마사지샵은 대부분이 300밧이 기본인데, 200밧인 곳이 있어서 다음에 꼭 오겠다고 했다. 총이 생 당근즙을 작은 가게에서 주문했다. 50밧이어서 100밧짜리를 냈는데, 거스름돈이 없다. 장사가 정말 안 되나 보다.
요 며칠 밤에 온도가 많이 떨어져 에어컨을 끄고 잤다. 선선해서 에어컨은 껐는데, 바닷가라 그런지 습도는 높다 보니, 숙소의 습한 기운이 빠지지 않는다.
11월 17일 월요일
총이 8시부터 온라인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는 월요일이라, 일찍 간소하게 아침을 준비했다. 기름이나 버터를 둘러 만든 계란 스크램블이나 오믈렛이 좀 지겨워서, 우유와 굴소스로 계란찜을 했는데, 다행히 잘들 먹었다.
용관과 숙소 로비에서 책을 읽었다. 인터넷이 너무 자주 끊긴다. 한국에서부터 매일 자극적인 짧은 콘텐츠만 접하다 보니, 책을 진득이 읽는 것이 쉽지 않다.
어제 볶아 놓았던 목살을 다시 볶고 김치를 추가해서 제육 김치볶음밥을 만들었다. 간이 살짝 약해 굴소스를 추가하고, 토핑으로 캐슈너트를 얹었다.
오후에는 총이 운동을 가고, 용관과 나는 총이 수업하는 저녁에 운동을 가기로 했다. 낮잠을 자는데, 뭔가 요란하다. 폭우가 쏟아진다. 급히 빨래를 걷었다. 둘이 운동 간다고 카톡을 남겼다. 재나 팟타이에서 이른 저녁을 먹기가 쉽지 않을 듯했다. 급하게 버섯과 적양배추를 넣은 현지 라면 2개를 끊였다. 용관이 만든 피클이 아주 톡톡히 제 역할을 한다.
오늘 저녁 운동은 그냥 건너뛰어야겠다. 아홉 시 반이 넘어 둘이 감자칩과 땅콩, 웨하스, 아이스바 등을 사 왔다. 맥주만 안마셨을 뿐, 거의 다 먹어치웠다.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
11월 18일 화요일
용관의 생일이다. 마크로에서 산 조각 케이크 3개를 놓고 축하했다. 저녁으로는 가격이 좀 나가는 버거를 먹기로 했다.
총이 밤새 코를 훌쩍인다. 글쓰기 줌 강좌가 있는 월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쉬지 않는 무리한 운동과 수영 때문인 것 같다. 지난주 화요일 아침에도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쉬러 이곳에 왔는데, 너무 달렸다.
점심은 재나 팟타이에서 먹었다. 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7천 달러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4,5배가 높다. 우리는 중진국 함정을 넘어 선진국으로 진입했다고 하는데, 대다수의 중진국처럼 태국도 선진국으로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뭐 어떨까. 덜 부유해도 조금 느슨하게 살아가는 태국 사람들의 모습이 좋아 보인다. 물론 손님의 눈이긴 하지만. 식사 후에 30밧 코코넛과 140밧 길거리 숯불구이 통닭을 사서 먹었다.
운동과 수영 후, 버거집을 검색했다. Big Bear Burger. 가다 보니, The Big Market Jomtien이란 야시장 안에 있는 포장마차였다. 야시장이 제법 번화했다. 곤충튀김, 닭튀김, 초밥, 타코야끼, 러시아 음식까지. 다음에 또 가야겠다. 버거는 좀 짰고 쇠고기 패티라 가격이 좀 있었지만, 제로 콜라와 함께 오랜만에 맛있게 먹었다. 누텔라와 바나나를 넣은 70밧 로띠와 40밧 땡모반을 먹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밤의 해변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