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러려고 은퇴했던가.
포장파손으로 저렴하게 산 훈제오리를 구웠다. 냄새가 좀 난다.
오후에 상의할 일이 있다고 아버지가 왔다. 1년에 한 번쯤 듣는 10년도 더 된 레퍼토리다. '더 이상은 엄마를 견딜 수가 없다. 양평에서 혼자 살면 안 되냐?' 지팡이를 안 짚던 70대에도 불가능했다. 부동산에 집을 알아봐 드리기도 했었다.
할 말도 없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커피 한 잔 드리고 할 일을 했다. 참고 웃으며 짧게 설명했다. 보청기도 안 하고 와서, 알아듣게 얘기하란다. 내가 이러려고 은퇴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