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1)
한국인에게 김치냄새와 마늘냄새, 이거 디폴트 아니야?
내가 싫어하는 것은 '몰상식과 무례'라고 자기소개에 써 놓았다. 모든 것이 그냥 상식적이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또 '상식'이라는 게 그렇게 쉬운 것인가 생각해 보니, 그렇지는 않다.
우리 세대를 후진국에서 태어나 중진국, 선진국을 다 살고 있는 세대라고 얘기한다. 그때는 틀림없이 상식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소위 '뇌피셜'에 기반한 '자기 확신'과 경험을 내세우는 것이 참 위험하다. 바로 '꼰대'가 된다.
예전에는 당연한 상식이었던 것이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가볍게 써 보려 한다.
'라떼'는 말이지, 한국인과 동아시아인에게서는 김치냄새, 마늘냄새가 난다는 얘기가 상식이었다. 많은 한국 이민자들이 어렸을 때 서양에서 겪게 되는 경험으로 드라마나 영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2015년 가을, 캐나다에 1년간 살러 갈 때, 완전 밀폐된 포장김치를 싸가면서도 혹시 냄새가 삐져나올까 염려했다. 급식이 제공되지 않는 캐나다 초등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느라 매일 도시락을 쌀 때도, 샌드위치나 가끔 볶음밥 정도를 싸주기는 해도 가능하면 김치 등이 포함된 한식을 싸주지 않았다.
2025년에 미국의 '트레이더 조' 매장에서 한국에서 공급된 냉동 '김밥'이 품귀로 대란이 났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냉동김밥에는 현지인을 위해 참기름을 바르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침 고이는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미국사람들에게는 그 지독하다는 '스컹크 방귀 냄새'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거 참, 희한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 그러면 어쩌면 아이들 초등학교 행사 때, 한국 엄마들이 준비했던 그 맛있던 잡채와 김밥이 어쩌면 캐나다인들에게는 불편했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하지만 나도 비슷한 것은 느낀 적이 있다. 허브 종류 중에 그 이름에 '레몬'이 들어가는 허브들, 예를 들어 레몬 유칼립투스나 레몬 그라스 등이 정작 내게는 '레몬향'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어렸을 적 쓰던 '다이알 비누' 냄새에 가깝다. 아마도 자라면서 자신의 문화와 삶 속에서 경험한 냄새 중에 가장 비슷한 냄새로 매치해 느끼는 것이 아닐까.
거의 평생 동안, 한국인에게는 마늘과 김치냄새 같은 몸냄새가 난다고 알고 살았다. 그런데, 요즘은 다른 말이 들려온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 상당수가 땀냄새가 나지 않는 특별한 유전자가 있다는 얘기다. 검색해 보니, 'ABCC11' 유전자의 특정 변이형을 보유하고 있어서 겨드랑이에서 냄새를 유발하는 땀 성분인 지방산과 암모니아가 적게 분비된다나 뭐라나. '국뽕채널'에서는 마치 한국인이 특별한 유전자를 지닌 특별한 민족처럼 '추앙'되는 느낌이다.
그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을까? 한국인에게 그 유전자가 예전에는 없었던 것도 아니고, 요즘은 마늘과 김치를 안 먹는 것도 아니다. 서양과 한국이, 서로 부대끼고 알아가는 접촉과 경험, 이해가 늘어난 이유 아닐까.
앞서 말했듯, 나는 '몰상식'을 싫어한다. 그런데, 무엇이 상식인가. 내가 경험했고 알고 있고 믿고 있는 것 아닌가. 어쩌면 몰상식은 아직 내게 상식이 되지 못한, 경험하지 못한 어떤 것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