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만들기] 3. 프렌치 프레스로 커피 내리기
침출식으로 커피를 내리는 도구 중에 하나인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는 몇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호주나 남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커피 플런저(coffee plunger), 영국이나 네덜란드 등에서는 커피메이커의 프랑스식 표현인 cafetière, 그리고 이태리에서는 caffettiera a stantuffo라는 어려운 이름으로 불린다. 프렌치 프레스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통용되는 이름이다.
커피를 내리는 방법은 보통 침출식과 여과식으로 나눈다. 침출식은 용기에 커피가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거나 물을 넣고 끓이는 식으로 커피를 우려낸다.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으며 프렌치 프레스가 이에 해당된다. 여과식은 커피가루를 필터 위에 넣고 물을 흘려보내서 커피를 내리는 방식이다. 잡 성분이 추출되지 않으므로 깔끔한 맛을 낼 수 있으며 핸드 드립이 대표적인 방식이다.
프렌치 프레스는 금속 필터가 달린 플런저(mesh punger)와 유리컵(beaker)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분쇄한 원두에 뜨거운 물을 붓고 플런저로 거른 뒤에 마시면 된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문제는 뒤처리이다. 금속 필터에 커피가루가 잔뜩 끼어서 청소하는 것이 좀 번거롭다. 하지만 커피가루와 끓는 물만 있다면 프렌치 프레스 이외의 어떤 도구도 필요하지 않다. 집에서 제일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 제조법이라 할 수 있겠다.
프렌치 프레스로 내릴 때에는 원두를 조금 굵게 갈아야 한다. 플런저의 금속 필터가 핸드 드립용 종이 필터보다 좀 더 굵기 때문에 잘못하면 가루가 다 빠져나와서 커피를 텁텁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렇다고 원두를 너무 굵게 갈아서 사용하면 커피가 제대로 우려 지지 않는다. 적당한 굵기로 분쇄해야 한다.
커피가루를 유리컵으로 옮겨 담고 원두가 충분히 적셔지도록 물을 붓는다. 보통 원두량의 두배를 권장한다. 커피를 잘 불려야 맛과 향을 제대로 우려낼 수가 있다. 약 30초 정도 기다리면 드립 커피를 내릴 때와 마찬가지로 커피 빵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커피가 잘 불었으면 나머지 물을 부어 준다. 붓는 물의 양은 원두 1에 물 10~12 정도의 비율이 적당하다. 10g의 원두를 사용한다면 물을 100ml에서 120ml 정도 부으면 된다. 원두가 물을 머금게 되므로 우려낸 커피의 양이 조금 줄어든다. 원하는 커피 양을 맞추려면 사용하는 원두와 물의 양을 조정해야 한다.
물을 부은 후에 약 3~4분 정도 기다린다. 1분 정도 지났을 때 젓가락 등으로 한 번 섞어 주면 더 깊은 맛을 내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물을 넣을 때 드립 포트로 커피가루를 교반 시키며 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커피가 다 우러났으면 서서히 플런저를 내린다. 플런저가 내려가면서 필터 위로는 커피액만 빠져나오고 밑으로는 가루가 남게 된다. 이때 플런저가 뻑뻑한 느낌이 들고 잘 내려가지 않는 다면 커피가루가 너무 미세하게 분쇄가 된 것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그냥 쑥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면 너무 굵게 분쇄가 되었을 확률이 높다.
플런저를 끝까지 내렸다면 즉시 다른 용기로 옮겨야 한다. 커피를 프렌치 프레스에 둔 채로 따라 마시면 과추출이 일어나게 된다. 과하게 커피가 추출이 되면 쓴 맛이 강해지고 깔끔한 맛이 덜하다. 플런저에 달려 있는 금속필터는 드립용 종이필터에 비해 구멍이 커서 커피에 미세한 가루가 좀 섞인다. 깔끔하게 마시고 싶다면 커피를 완전히 따르지 말고 여유 있게 남기고 따라 내는 것이 좋다.
가루가 섞인 커피 맛이 좋아서 프렌치 프레스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 커피 맛이 텁텁해 지기 때문이다. 필터 구멍을 좀 더 미세하게 만들면 남는 커피가루가 없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터의 구멍이 더 작아진다면 가루와 함께 오일 성분 등도 걸러져서 깊고 다양한 맛을 내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원두를 더 굵게 갈아서 사용하면 커피가 제대로 우러나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마지막 남은 부분을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가장 현명하게 프렌치 프레스 커피를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프렌치 프레스로 커피를 만들면 커피의 모든 성분이 우러나오기 때문에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 전문 용어로 바디감이 묵직하다고나 할까. 커피의 맛과 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프렌치 프레스는 커피 본연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매력적인 도구이다.
여행 이야기 https://goo.gl/YXEwPL
단독 주택에서 살기 https://goo.gl/uUBKAr
일 이야기 https://goo.gl/1M2GZ7
일상 에세이 https://goo.gl/aJUC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