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 열정을 강요하지 마세요

04 형 -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게 하라

by 평범한 직장인
옛날에 전쟁을 잘하는 자는 먼저 적이 승리할 수 없도록 만들고, 적에게 승리할 수 있기를 기다린다. 적이 승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자신에게 달려 있으며, 내가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적에게 달려 있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능히 적이 승리할 수 없게 만들 수는 있어도 적으로 하여금 내가 기필코 승리할 수 있도록 만들 수는 없다. 따라서 승리란 미리 알 수는 있어도 만들 수는 없다고 하는 것이다. 승리할 수 없으면 수비하고, 승리할 수 있으면 공격한다. 내가 수비하는 것은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공격하는 것은 힘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수비를 잘하는 자는 구지(끝을 모르는 깊은 땅속) 아래에 숨어 있는 것처럼 하고, 공격을 잘하는 자는 구천(높디높아 닿을 수 없는 하늘) 위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한다. 따라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온전한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리더가 팀원들의 업무를 세세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덮어놓고 열심히 하는 팀원을 높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더가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을 장려해서 모든 싸움에서 이기려 든다면 그 팀의 성공은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공사를 하다 보면 각종 도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Spec. 에 충돌이 생겨서 배관 사이즈를 발주처가 생각하는 Spec. 보다 작은 것을 쓰게 되었고, 이것이 이미 공사를 해버린 후에 드러나게 되면 난감해집니다. 이 경우 각 설계 부서에서 검토하여 퍼포먼스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보고서를 작성하곤 합니다. 필요할 경우 전문 업체에 의뢰해서 증명서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발주처 입장에서 안전하다고 증명이 되었더라도 이왕이면 높은 Spec. 을 적용하고 싶을 것입니다. 때문에 이 모든 작업을 해놓고도 설계 변경을 승인받지 못하여서 재작업을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경우 내부적으로 많은 Manhour가 들어가게 되고 전문 업체 Fee, 재작업 비용은 물론이며 스케줄에도 임팩트를 받게 됩니다.


사실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발주처 측에서 받아들여질 만한 것인지 아닌지는 경험을 기반으로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합니다. 또한 후속 작업을 하기에 앞서 발주처와 미리 논의를 하여 반응을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무리하게 모든 이슈마다 하나하나 발주처의 Accept를 받아내려 하려 하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내부의 팀원들은 수많은 이슈 속에 파묻혀서 본인의 주 업무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끌려가게 되며, 이로 인해 계속적으로 업무에 구멍이 생기게 되어 본인의 업무로드를 감당하기 못하게 됩니다. '날밤을 까서라도 해결해라'는 생각을 가진 리더가 의외로 많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에 못 이겨 퇴사를 하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발주처와 Argue가 생기는 상황은 언제나 발생하게 됩니다. 모든 상황에서 승리하려 한다면, 설사 전투를 잘해서 높은 승률로 승리를 하였다고 하여도 전쟁은 패하고 병사들은 지치기 쉽습니다. 이슈별로 리더는 발주처와 협상을 하고, 때때로 양보하고, 때로는 공격해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업무는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서로의 잘잘못을 묶어서 딜을 해도 좋습니다. 발주처가 받아낼 만한 것들을 빠르게 솎아내어 집중하여 추진하고, 나머지는 추가 금액이 들더라도 빠르게 재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비용을 아끼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회사 업무를 하다 보면 항상 많은 이슈와 사고가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일어나는 일에 비해 항상 인력은 적게 주어지기 마련입니다. 우리나라 회사에서는 이를 열정 페이로 메우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처리할 수 없는 양의 일을 주며 간접적으로 야근을 강요하며, 야근을 하지 않는 직원에 대해 좋지 않게 평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워크로드는 야근을 한다고 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많은 경우 리더의 잘못된 판단으로 쓸데없는 일을 많이 하는 것에서 기인합니다.


일을 줄이기 위해 시스템을 잘 갖추고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은 앞에서 많이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슈는 발생합니다.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할 이슈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면 굳이 고급 인력을 고용할 필요가 없겠죠. 옥석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이슈에 대해 리더가 이기기를 강요하며 무리한 요구를 반복하면 작업을 하는 사람의 열정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가 확실한 상황에서 많은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회의감이 강하게 들 것이며, 많은 실패율에 열정은 바닥을 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팀원들은 실패한 사람이 되어 능력을 의심받게 될 것입니다. 모든 전투에서 이기려는 리더는 좋은 리더가 아닙니다.


최소한 리더가 되었다면 많은 경험이 있을 것이고, 될 것과 안될 것이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끔 안될 것이 되기도 하고 될 것이 안되기도 하겠지만, 상대방과 논의를 통해 의도를 더 잘 파악하여 득이 되는 방향을 찾는 것은 리더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열정적인 준비를 통해 몇 번 안 될 것을 되게 만드는 기적을 만든 경험이 있다고, 계속해서 안될 것을 되게 만드려고 한다면 팀원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많은 무용담이 많은 리더는 분명 좋은 리더가 아닙니다. 될 것을 확실히 되게 만들고 안될 것을 적절히 네고하고 협상하여 손실을 최소화하고, 예측 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데 많은 리더들이 이를 간과하고 열정만을 강요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요즘 직원들의 열정 없음을 문제 삼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소위 MZ 세대라고 부르며 마치 다른 종족을 보는 듯이 이야기하지만, 사실 사람은 다 비슷합니다. 과거의 직원들 역시 표현을 덜 할 뿐, 극도의 열정맨은 한정적으로만 존재하였습니다. 리더로서 직원들의 열정이 왜 사라지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이는 본인이 낮은 직급이었을 때를 잘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열정을 잃는 것에 여러 가지 요인이 있으며, 태도나 생각에 문제가 있는 직원도 물론 존재하지만, 리더의 잘못된 태도에 기인할 수 있다고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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