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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Sep 02. 2023

어그로의 시대

일상으로의 초대

SNL에 출연한 나는 솔로 10기

최근 바빠져서 보지는 못했지만 나는 솔로 16기 돌싱 특집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돌싱 특집을 보았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기사를 보니 역시나 출연자들이 어마어마한 어그로를 끌며 캐리하고 있으며 사람들의 관심 역시 치솟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화를 할 때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상대가 알 만한 틀린 내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신이 모르는 내용이나 아는 내용을 말하면 조용히 듣거나 별 관심을 안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이 아는 내용을 틀리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 못 참습니다. 회사 상사에게 불만을 쌓이는 것 역시 반박하고 싶은데 상사라는 이유로 말을 못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계의 흥행 보증수표인 막장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의 원리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저도 가끔 지나가다가 나오는 내용을 잠시 보다 보면 정말 헛웃음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계속 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뻔한 플롯에 말이 되지도 않은 내용임에도 욕하면서 보게 되는 것을 보면 이러한 습성이 인간 본성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 때문에 시청률이 모든 것인 방송국 PD들이 문제가 될 것을 알면서도 논란의 인물을 섭외하고 악마의 편집을 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 방송의 시대가 오면서 이제 어그로는 수익을 늘리는데 거의 필수요소가 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남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는 것이 자기만족을 채워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인터넷 댓글에 욕이 많은 것 역시 타인을 지적하면서 자기 자신을 위로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생존을 위해 남을 죽이는 말을 배설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합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막상 자신에게는 그 잣대를 잘 적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마치 예부터 있던 고사성어처럼 되어 버렸는데, 실제로 예전에 늘 양다리를 걸치던 친구가 여자친구의 양다리 사실을 알고 누구보다도 충격받는 모습을 보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어쩌면 정신적 타격을 받지 않기 위한 자기 방어 본능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남의 연애 조언을 할 때는 연애 박사인 연애 고자, 매일 정치인을 비난하면서 정치질만 하는 상사가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엄격하지 않으면 정신질환에 시달릴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그렇게 자신을 방어하며 해소하는 방식은 당장의 정신건강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임시방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결국 그렇게 살다 보면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는 것도 아이러니합니다. 자기반성 없이 방어만 하며 살다 보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심한 자책도 문제지만, 어느 정도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이는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정치인의 한심하고 이상한 행동에 욕을 하며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런 사람 중에 정치인의 행동을 보고 좋은 정치고 어떤 정당이 더 나은지 진지하게 판단하지 않고 짧은 생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편 가르기에 매몰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의보다는 자신의 작은 이익만을 생각하면서 정치가 잘 굴러가기 바라는 것은 모순입니다. 모든 개인이 올바른 정치관을 가지려고 고민하고 늘 판단한다면 한심하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정치인은 설 자리가 없어질 것입니다. 과학 이론은 누구나 비판할 수 있고 반박할 수 있으며, 많이 방어할수록 더 완성된 이론이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틀렸다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은 비판과 반박을 논리적으로 방어해 낸 이론이 더 인정을 받기에 자신의 이론도 언제나 다시 돌아보고 필요하면 수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과학계는 지금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남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자신을 한 번만 돌아보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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