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소득이 높다는 건?

031 경제

by 평범한 직장인
제가 어린 시절에 학교에서 국가가 주도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배운 기억이 납니다. 어린이 신문에는 현대 정주영 회장의 일대기가 연재되는 등 경제 성장의 영웅들의 이야기도 직간접적으로 많이 접했습니다. 이러한 눈부신 성장을 통해 전후 가장 못 사는 나라에서 개발도상국의 위치까지 올라섰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서 마음속 깊이 박혀있는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저보다 전 세대는 우리나라는 후진국에서 급격히 성장하는 국가로 배웠을 것이며, 제 이후 세대는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고 배웠을 것입니다. 그다지 긴 기간이 아님에도 우리나라는 기록적인 성장을 한 것이 사실이고,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우리는 "자랑스러운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으로 내재되어 있습니다.


금융을 이해하기 위해서 잠시 중고등학교에서 배웠던 경제 지식을 떠올려 봅시다. 돈에 대한 이해를 핵심을 짚어보며 생각하다 보면 어떻게 계급을 유지하고 굳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돈이 중심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개인은 물론 국가 역시 더 높은 소득을 올려 잘살고자 하는 것을 제1목표로 삼고 노력합니다. 돈이 중심인 사회이기 때문에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이 자신의 대를 이어가는데 더 유리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기에, 이는 생존을 강하게 갈망하는 인류에게 당연한 욕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 소득 = 인구수 X 1년 동안 인구당 버는 돈

국가 경제 수준의 대표적인 지표는 국민 소득입니다. GDP, GNP, GNI 등으로 표현하는 국민 소득은 엄밀한 의미를 따지면 범위와 대상이 조금씩 다르지만, 러프하게 사람들이 버는 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 소득은 노동하는 인구의 수와, 각 사람들이 벌어들이는 돈의 곱으로 계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인구가 많거나, 사람당 버는 돈이 많으면 국가 전체의 국민 소득이 높아집니다.


인구가 많아 국가 전체의 국민 소득은 높으나, 개개인이 버는 돈이 적은 국가는 잘 사는 나라라고 부르기 어려울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잘 사는 나라의 기준을 보통 1인당 국민 소득이 높은 나라로 생각합니다. 1인당 국민 소득을 높이는 첫 번째 방법은 돈이 빠르게 돌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버는 돈을 국내에서 많이 소비하면, 물건과 서비스를 파는 사람들의 소득이 높아지고, 그들 역시 소비자이기에 소비를 많이 하면 돈이 짧은 시간에 많이 돌게 되고, 그만큼 전체 소득은 높아집니다. 불황에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는 건 돈이 도는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저소득층은 고소득층에 비해 필수적인 소비를 할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원금을 받으면 고소득층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전부 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은 그들의 생활 수준 향상에도 목적이 있지만, 돈을 더 돌려서 경기를 살리기 위함도 있습니다.




1인당 국민 소득 = 1년 노동 시간 X 노동 시간당 버는 돈

소득을 늘리는 다른 방법으로는 1인당 버는 돈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개개인의 버는 돈을 늘리기 위해서는 노동 시간을 늘리거나 시간당 버는 돈을 늘리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겠죠. 과거 우리나라의 산업은 주로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시간당 버는 돈은 적지만, 많은 노동 시간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구조였습니다. 전후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다른 국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노동 시간을 성실하게 수행하여 산업을 성장시켰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갈아 넣는 방식으로 성장은 한계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산업은 고부가가치로 많이 이동을 하였으며, 노동 시간보다는 노동 시간당 버는 돈이 더 중요해지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일수록 두뇌를 혹사시키며 창의력을 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동 시간을 줄이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경우가 많고, 여가 시간은 소비를 창출하기 때문에 돈이 도는 효과 또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인건비가 비교적 싼 외국인 노동자를 들여오고, AI를 이용하여 단순 업무를 줄이려는 노력 역시 1인당 국민 소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동하면서 노동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성장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최고의 성장 방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노동 시간이나 시간당 버는 돈을 늘리지 않고도 국민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100원짜리 물건이 200원이 되면 물건을 파는 사람의 수입은 두 배가 될 것이고, 전체적인 국민 소득은 두 배가 될 것입니다. 모든 물건의 가격이 10배로 오르면 우리나라의 국민 소득은 10배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국민 소득 향상이 나를 잘 살게 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국제 관계에서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기축통화인 달러 대비 환율이 상승하게 됩니다. 때문에 이런 장난질은 기축통화가 아닌 이상 어려우며, 국가 대 국가의 국민 소득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보통 기축통화인 달러로 표기하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 기축통화인 달러가 이런 장난질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