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미국은 무엇으로 초강대국을 유지하는가 1

031 경제

by 평범한 직장인
회사 특성 때문에 꽤나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을 처음 접할 때는 문화와 의식의 차이가 제법 느껴지기도 했지만, 어느 기간 이상 같이 일을 하다 보면 결국 사람이 다 비슷하다는 결론을 얻곤 합니다. 어느 국가 사람이라도 다소 떨어지는 사람이 있고, 뛰어난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고방식과 문화가 다름은 느껴지지만 본질을 결국 다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지금 시대에 가장 강한 나라인 미국인 역시 특별하게 더 뛰어나지는 않았습니다. 한정된 경험에 불과하지만 초강대국의 조건으로는 그 국가 사람들은 그냥 그 시대에 태어났을 뿐, 지정학 등 많은 환경의 영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국은 제조업 등 많은 산업을 타국에 넘겨줬음에도 초강대국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지위는 꽤나 튼튼해 보입니다. 그럴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로는 기축 통화라는 이름으로 세계의 돈을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용통화 창조 과정 다이어그램

은행은 대출이자와 저축이자의 차이만큼 돈을 벌게 됩니다. 때문에 은행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저축을 많이 유치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출을 많이 해줄 수 있고,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은행에 저축된 돈을 전부 대출해 주게 되면, 저축자가 돈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은행이 대출을 해줄 수 있는 금액은 저축 금액보다 한참 적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은행에서 가만 보니 갑자기 모든 예금자들이 돈을 찾는 일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경험적으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때문에 저축한 돈의 대부분을 대출해 주어도 크게 지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저축의 대부분을 대출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어떤 경우 많은 사람들이 저축된 돈을 찾으려 하는 뱅크런 사태가 없지만은 않았습니다. 은행의 파산은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지급준비율이라는 제도를 수행합니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돈을 찾는 뱅크런 사태에 대한 대비를 위해 저축 금액의 일정 비율을 금고에 보관하고, 일정 비율은 상급 은행에 저축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예금마다 다르지만 2~7% 정도의 지급 준비율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은행들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일정 금액을 저축해야만 하게 되어 있습니다.




세계 모든 은행의 대장은 미국에 은행 연합인 연방 준비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금융에 민감해진 요즘 시대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 인하한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연방 준비 제도는 각 은행에 돈을 빌려줌으로써 돈의 총량을 늘리는 마법을 만들어냅니다.


지급준비율 : 10%로 가정, 전체 통화량은 중앙은행 예치금을 뺀 나머지

A씨가 A은행에 100만 원 저축 - A씨 통장 : 100만 원, A은행 : 100만 원 (전체 통화량 : 200만 원)

A은행은 90만 원 B 씨에게 대출 - A씨 통장 : 100만 원, 중앙은행 : 10만 원, B씨 : 90만 원 (전체 통화량 : 190만 원)

B씨가 90만 원 B은행에 저축 - A씨 통장 : 100만 원, 중앙은행 : 10만 원, B씨 통장 : 90만 원, B은행 : 90만 원 (전체 통화량 : 280만 원)

B은행이 81만 원 C씨에게 대출 - A씨 통장 : 100만 원, 중앙은행 : 19만 원, B씨 통장 : 90만 원, B은행 : 81만 원, C씨 : 81만 원 (전체 통화량 : 352만 원)




100만 원으로 시작한 돈은 은행을 통하다 보면 점점 불어나게 됩니다. 지급준비율이 낮아질수록 통화량의 증가가 더 많아지는 것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경제가 경쟁국에 밀리게 되자 은행의 대장인 연방 준비 제도는 지급준비율을 0%로 낮추었습니다. 없는 돈을 최대한 만들어내서 경제를 돌게 만든 셈입니다. 이를 보면 국가에서 저축을 왜 장려했는지, 요즘은 대출을 장려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지급준비율 때문에 은행은 많은 돈을 보유하고 있어야 대출을 많이 발생시킬 수 있었고, 요즘같이 지급준비율이 낮아진 시대에는 대출이 통화량 증가에 중요한 요소가 되므로 일반 회사원들까지 대출을 받게 부추기는 시대가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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