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재능

우와, 피애노다~

by 평범한 직장인

아기를 보다 보니 언어를 익히는 건 확실히 듣기가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와 주변 사람들이 하는 다양한 패턴의 말을 들으면서 점점 이해력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 단어 하나를 툭 던지기 시작한다. 아직까지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음을 본인도 아는지 조금 부끄러워하더니 가끔 정확한 발음을 하게 되면 본인도 신기한지 그 단어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최선의 방법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어릴 때 언어를 습득하게 되고 특정 연령대가 지나게 되면 언어 습득 능력이 퇴화한다고 어릴 적에 들었고, 그렇게 믿었었다. 그런데 아기를 보니 글쎄다 싶다. 우리는 아기만큼 하루 종일 집중하며 외국어를 듣고 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아마 아기처럼 하루 종일 일이 년 외국어에만 집중하며 듣고 말하면 어른이라도 빨리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어릴 때 저런 이론을 들으면 바로 믿는 수밖에 없었지만 요즘은 바로 찾아볼 수 있어서 검색해 보았더니 역시 과거에는 언어 습득의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가설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바뀌었다 한다.




아기는 지금 급속도로 말이 늘고 있는 시기인 것 같다. 10월 생이고 어린이집 친구들이 모두 아기보다 몇 달 빨리 태어나다 보니 말을 이미 잘하는 친구가 많아서 그동안 답답했던 모양이다. 내 휴가 중에 말이 느는 것이 보이더니 요새는 하루 종일 조잘댄다고 한다.


말과 함께 느는 것은 노래다. 노래를 엄청 좋아하고 음악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아들이 나보다 더 음악을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내 피를 이어받아서 그런지, 이맘때 아기들이 전부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아기는 부쩍 음악에 관심이 많아진 것이 느껴진다. 무려 오케스트라를 그렇게 집중해서 듣고 오더니 깽깽이, 첼로, 피애노를 맨날 찾는다 하니 내 가슴이 두근 거린다. 그리고 휴가 기간 동안 할머니의 선물로 아기용 피아노를 보여주니 "우와, 피애노다."라며 감탄하는 모습에서 너무 귀여워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아기는 계속 피아노를 두드리며, 아빠도 같이 하자 한다. 발음을 잘 못해서 노래는 못하지만 문장 마지막 박자는 맞춰서 발음하려고 한다. 아직 재능을 알 수는 없고 설레발을 치고 싶지는 않지만 기대가 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아기가 크면 악기를, 노래를 같이 해보고 싶은 로망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초등학생 때 막내이모방에 있는 신승훈 1집 LP판의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들으며 가요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아기도 언젠가 나처럼 빠져들고, 목청껏 노래하겠지. 좋은 노래도 많이 알려주고 싶고 노래도 가르쳐주고 싶다. 물론 뜻대로 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생각할 때마다 왠지 두근두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