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한 줄 때문에 내 작품을 빼앗긴다면?

단 한 줄의 위력

by 정광진 변호사

웹툰, 웹소설 등의 창작자 입장에서,

연재계약서 한 장 잘못 썼다가

정말 힘들게 만든 작품을 통째로 빼앗겨버리는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계약서에서 이 단어만 제대로 알고 있다면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다.
오늘은 여러분의 창작물을 지키기 위한 팁을 적어본다.




1. 웹툰·웹소설, 이제는 K-컬처 대표 산업

웹툰과 웹소설은 더 이상 소수의 마니아만 즐기는 콘텐츠가 아니다.
이제는 K-콘텐츠의 중심에 서 있으며, 수많은 작가들이 부업으로, 전업으로 창작에 뛰어들고 있다.

연재 기회가 많아진 만큼, 당연히 계약서도 많아졌다.
문제는 그 기회 뒤에는 복잡하고 위험한 법률 장벽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2. 연재계약서, 누구와 체결하는가?

작가가 네이버·카카오 같은 플랫폼과 직접 연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있고,
에이전시를 통해 간접적으로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체결하는 계약서, 반드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전문 용어 투성이의 계약서를 혼자 해석하기는 쉽지 않지만, 단 하나 이 단어만큼은 꼭 기억해야 한다.


3. “양도, 양수, 이전” 이 단어가 보인다면?

계약서에서 ‘양도’, ‘양수’, ‘이전’이라는 단어가 보인다면?
그 순간, 여러분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는 사실상 영원히 남의 것이 될 수 있다.


원래 연재계약서는 ‘연재 기간 동안’ 플랫폼이나 에이전시가 작품을 서비스할 권리를 받는 계약이다.

그런데 계약서에 ‘양도’, ‘양수’, ‘이전’이 들어가면,
그건 단순 사용권이 아니라 영구적 권리 이전을 의미한다.


저작재산권, 2차적저작물작성권까지 넘기게 되면,
결국 내가 만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원작자’라는 타이틀만 남고 어떤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

내가 쓴 캐릭터, 내가 만든 스토리가 드라마·영화로 제작되어 막대한 수익을 내는 걸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다.


4. 실제 사례 – 캐릭터조차 빼앗긴 작가

실제로 한 작가는 “저작인격권을 제외한 저작물에 관한 모든 권리를 양도한다”는 조항 때문에,
자신이 만든 캐릭터조차 다시는 쓸 수 없게 되었다.

법원은 이 조항을 근거로 캐릭터 저작권마저 원작자에게 남아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작가는 아무 권리도 없는 사람이 되고,
양수인은 무제한적 권리를 가져가 버렸다.


이런 불공정을 막기 위해 정부는 표준웹툰연재계약서를 만들었다.

표준계약서에는 이렇게 명시돼 있다.

“계약기간 동안 연재를 위해 필요한 권리 외에, 저작재산권이나 2차적저작물작성권은 별도의 계약으로 체결한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다르다.
표준계약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이나 에이전시는 여전히 다른 조항을 넣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한 적은 있지만, 법원이 그런 조항을 무효라고 판결한 적은 아직 없는 걸로 파악된다.
즉, 계약을 체결하는 순간 그 조항은 유효하게 되고,

내 권리는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


5. 해결책

계약서에 ‘양도, 양수, 이전’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면,
특히 그것이 저작재산권이나 2차적저작물작성권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반드시 수정 요청해야 한다.


(예시) “계약기간 동안 연재를 위해 필요한 권리 외에, 저작재산권이나 2차적저작물작성권은 별도의 계약으로 체결한다.”


이 한 줄이 내 창작물과 권리를 지켜주는 방패가 될 수 있다.

계약서의 단 한 줄로 내 권리를 영원히 지킬 수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 웹툰·웹소설 계약 체크리스트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아래 5가지는 꼭 확인해보자.

‘양도, 양수, 이전’ 단어 확인: 계약서에 이런 단어가 들어가 있지 않은가? 들어 있다면 어떤 권리에 적용되는 조항인가?

저작재산권 관련 조항: 복제, 배포, 전송 등 저작물 사용권을 무기한 양도하는 내용은 없는가?

2차적저작물작성권 관련 조항: 영화·드라마·게임 등 2차 창작물을 만들 권리가 자동으로 넘어가는 건 아닌가?

계약기간 명확화: 연재 기간 동안 필요한 권리만 허용하도록 되어 있는가? 계약 종료 후 권리가 자동으로 회수되는 구조인가?

표준계약서 준수 여부: 공정위·문체부가 권장하는 표준웹툰연재계약서의 취지를 반영하고 있는가?

이 다섯 가지만 꼼꼼히 확인해도, 내 작품을 빼앗기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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