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을 받았는데, 새로운 채권자가 나타나다?

뉘신지..?

by 정광진 변호사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자녀는 상속인으로서 고인의 재산뿐 아니라 채무도 함께 물려받게 된다.


상속 재산이 빚보다 많을 경우에는 ‘단순승인’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빚이 더 많다면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뒤 뒤늦게 채권자가 나타나는 경우다.

이때 그 채권이 진짜인지,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 없이 빚을 모두 떠안는다면

매우 억울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사건의 개요


의뢰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녀인 의뢰인은 상속인으로서 단순승인을 했다.
그러던 중 몇 달 뒤, 제3자가 “생전 고인에게 5천만 원을 빌려줬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채권자가 주장하기를, 고인이 생전에 5천만 원을 차용했고 아직 갚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상속인에게도 변제 책임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의뢰인은 “아버지가 돈을 빌린 적이 없고,

원고는 오히려 가족과 가까운 관계였던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이에 채권 주장 자체가 허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을 시작했다.



대응 방향과 쟁점


먼저, 고인과 원고 사이의 관계를 면밀히 조사했다.
의뢰인이 오랫동안 부친과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정확한 사정을 알기 어려웠지만,

고인의 유품과 자료를 통해 원고와의 관계, 자금 흐름 등을 세밀하게 검토했다.


그 결과,

원고와 고인은 매우 가까운 관계였다는 점,

송금된 돈이 실제 ‘대여금’이 아니라 ‘증여’ 또는 ‘소비대차가 아닌 금전 거래’로 보일 수 있는 정황,

즉, 빌려준 돈이 아니라 단순히 돈을 건넨 사실에 불과하다는 점을 뒷받침할 증거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필자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단순히 송금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대여금 채권이 성립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주장했다.

즉, 돈이 오갔다고 해서 곧바로 ‘빌려준 돈’이 되는 것은 아니며,

그것이 대여금으로 수수되었다는 점은 채권자(원고)가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고 측은 제3자의 진술서를 제출했으나, 우리 측은 해당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반증을 제시했다.



법원의 판단은?


결국 법원은 “5천만 원이 대여금이라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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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의 핵심은 ‘입증의 문제’였다.
채권자가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제로 그 돈이 대여금이었다는 사실은 채권자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따라서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경우라도, 채권의 존재가 불분명하거나

차용증 등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즉시 채무를 인정할 필요는 없다.


특히, 상속인은 단순승인 후라도 새로운 채권자가 나타나면 ‘특별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상속재산보다 빚이 많아 보이거나, 채권의 진위가 불명확한 경우에는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핵심 체크리스트


단순승인 전에는 반드시 채권·채무 내역을 확인하자.

단순승인 후 새로운 채무가 발견되었다면 채권의 진정성부터 검토하자.

차용증 등 객관적 증거가 없다면, 법적으로 ‘대여금’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필요 시 특별한정승인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상담 문의 (이메일) :

gjjung@legalb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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