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는 녹음.. 괜찮을까?

합법이냐 불법이냐

by 정광진 변호사


민사소송이나 형사사건에서 상대방의 발언을 증명하기 위해

녹음파일을 제출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동의 없이 녹음했다면, 이것이 불법이 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본인이 대화에 직접 참여한 경우라면 녹음 자체는 원칙적으로 불법이 아니다.

다만, 어떻게 녹음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불법이 될 수도 있다.




헌법상 인격권 - "자기 음성에 대한 통제권"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따라서 내가 직접 참여한 대화, 즉 내가 상대방과 나눈 통화를 녹음하는 것은 처벌받지 않는다.


한편으로, 누구나 자신의 음성이 자기 의사에 반하여 함부로 녹음·재생·복제·방송·배포되지 않을 권리("음성권")를 가진다. 이는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인격권에 속한다.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따라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음성을 녹음하거나, 녹음된 음성을 공개·배포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음성권 침해가 되며, 상대방은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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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불법행위로 인정되는가


법원은 다음의 기준에 따라 불법행위 여부를 판단한다.

"민사소송에서 대화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였더라도 그 녹음한 파일이나 녹취록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고(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7138, 37145 판결 등), 실체적 진실 보존 또는 자기 방어를 위하여 상대방 대화의 녹음이 필요한 경우가 있음을 고려하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러한 녹음행위가 음성권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상대방의 명시적인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기망 또는 협박하여 녹음을 하는 등 침해방법이 부당한 경우, 또는 녹음행위 자체는 부당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녹음한 음성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방송, 배포하는 등의 경우에는, 이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과 필요성, 상대방이 입게 되는 피해의 성질과 정도 등에 비추어 위법성이 인정되면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즉, 불법행위가 되지 않으려면 먼저 "정당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 상대방의 발언을 입증하거나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 진실을 밝히고 확인하기 위한 경우

- 불법을 방지하기 위한 경우

- 정당한 자기 방어에 필요한 경우

등은 상대방 동의가 없어도 녹음이 허용된다.


반면,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목적 등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이거나

그 녹음 방법, 또는 이후 '사용 방식'이 부적절할 경우

녹음은 위법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예컨대,

- 상대방을 기망하거나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녹음한 경우

-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녹음을 거부했음에도 협박 등을 통해 강행한 경우

- 녹음 내용을 공개된 장소나 방송, SNS 등에 유포한 경우

등은 불법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실무상 안전한 녹음 가이드


녹음을 하거나 제출하려는 사람은 다음 5가지를 반드시 점검하자.

1. 참여자 여부 확인 – 내가 대화의 당사자인가? (제3자 녹음은 금지)
2. 목적의 정당성 – 진실 확인, 분쟁 예방 등 합리적 사유인가?
3. 방법의 적정성 – 함정 유도·도발적 녹취 등은 피해야 한다.
4. 사용처 확인 – 법원·수사기관에 대한 증거 제출 등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5. 조작 등 금지 – 내용을 조작하거나 편집하면 증명력이 훼손되고 역소송을 당할 수 있다.


상담 문의 (이메일) :

gjjung@legalb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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